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의 베테랑 세터 한선수가 다시 한번 정상의 한가운데 섰다. 대한항공의 트레블을 이끈 베테랑은 시상식 무대에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며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한선수는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시상식에서 남자부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단상에 오른 그는 특유의 담담한 표정으로 트로피를 받아 들었고, 객석에서는 대한항공 선수단과 배구 관계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치열한 집안 경쟁 끝에 받아 든 상이라 의미는 더 컸다.
기자단 투표 34표 중 15표를 받은 한선수는 같은 팀 정지석(11표)을 제치고 MVP 영예를 안았다. 현대캐피탈 레오가 5표, 허수봉이 2표, 한국전력의 베논이 1표를 얻었다. 2022-2023시즌 이후 3시즌 만에 다시 MVP에 오른 한선수는 개인 통산 두 번째 정규리그 MVP를 수상하며 역대 다섯 번째 다회 수상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선수는 수상의 공을 자신에게 돌리지 않았다. 그는 “아직 뛰고 있는 노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우리가 이번 시즌 좋은 결과를 안기까지 감독님과 코치진, 선수들의 노력이 있었다. 이렇게 큰 상을 제가 대표해서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 혼자만의 결과가 아니다. 동료들이 있었기에 이 나이에 MVP를 받을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시즌 막판 함께하지 못한 카일 러셀과 이가 료헤이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헤난 달 조토 감독과의 호흡도 언급했다. 한선수는 “원래 체중을 줄이려고 했는데 웨이트 운동으로 오히려 늘었다”며 “호랑이 선생님인 헤난 감독 덕분에 마지막까지 몸 상태가 좋았던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시선은 벌써 다음 시즌을 향해 있었다. 그는 “다음 시즌까지 팀과 계약돼 있다. 100% 몸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며 “6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는 7번째 우승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숫자만 놓고 보면 공격수들에 비해 화려함은 덜할 수 있다. 그러나 올 시즌 한선수는 정규리그 세트당 평균 10.468개의 세트를 기록하며 대한항공 공격의 중심축을 맡았다. 코트 위에서 경기 흐름을 읽고, 공격수들의 장점을 살리며, 흔들리는 순간마다 팀의 무게중심을 붙잡은 것은 결국 그의 몫이었다. 대한항공이 컵대회와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제패하며 트레블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한선수의 조율 능력은 빼놓을 수 없는 힘이었다.
이번 시즌 한선수의 역할은 더욱 특별했다. 지난 10년 동안 주장 완장을 차고 대한항공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그는 이번 시즌 주장직을 내려놓고 뒤에서 팀을 받쳤다. 하지만 리더십은 완장을 내려놓았다고 사라지지 않았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큰 부상 없이 전 시즌을 소화하며 후배들과 외국인 선수들을 아우른 그는 여전히 대한항공 배구의 출발점이자 중심이었다.
2007년 대한항공에 입단한 한선수는 지금까지 한 팀에서만 뛰었다. 그동안 대한항공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6회, 정규리그 1위 8회, KOVO컵 우승 6회를 모두 함께했다. 대한항공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이름이자, 팀 역사를 가장 오래 가까이에서 써 내려간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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