중국 바이오 시장이 미국을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글로벌 협업 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기술이전, 공동개발에서 중국 비중이 커지자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등 글로벌 빅파마는 물론 국내 주요 K-제약바이오 업체들도 중국과 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13일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신약 후보물질 점유율은 미국(33%), 중국(30.5%), 한국(6%) 순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중국의 격차는 불과 1년 사이 2.5%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특히 맥킨지는 아시아가 2024년 기준 글로벌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을 견인했다고 분석하며 중국의 약진을 주목했다. 2023년만 해도 중국(23%)과 미국(36%)의 격차는 13%포인트나 차이가 났는데, 이 같은 속도라면 내년쯤엔 중국이 글로벌 신약 후보물질 점유율에서도 미국을 앞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중국의 바이오 성장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가운데 글로벌 빅파마는 물론 K-바이오 역시 이들과의 협업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 베이징에 설립된 인공지능(AI) 기반 펩타이드 신약 개발 스타트업 시네론 바이오와 작년 3월 만성 질환 치료를 위한 계열 내 최초의 거대고리 펩타이드를 개발하기 위해 전략적 협력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아스트라제네카는 시네론 바이오의 Synova 플랫폼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하게 됐다.
해당 플랫폼은 희귀질환, 자가면역질환, 대사질환 등 만성 질환의 향후 치료 가능성을 탐색하는 연구 프로그램의 발전을 지원하도록 설계된 지능형 고속처리대량 거대고리 펩타이드 약물 연구개발 플랫폼이다.
아울러 화이자는 중국 크리스탈파이의 AI 모델을 활용해 소분자 신약 연구를 고도화하고 있다. 이들 계약은 중국 바이오가 단순한 생산 거점을 넘어 초기 물질 발굴과 플랫폼 기술의 공급처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시장에선 이 같은 협력 사례를 두고 중국 기업의 기술력을 글로벌 빅파마가 적극 인정한 사례로 꼽는다. 중국 AI 바이오의 글로벌 딜 증가는 기술 성숙을 증명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기업도 중국산 유망 후보물질을 들여와 개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지난 8일 중국 간앤리 파마슈티컬스와 GLP-1 수용체 작용제 신약후보물질 '보팡글루타이드'의 국내 독점 라이선스-인 계약을 체결했다. JW중외제약은 국내에서 개발, 허가, 마케팅, 상업화에 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 간앤리는 한국 내 임상시험계획 승인과 품목허가에 필요한 규제 자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HK이노엔은 지난해 중국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GLP-1 유사체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국내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도입했다. 해당 물질은 중국에서 제2형 당뇨와 비만 적응증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HK이노엔은 국내에서 비만과 당뇨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중국 바이오텍 프론트라인 바이오파마와 항체-약물 접합체(ADC) 분야 후보물질 개발·제조·상업화를 위한 공동연구 파트너십을 맺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계가 오랫동안 미국과 유럽의 기술을 따라잡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중국과의 공동개발을 통해 차세대 모달리티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라며 "중국 바이오는 풍부한 인구와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책에 힙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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