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역량·교통망 우위로 서비스·테크기업 유치…FDI 감소 속 투자 확대 노력
(상하이=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지금 하루 평균 40개 기업이 이곳 훙차오(虹橋)에 등기를 합니다. 이곳을 좋아하는 기업에는 세 종류가 있죠. 첫째는 글로벌화하고 싶은 기업, 둘째는 연구·개발(R&D)센터를 만들려는 기업, 셋째는 전시·컨벤션 활동을 하고 싶은 기업입니다."
13일 오후 중국 상하이 서부 훙차오 국제중앙상무구역. 수십명의 외신 취재진을 만난 쿵푸안 상무구역 관리위원회 상무부주임(당조 서기)은 상하이, 특히 훙차오 지역이 얼마나 '기업하기 좋은 곳'인지 1시간 넘게 쉬지 않고 설명했다.
1980년대 개혁·개방 이래 황푸강 동쪽 푸둥(浦東)신구가 중국 상하이의 대표적인 금융·비즈니스 지역으로 자리매김해왔다면, 서쪽 훙차오 상무구역은 상하이와 안후이·장쑤·저장성 등 동부 연안의 '창장(長江·양쯔강) 삼각주' 경제권을 연결하는 허브로 최근 규모를 키우고 있는 기업 특화 지역이다.
쿵 부주임은 지난 5년 동안 이곳에 입주한 법인 기업 숫자가 4만9천개에서 약 10만개까지 증가했고, 2020년 73개였던 다국적 기업의 지역 본부(본사)는 지난해 기준 283개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역내총생산(GRDP)은 2천억위안(약 43조원)을 넘어섰고, 세수 수입은 5년 새 268억위안(약 5조8천억원)에서 518억위안(약 11조3천억원)으로 증가했다.
훙차오 상무구역은 인구도 늘고 있다. 작년 한 해에만 외국인을 포함해 거주 인구가 8만8천명 증가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KPMG와 고용정보업체 맨파워그룹 등 전문 서비스기업부터 보쉬·폭스바겐·포르쉐 같은 신에너지차 관련 기업, 아이플라이텍(iFlyTek)과 아이치이(iQIYI·愛奇藝) 등 중국 신흥 디지털기업이 훙차오 상무구역 대표 기업으로 소개됐다.
쿵 부주임은 근래 기업들이 훙차오 상무구역에 특히 몰리는 이유를 연구·개발 역량의 집적에서 찾았다.
중앙정부와 상하이 당국의 집중적인 지원 속에 자동차부터 인공지능(AI), 의료기기까지 과학·기술 서비스업 기업이 약 2만4천곳에 달하게 됐고, 작년 신규 법인 중에선 30% 이상이 테크 관련 기업이었다.
개발·부품·완성차 등 자동차 기업만 3천600여곳에 이르는 등 완결성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산업도 늘고 있다.
상무구역에서 눈길을 끈 것은 거주 외국인을 위한 행정 서비스였다.
시중은행 같은 깔끔한 창구에서 제복을 입은 공안(경찰)이 밝은 표정으로 외국인과 상담하는 모습은 때로는 고압적이기까지 한 다른 지역 공안들에 익숙한 취재진에 낯설게 다가왔다.
몇 시간에서 며칠씩 소요되곤 하는 출입국 관련 서류 수령은 '자판기'로 해결됐다. 쿵 부주임은 "15위안(약 3천300원)이면 국가이민국에 가지 않고도 필요한 서류를 뗄 수 있다"며 웃었다.
약 8만개의 외자기업이 있는 '경제 수도' 상하이가 이토록 외자 유치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녹록지 않은 최근 현실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상하이가 유치한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160억5천600만달러(약 23조8천억원)로 전년 대비 9.2% 감소했다. 올해 1∼2월은 작년보다도 8.4% 줄었다.
중국 전체 FDI가 2024년 -27%, 작년 -9.5%로 감소세였던 것에 상하이의 선도 역할 약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창장 삼각주 경제권에 속하는 안후이성이 AI·반도체·전기차·배터리 등 신산업을 앞세우면서 작년 FDI 17.5% 증가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기도 하다.
'외자 유치'는 같은 날 오전 상하이시 지도부가 나온 내·외신 간담회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됐다.
선웨이화 상하이시 상무위원회 주임은 "우리는 기업의 요구에 즉시 대응하면서 중점 외자기업 서비스 제공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중앙정부와의) 정치적 공명(共鳴)을 강화해 외자기업이 대규모 설비 교체와 소비재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하는 정책)에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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