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해군의 압도적 전력을 동원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투입 직후 해협 통행량이 정상 궤도에 올랐음을 강조하며, 중동 내 ‘힘에 의한 평화’ 관철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어제 하루에만 선박 34척이 미 해군의 비호 아래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히 통과했다”며 “이는 이란의 해상 봉쇄 시도 이후 기록한 가장 높은 수치로, 항로의 안전을 완벽히 장악했음을 증명한다”고 밝혔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 또한 같은 날 오전 10시를 기해 이란 주요 항구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해상 기뢰 제거 작업에 착수하는 등 실무적인 봉쇄 무력화 단계에 진입했다.
◇‘우라늄 제로’ 배수진에 시장 긴장…이란 “에너지 전쟁 불사”
이번 조치는 단순한 항로 확보를 넘어 이란 체제를 근본적으로 압박하려는 ‘최대 압박 2.0’ 전략의 일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방국들과의 공조를 통해 국제적 포위망을 구축할 것”이라며 ‘다국적 군사 지원 명단’ 공개를 예고했다. 특히 파키스탄에서 열린 미·이란 협상이 핵 문제로 결렬된 직후 나온 강경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 협상의 조건으로 ‘우라늄 농축 제로(0)’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그는 “이란의 모든 농축 우라늄을 회수하거나 파기하지 않는 한 제재 해제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과거 핵 합의(JCPOA)를 뛰어넘는 요구사항”이라며 “이란의 통행료 수익 등 외화 자금줄을 완전히 차단해 경제적 질식을 유도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란 측은 즉각 반발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의 행위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며 역내 긴장을 파국으로 몰아넣는 행위”라며 “역내 어떠한 항구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해 비대칭 보복에 의한 유가 변동성 우려를 키우고 있다.
◇쿠바까지 뻗치는 ‘트럼프 독트린’…지정학적 대격변의 서막
트럼프 대통령의 시선은 중동을 넘어 중남미로 향하고 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쿠바를 “이란의 악행을 돕는 또 다른 축”으로 지목하며 다음 타깃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지난 1월 선포한 쿠바 국가 비상사태의 연장선으로,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트럼프 독트린’이 전 지구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P통신은 “미 행정부가 중동에서의 군사적 성과를 발판 삼아 쿠바 정권 퇴진 등 타 지역에서도 고강도 압박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미군은 쿠바행 유조선을 차단하는 등 에너지 공급망을 직접 타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단기적으로는 미군의 개입이 유가 폭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겠으나, 이란과 쿠바를 동시에 자극하는 방식이 ‘제2의 중동 전쟁’이나 중남미발 안보 위기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미군의 장악력이 실질적인 공급 안정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더 큰 물리적 충돌의 도화선이 될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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