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산업계 "원유 확보해도 숨통 안 트인다"…'희망고문' 속 불확실성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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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산업계 "원유 확보해도 숨통 안 트인다"…'희망고문' 속 불확실성 증폭

아주경제 2026-04-13 17:34: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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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중동사태로 수급 차질이 생기고 있는 석유화학 산업 핵심 원료 나프타에 대해 수출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중동사태로 수급 차질이 생기고 있는 석유화학 산업 핵심 원료 나프타에 대해 수출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결렬되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 완화 기대가 다시 꺾였다. 정부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카자흐스탄 등 대체 공급선을 발굴 중이지만 운송 기간이나 원유 질 등을 감안하면 해법이 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앞서 미국과 이란이 휴전을 선언하며 호르무즈 통항 재개 기대감 속 산업계 전반에 일시적인 안도감이 형성됐지만, 양국 간 협상이 결렬되고 통항 제한 조치가 이어지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지난 11~12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21시간에 걸친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해협에 체류 중인 국내 선박들의 항로 이탈 및 복귀 시점도 불투명해졌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는 국내 선박 26척과 선원 173명이 지난달부터 발이 묶인 상태다. 해당 선박들은 HMM, 팬오션, 장금상선, SK해운 등 소속이다.

미국은 이란과 거래하지 않는 국가 선박에 한해 통과를 허용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의 공격 가능성이 여전해 실제 항행 여부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 같은 상황으로 해운 업계 전반의 운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통항 기준이 수시로 변경되면서 선박 운항 계획 수립 자체가 어려워졌고, 장기 대기 선박이 늘어나며 식량과 생필품 보급 문제도 고민이다.

특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단순 대기 수준을 넘어 선원 안전과 선박 운영 안정성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선박별 재고 상황을 감안하면 한 달 정도 버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정근 HMM 해원연합노조위원장은 "휴전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해협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곧바로 통항 제한이 이어지면서 현장은 더 큰 혼란에 빠졌다"며 "통항 기준이 수시로 바뀌다 보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를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선박마다 보유한 식량과 생필품 재고가 달라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지만, 현재 보유한 식량으로 한 달은 버틸 수 있는 상황"이라며 "사태가 길어지는 만큼 선박 운항과 보급 전반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해상 물류 차질은 정유 업계에도 부담이다. 정부가 카자흐스탄 등 우회 공급선을 통해 원유 확보에 나섰지만, 업계에서는 대체 물량 확보만으로는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이나 카자흐스탄 등 중동 외 지역에서 들여오는 원유는 운송 기간이 길고, 국내 정유 설비가 주로 중동산 중질유에 맞춰 설계돼 있어 경질유 비중이 확대될 경우 정제 효율 저하 등이 불가피해서다. 

석유화학 업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석화 기업은 원유보다 나프타 수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지난 10일 기준 국제 나프타 가격은 t당 901.99달러로, 연초 대비 77% 이상 급등한 상태다. 원가 부담이 급격히 커진 상황에서 제품 가격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수익성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업계는 가동률 조정과 투자 축소, 사업 재편 등으로 버티는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항이 재개될 수 있다는 신호가 반복적으로 나오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정상화와 거리가 먼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대와 현실 간 괴리가 커지면서 대응책 수립이 무의미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오는 15일 오후 2시 '원유·나프타 수급 대응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이란 간 일시적 휴전 상황 속 국내 원유 및 나프타 수급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날 현장에는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정유·석유화학·해운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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