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거래에 덜미 잡힌 마약 알선자…'함정수사' 주장 기각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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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거래에 덜미 잡힌 마약 알선자…'함정수사' 주장 기각 이유

연합뉴스 2026-04-14 06:13: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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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수사 협조자 행위는 단순 부탁…스스로 행한 범행" 실형 선고

마약 범죄(CG) 마약 범죄(CG)

[연합뉴스TV 제공]

(춘천=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수사 협조자의 위장거래로 적발된 마약 알선 등 사건에서 30대가 '함정수사'를 주장했으나 기각돼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법상 향정 혐의로 기소된 A(32)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25만원을 명령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향정신성의약품인 펜사이클리딘 유사체와 케타민 매매를 알선하고, 케타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신원을 알 수 없는 마약상과 지인 B씨가 마약 매매를 할 수 있도록 이른바 '드라퍼'(마약류를 지시하는 위치에 가져다 두는 인물)가 마약을 둔 소화전에서 펜사이클리딘 유사체와 케타민 각 6g을 찾고 매수대금 300만원을 가져다 뒀다.

이후 A씨는 인근 건물에 정차한 차량에서 B씨에게 마약을 건네 마약 매매를 알선했다.

또 차 안에서 B씨로부터 케타민 약 1g을 건네받았다.

조사 결과 B씨는 지난해 6월 마약류 관련 사건으로 체포됐다가 수사 협조를 하겠다고 약속해 구속되지 않고 석방됐고, 이후 마약과 관련된 연락을 하는 인물이 생기면 곧장 수사기관에 제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춘천지방법원 춘천지방법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B씨 협조로 덜미가 잡힌 A씨는 법정에서 "수사기관이 B씨를 이용해 범의를 유발한 함정수사"라며 이를 토대로 수집된 증거들 역시 위법해 증거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이 범죄 행위임을 알고서도 이를 행하려는 의사를 이미 품고 있던 A씨에게 적절한 기회가 제공돼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B씨는 피고인에게 적극적으로 마약 매수 거래를 제안하거나 먼저 권유한 적은 없다"며 "피고인이 먼저 마약 구매가 가능하다고 얘기해 B씨가 위장거래를 진행하겠다고 경찰에 제보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B씨의 위장거래 과정에서 A씨의 동정심 등 감정에 호소하거나 금전적·심리적 압박, 위협을 가하거나 거절하기 힘든 유혹을 하는 등 범의를 유발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B씨가 먼저 마약류를 매수할 곳을 알아봐달라고 요청했다"는 A씨 주장에 대해서도 "피고인으로서는 거절하기 어려운 수단이나 방법을 사용하지 않은 이상 이는 단순한 부탁에 불과해 피고인에게 범행의 기회를 제공한 것을 넘어 범의를 유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찰이 B씨에게 위장거래의 상대방,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은 점, B씨가 경찰로부터 '거짓말을 하거나 먼저 판매를 권유하면 법에 어긋난다는 것을 계속 고지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역시 함정수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마약류 관련 범죄는 환각성, 중독성으로 인해 재범의 위험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국민 보건을 해하거나 다른 범죄를 유발하는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매우 크므로 이를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 중 이 사건 각 범행에 나아간 점, 피고인이 매매를 알선한 마약류가 실제 시중에 유통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tae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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