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성노 기자 | 자본효율성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면서 금융 당국이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절연'을 천명하고 있다. 이에 부동산에 쏠렸던 자금이 첨단·벤처·지역경제 등으로 유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관계부처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통해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절연을 통해 금융이 ‘우리 경제의 대전환’을 이끌어 가기 위한 출발점을 만들 것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이 위원장은 "최근의 가계부채 증가율 둔화에도 불구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주요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며, “부동산 시장으로의 과도한 자금 쏠림이 경제 전반의 성장과 활력을 저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출을 활용한 일부 개인들의 주택 투기·투자 수요와 주택담보대출을 손쉬운 이자장사 수단으로 인식하는 금융회사의 대출 취급 유인이 이러한 악순환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의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과감한 절연이 절실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가계부채 수준, 주택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엄격한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총량관리 목표를 지난해 실적인 1.7%보다 하향된 1.5%로 설정하고 중장기적으론 가계부채 비율을 2030년까지 GDP의 80% 수준으로 안정화 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수 년째 '부동산 불패'라는 표현이 생겨날 정도로 투자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집중되고 있다. 이에 경제 전반의 효율성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시중 자금이 부동산이란 실물 자산에 묶여 기업의 설비 투자나 연구개발(R&D)에 투자되지 못하고 있다. 즉 금융권 대출이 생산성이 높은 유망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대신에 가계대출에 몰리면서 미래 경제를 좀먹고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가계대출이 급증하며 이에 따르 부채의 여파로 산업 경쟁력 또한 저하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니온다. 이는 기업의 투자에 따른 자본효율성에 대한 문제를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특히 부동산 중심의 경제 구조는 근로소득보다 자산 소득의 상승 속도를 앞당겨 사회적 불평등을 고착화하게 된가.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권의 막대한 이자이익을 두고 “금융기관은 손쉬운 주택 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나 이자 수익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고 밝히면서, "원래는 기업 영역이나 생산적 영역에 돈이 흘러가야 하는데 이게 전부 민간 소비 영역에 다 몰려 있다"며 자본효울성에 대한 문제를 넘어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당부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강력히 펼치겠다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부동산에 쏠렸던 자금을 첨단·벤처기업과 지역경제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선포했다.
▲ 은행권 생산적금융 공급 '총력'…1분기 만에 목표 47% 달성
이에 주요 금융권은 올해 핵심 경영전략으로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설정하고 경제 전략산업(인공지능·반도체·바이오, 백신·로봇·수소·이차전지·디스플레이·미래차·방산 등)과 경제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은 2030년까지 생산적·포용금융에 총 508조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들은 기존 부동산 중심의 대출 구조에서 중소기업·벤처·첨단산업 중심의 자금 공급으로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B금융은 총 93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을 공급해 자본의 흐름을 생산적 영역으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투자금융부문과 전략산업융자(기업대출)로 나누어 투자금융부문 25조원은 △국민성장펀드 10조원 △그룹 자체투자 15조원으로 구성하고, 기업대출부문 68조원은 첨단전략산업 및 유망성장기업 등에 공급할 방침이다. 올해는 국민성장펀드 2조원, 그룹자체투자 3조원, 기업대출에 12조원 등 총 17억원을 생산적 금융에 투입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국가 핵심 산업의 혁신 역량을 높이기 위해 2030년까지 98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을 단계적으로 공급한다. 특히 향후 5년동안의 경제상황, 산업구조의 변화 등을 감안해 그룹의 자체적인 금융지원 규모는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특히 투자 분과에서는 국민성장펀드 출자와 함께 창업벤처펀드(2500억원), 인프라 개발펀드(4500억원) 등 그룹 자체투자 역량을 활용해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첨단 제조·재생에너지와 같은 국가 핵심 산업과 메가 프로젝트에 참여할 방침이다. 올해 목표 생산적 금융 공급액은 17조원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생산적금융 지원을 위한 전담조직과 전문적인 대출 심사 체계를 갖췄으며 '핵심성장산업대출’·‘산업단지성장드림대출’과 같은 생산적 금융 전용 특판 상품을 통해 지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17조8000억원을 시작으로 오는 2030년까지 총 84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을 지원해 유망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실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생산적 금융 여신에 총 12조7000억원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첨단전략산업 분야에 4조6000억원 △혁신 벤처기업에 3조원 △지역 소재 전략산업에 3조원 △국가 주력 수출기업에 1조5000억원 △소상공인 특화 지원에 6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NH농협금융은 이찬우 회장 직속의 '생산적금융특별위원회'를 신설해 108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 금융을 공급하는 'NH 상생성장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생산적 금융 활성화 전담조직'을 통해 △모험자본·에쿼티 분과 △투·융자 분과 △국민성장펀드 분과 등 3개 분과의 실행 구조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남권 해양·항공산업 종합지원센터 구축' 프로젝트를 통해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부응하는 지역 맞춤형 생산적 금융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주력사인 은행이 생산적 금융 공급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증은행(KB·신한··하나·우리은행)이 1분기에 공급한 생산적 금융은 총 31조7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금융지주가 설정한 연간 생산적 금융 공급 목표에 약 47%에 해당하는 수치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는 실적도 실적이지만,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생산적 금융에 집중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며,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투자를 확대해 금융 본연의 기능을 강화해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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