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정부 상훈 78년만의 대전환…국가폭력·반헌법 행위자 정부포상 취소·환수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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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정부 상훈 78년만의 대전환…국가폭력·반헌법 행위자 정부포상 취소·환수 강화

폴리뉴스 2026-04-13 19:03:51 신고

정부가 국가폭력 가해자나 반헌법적 행위자에게 수여된 부적절한 정부포상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나선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국가폭력 가해자나 반헌법적 행위자에게 수여된 부적절한 정부포상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나선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국가폭력 가해자나 반헌법적 행위자에게 수여된 부적절한 정부포상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나선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고문 기술자' 이근안이 사망했을 때 "최악의 국가폭력 범죄자들에게 준 훈포장 박탈은 만시지탄이나 당연한 조치"라고 밝힌 것에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제2의 이근안 포상'을 막기 위해 앞으로는 과거사 관련 판결이 내려지면 관계자의 부적절한 포상이 신속히 박탈될 수 있도록 관련 체계 정비를 추진한다. 또한, 취소된 상훈의 실물 환수를 강화하고, 취소 사유 공개를 확대하는 등 상훈 체계 정비에도 나선다.

이번 정부의 포상 전면재검토를 통해 기존의 국가폭력, 고문 등과 관련한 포상이 대거 취소될 전망이다 .

정부수립 78년간 기존 포상 취소 833건…전체 수여건 중 0.05% 불과

부처 내 상훈취소 전담 TF 설치…국가폭력 관련 재심 무죄 사건 선제적 파악

김영수 행정안전부 의정관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부적절한 정부포상에 대한 전면 재검토 및 취소 추진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2026.4.13 [사진=연합뉴스]
김영수 행정안전부 의정관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부적절한 정부포상에 대한 전면 재검토 및 취소 추진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2026.4.13 [사진=연합뉴스]

행정안전부는 13일 과거사나 반헌법 행위 등으로 정부포상의 영예성을 훼손한 사례를 발굴해 취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포상 취소는 각 중앙행정기관 등 추천기관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으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행안부가 직접 부적절한 정부포상에 대해 전면 재검토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현재 상훈법은 훈장과 포장 등 서훈 취소 사유로 ▲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진 경우 ▲ 국가안전에 관한 죄를 범한 사람으로서 형을 받았거나 적대지역으로 도피한 경우 ▲ 사형, 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경우 등을 명시하고 있다. 

이런 취소 사유가 생기면 포상 추천 기관이 행안부에 서훈 취소를 요청해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런 절차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로 1948년 정부 출범 후 훈·포장, 표창 등 정부포상이 취소된 사례는 총 833건에 불과하다. 78년간 수여된 정부포상 약 161만점의 0.05%에 해당된다. 

행안부는 각 부처 내 상훈담당관실에 정부포상 취소업무를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를 약 10명 규모로 구성해 취소대상 발굴 기준과 취소 절차 안내, 자료 제공 등 행정적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취소된 포상의 사후관리도 강화된다. 최근 5년간 취소된 정부포상 68건 중 65건(95.6%)은 실물 환수가 완료됐으나, 1985년 이후 2025년까지 취소된 총 791건 가운데 환수 완료는 260건(32.9%)에 그치는 등 전체 환수율은 낮은 수준이다.

행안부는 주소 불명이나 연락 두절 등의 사유로 되찾지 못한 건들을 재점검하고 환수 작업을 끝까지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취소 사유 공개도 확대된다. 행안부는 국민의 알권리와 개인의 사생활 보호, 정부포상의 영예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범위 내에서 취소사유를 공개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행안부는 고문·간첩조작 사건 등 과거 국가폭력과 관련된 재심 무죄 사건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추천기관의 취소 검토를 독려할 계획이다. 

그동안 과거 국가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재심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되어도 추천기관에서는 이를 바로 확인하기 어려워 정부포상 취소가 제때에 이뤄지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이에 행안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재심 관련 소송 현황을 관리하고 있는 법무부 등 관계 기관과 협의를 진행 중이며, 현재 경찰청, 국가정보원 등에서 추진 중인 과거사 관련 정부포상 전수조사도 정기적으로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관리한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과거 국가폭력 사건 관련자와 반헌법적 행위 가담자에 대한 정부포상 취소는 국가의 책무"라며 "국민이 상훈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부적절한 포상을 끝까지 찾아 취소하겠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지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관련자들도 1년 이상의 징역형이 확정될 경우 이전에 받은 훈·포장을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영수 행안부 의정관은 13일 정책설명회에서 "12·3 계엄으로 받은 상훈은 없지만, 상훈법에 따라 1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으면 상훈 취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행안부와 국방부가 협력해 12·12 군사반란 등 반헌법적 범죄에 가담한 10명의 무공훈장 등을 '거짓 공적'을 이유로 취소한 바 있다. 앞으로도 관계 기관과 함께 취소 대상을 추가로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靑, '고문기술자 고병천 훈장' 논란에 "취소 사유 확인 시 조치"

청와대는 13일 전두환 정권 시절 고문 가해자로 지목된 고병천 전 군 수사관의 보국훈장 유지 논란과 관련해, 서훈 취소 사유가 확인될 경우 관계 부처와 협의해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경찰이 과거 고문과 사건 조작 등에 가담한 수사기관 관계자들이 받은 서훈에 대한 취소 조치에 착수한 가운데, 어제 한 방송에서 '보안사 인근안'이라 불린 군대판 고문기술자 고병천이 받은 훈장 사례가 보도됐다"며 "군부 독재 시절 그가 받은 보국훈장이 부처의 무관심과 책임 떠넘기기 속에 지금껏 박탈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부당한 공권력을 이용해 국민의 생명과 자유, 인권을 침해한 범죄는 끝까지 단죄해야 한다는 뜻을 확고히 밝힌 바가 있다"며 "국가폭력 가해자들이 받은 서훈이 정부 부처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는 일에 경종을 울린 이 해당 보도에 감사를 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향후 서훈 취소 사유가 확인될 경우 해당 부처와 협의해 후속 조치 이행이 되도록 살펴보겠다"고 했다.

앞서 한 언론은 전날 전두환 정권 당시 '재일동포 간첩조작 사건'에서 고문을 지휘했던 고병천이 '간첩 검거' 공로로 받은 보국훈장이 지금까지 박탈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 상훈 취소가 가능한 법적 근거가 있음에도 관계 부처 간 책임 떠넘기기 속에 해당 훈장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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