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맞불봉쇄' 승부수 통할까…경제 타격 키울 자충수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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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맞불봉쇄' 승부수 통할까…경제 타격 키울 자충수될수도

연합뉴스 2026-04-14 05:41: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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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호르무즈 해협서 대이란 해상봉쇄 개시…중국이 이란 설득 나설지 미지수

미국 내 유가 추가상승 가능성…비료 공급 차질도 농가 지지 큰 트럼프에 악재

봉쇄 중 군사적 충돌 우려도…중재국 내세워 협상 테이블 다시 마련될지 주목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EPA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언대로 미군의 '맞불 봉쇄'가 시작되면서 2주 휴전으로 간신히 수위가 낮아진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긴장도가 또다시 치솟게 됐다.

이란을 강도 높게 압박하는 한편 중국도 끌어들여 이란의 입장 완화를 받아내고 전쟁의 출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되지만 세계경제에 부담을 가중시켜 미국 내 유가상승을 유발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봉쇄 과정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서 어렵사리 마련된 2주 휴전마저 위태롭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1일까지 2주 휴전이 예정된 가운데 외교적 해결을 도모하려는 중재국들의 노력을 토대로 미국과 이란이 협상 테이블에 조만간 다시 앉을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이란에 대한 미군의 해상봉쇄는 미 동부시간으로 13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봉쇄 조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에만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전 호르무즈 해협을 드나드는 모든 선박에 대해 봉쇄 조치가 적용된다고 발표했지만 이란을 오가는 선박으로 봉쇄 범위가 제한된 것이다.

석유를 통한 이란의 자금줄을 끊겠다는 계산이다. 석유는 이란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이란 당국의 수입 대부분이 석유에서 나온다.

미군의 대이란 봉쇄는 지난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회담 당시 미국 대표단이 이란 대표단에 제시한 조건 수용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요구 목록에는 무기급으로의 신속한 전환이 가능한 이란내 60% 고농축 우라늄 440㎏의 반출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포기 등이 포함돼 있다. 미국이 20년간의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했고 이란은 10년이 안되는 기간의 중단을 역제안하는 동시에 고농축 우라늄 국외 반출을 거부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산 석유의 주요 구매자인 중국의 역할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군의 봉쇄로 이란산 석유를 확보하지 못하게 된 중국이 이란에 압력을 가해 미국과 절충점을 찾도록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미국과 패권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중국이 선뜻 조치에 나설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인도, 파키스탄, 튀르키예 등 이란산 석유의 주요 고개들이 이란에 압력을 가해 미국의 요구에 응하도록 해야 한다는 리처드 하스 전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의 발언을 전하며 "이들 국가가 실제로 그렇게 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중국이 (미·이란간) 대치 국면을 통해 장기적 이익을 얻을 기회를 노리고 있다면 더욱 그럴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당장 눈앞의 단기적 피해에 급급하기보다 다음달로 예정된 미중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협상 지렛대를 최대한으로 키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미군의 대이란 봉쇄로 발생하는 경제적 고통의 타격이 수십년간 제재 속에 살아온 이란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클 수 지적도 나온다.

이란 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세계경제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해상 봉쇄로 더욱 혼란에 빠질 위험이 있으며 중동에서의 지역적 충돌이 전세계적 금융충격으로 변모해 더욱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이란산 석유 수출 차단은 국제 유가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연쇄적으로 미국 내 기름값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가을까지 유가가 떨어지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고 아마도 좀 더 높아질 수도 있다"며 유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명확한 출구가 아직 보이지 않는 이란전쟁발(發) 여파를 감안해 여론을 관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유가뿐만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은 알루미늄과 헬륨, 비료 등 다른 주요 원자재들이 지나는 핵심 길목이기도 하다. 농가 지지에 크게 기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비료 가격 상승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대이란 해상봉쇄 카드가 압박 수단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군사적 충돌을 초래하며 2주 휴전 합의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호르무즈 해협은 폭 자체가 좁고 기뢰가 매설된 데다 해안을 따라 이란이 미사일·드론 전력을 배치해둔 지역이다. 이란 역시 미군의 해상봉쇄를 '해적질'로 규정하면서 강경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오판을 초래하는 사소한 계기가 대형 충돌로 번질 수 있는 탓에 향후 전개를 누구도 장담할 수 상황이다.

해상봉쇄에서도 이란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를 대비해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공격을 제한적으로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일단 결렬된 미국과 이란의 협상에 다시 불씨가 붙느냐가 최대 관심사다.

파키스탄과 이집트, 튀르키예 등의 중재 노력이 일단 계속되고 있다. 이들 국가가 향후 며칠간 미국·이란과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도 물밑 협의를 아예 차단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로의 요구조건을 파키스탄 회담에서 확인한 이후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때까지 유리한 협상 고지를 점하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취재진 문답에서 이란이 연락을 해오고 있으며 이란이 합의를 간절하게 원한다고 했다.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을 거론하며 "되돌려받거나 우리가 가져올 것"이라면서 이란이 핵개발 포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합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협상을 통한 타결 기대를 유지하되 핵개발 포기와 고농축 우라늄 처리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재차 분명히 확인한 셈이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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