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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접촉, 협상 원한다”…위험자산 선호↑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2% 오른 6886.24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23% 상승한 2만3183.74를 기록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63% 뛴 4만8218.25에 마감했다. 이로써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기록했던 낙폭을 모두 되돌리며 플러스 영역으로 복귀했다.
시장 반등의 직접적인 계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오늘 아침 적절한 인물들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그들이 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협상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주말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협상이 결렬된 데 이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선 이후 나온 발언이다.
현재 시장은 상반된 두 가지 신호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미국이 전쟁 7주차에 해상 봉쇄를 단행하며 긴장을 끌어올렸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협상 재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하고 있다. 실제로 이란은 협상 결렬 책임을 미국에 돌리며 추가 협상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어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유가 역시 이러한 기대를 반영하며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장 초반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지만, 이후 상승폭을 줄이며 전장보다 4.16(4.37%) 상승한 배럴당 99.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장 대비 2.51달러(2.60%) 오른 배럴당 99.08달러에 마감했다. 유가가 떨어지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어들고, 이는 곧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시킬 수 있다.
유가 상승폭이 제한되면서 기술주들도 대거 반등했다. 오라클이 12.7% 급등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3.6%), 브로드컴(2.2%), 테슬라(1.0%), 마이크론 테크놀로지(1.4%), 알파벳(1.1%), 아마존(0.6%), 엔비디아(0.3%0 등이 반등햇다.
시장에서는 이번 반등을 수급 요인도 결합된 결과로 보고 있다.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주식시장에 약세 포지션이 크게 쌓인 상황에서 유가 상승세가 둔화되자 숏커버링(공매도 청산)과 함께 알고리즘 기반 자금이 빠르게 재유입되며 상승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마이클 오루크 존스트레이딩 수석 시장전략가는 ”유가 상승이 일부 되돌려지고 약세 포지션이 쌓여 있던 상황이 맞물리며 주식 반등을 촉발했다“며 ”투자자들은 뉴스의 신뢰성을 완전히 믿지는 않지만, 반대로 잘못된 포지션에 서는 것을 더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협상 기대와 달리 실제 외교적 진전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말 협상이 결렬된 이후 현재까지 구체적인 추가 협상 일정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이란 측 역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울리케 호프만-부르차르디 UBS 글로벌자산운용 주식부문 책임자는 ”유가 상승이 가져올 경제적 비용과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지정학적 이벤트를 단기 매매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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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뉴욕증시 ‘비중확대’로 재전환…”이란 전쟁 영향 제한적“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중동 전쟁의 경제 충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며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다시 확대했다.
블랙록 전략가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란 전쟁이 글로벌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대체로 통제 가능한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증시에 대해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앞서 블랙록은 중동 분쟁 격화로 몇 주 전 위험자산 노출을 줄이며 ‘중립’ 입장으로 선회했었다.
블랙록 전략가들은 리스크 확대 여부를 판단할 핵심 지표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 재개 △전쟁의 경제적 파급 영향 제한 여부를 제시했는데, 최근 두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최근 휴전을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하면서, 전면전으로 재확대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블랙록은 향후 증시 방향을 좌우할 또 다른 핵심 변수로 실적 시즌을 지목했다. 전략가들은 ”전쟁 상황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 기대치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블랙록은 미국과 신흥국 증시에 대해서도 모두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며 ”이익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경우 올해 이익이 약 8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기술주 전반의 상향 조정을 이끌고 있다. 한국과 대만의 AI 하드웨어 기업 역시 신흥국 이익 전망 개선을 주도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밸류에이션 부담도 완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블랙록 투자연구소의 장 보이뱅은 ”미국 기술주의 12개월 선행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2020년 중반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장 관심은 점차 실적 시즌으로 이동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전쟁 리스크뿐 아니라 인공지능(AI)의 산업 영향, 사모신용 시장 불안 등 복합적인 변수 속에서 기업들의 실적과 가이던스를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1분기 S&P500 기업 이익이 전년 대비 약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클라크 벨린 벨웨더 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향후 실적 시즌이 주가와 유가 간 밀접한 연관성을 약화시킬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라며 ”결국 주가는 기업 실적이 결정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전략가도 ”견조한 실적 전망이 증시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며 ”이란 분쟁이 지속되더라도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비중 확대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국채금리 하락…달러 약세…금값도 하락
채권시장에서는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전장보다 2.5bp(1bp=0.01%포인트) 내린 3.776%에서 움직이고 있고, 미 10년물 국채금리도 2.4bp 빠진 4.293%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화는 약세로 전환됐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25% 떨어진 98.41에서 움직이고 있다. 금 가격도 온스당 4700달러대에서 하락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한때 199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가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미국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12월까지 금리 인하 가능성을 20% 미만으로 반영하고 있다.
질 길보 BNP파리바자산운용 유럽 주식부문 책임자는 ”고유가가 지속될수록 글로벌 성장에는 부담이 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커진다“며 ”지속 가능한 해법이 없는 한 증시의 안정적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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