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당 "국가안보 관련, 정부가 할 일"…'공산당의 대만 선거 개입 수단' 지적도
관광업계는 기대감…라이칭더, 아프리카 유일 수교국 에스와티니 방문 예정
(타이베이·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김철문 통신원 = 대만 당국이 중국의 양안(중국과 대만) 교류 조치에 대해 "대만 국민당과 중국 공산당의 거래"라고 비판했다.
13일 자유시보와 중앙통신사(CNA)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친미·반중' 성향인 대만 현 정부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는 전날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친중 성향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 정리원 주석 간 회담의 후속 조치로 발표한 공산당과 국민당 주도의 양안 관계 개선 정책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MAC는 중국이 대만의 민선 정부를 우회(패싱)해 양안 관계를 '국공화'(국민당·공산당)와 '하나의 중국'으로 프레임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이른바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과 대만 독립 반대를 양안 왕래의 정치적 전제로 삼아 '융합통일'을 목표로 대만을 의도적으로 차별 대우하고 통일전선전술을 통해 대만의 분열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MAC는 중국의 교류 조치는 국민당과 공산당의 정치적 거래일 뿐이라며 중국이 양안 교류를 무기화, 도구화, 정치 목적화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또 이로 인한 비용은 전 대만인이 부담해야 한다며 "교류 조치는 선물 보따리로 포장된, 설탕을 겉에 바른 독약"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집권당인 민진당도 이번 조치에 대해 '정치적 조건 없는 선물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즉각 반발했다.
좡루이슝 민진당 의원단 간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만 관련 조치 중 전기·가스·교량 연결은 모두 인프라, 에너지, 국경 안전과 관련돼 있다"라며 "정부가 책임지고 주관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순수한 민간 교류에 대해서는 민진당도 이견이 없다"라며 "그러나 제1야당 주석이 중국 공산당 주석과 논의한 일은 모두 공권력 행사와 관련된 것으로, 대만 국민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보양 민진당 의원은 "이번 조치는 대만이 일국양제를 받아들이게 하려는 것"이라며 "이러한 정치적 전제가 없다면 대만을 우대하는 대형 선물꾸러미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만이 주의해야 할 것은 선물꾸러미 안에 들어있지 않은 것이며, 도대체 무엇을 대가로 이런 것을 받아내는 것이냐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조치가 중국의 대만 선거 개입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만 정보기관 국가안전국(NSB) 차이밍옌 국장은 이날 입법원(의회)에서 "중국의 이러한 선의적인 조치는 역사적으로 선거를 앞두고 나왔으며 특정 지역이나 기업, 산업, 개인에 집중됐다"라며 "이미 중국 공산당이 대만의 선거에 개입하는 수단이 됐다"고 말했다.
대만은 올해 11월 지방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앞서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지난 10일 공산당과 국민당 간 상시 소통과 일부 지역 간 물·전기·가스 연결 추진, 문화 관광 교류 확대 등을 포함한 '양안 교류 및 협력 증진을 위한 10가지 정책 조치'를 공개했다.
대만 관광업계는 중국 정부가 밝힌 관광 교류 확대 등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상하이와 푸젠성 주민의 대만 개인 관광(자유여행) 개방 등으로 양안이 상호 교류를 재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언론은 대만을 방문한 유커가 친중 성향의 마잉주 전 총통 시절인 2015년 418만4천여명으로 역대 최고였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2021년 사상 최저치인 1만3천여명에 그쳤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양안 교류 조치로 중국이 2021년 유해 생물이 검출됐다며 수입을 금지한 대만산 파인애플 수입 재개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대만 주재 미국대사 격인 레이먼드 그린 미국재대만협회(AIT) 타이베이 사무처장은 11일 유튜브로 공개된 인터뷰에서 시 주석과 정 주석 간 회담과 관련해 쌍방 교류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일관된 입장은 안정적인 양안 교류를 희망하고 각종 교류를 지지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대만에 대한 위협이나 군사적 압박을 포기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아프리카 내 마지막 수교국으로 남아있는 에스와티니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총통부가 공식 확인했다.
궈야후이 총통부 대변인은 라이 총통이 오는 22∼26일 에스와티니를 방문할 예정이며, 이는 옴스와티 3세 에스와티니 국왕 즉위 40주년 및 58세 생일 관련 행사를 계기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 총통은 통상 미국을 경유하는 중남미 국가 방문과는 달리 에스와티니에 직항편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라이 총통의 해외 방문은 2024년 11월 미국 하와이와 미국령 괌을 경유해 태평양 도서 지역 수교국인 마셜제도·투발루·팔라우를 순방한 이후 처음이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외교적 압박 속에 대만 수교국은 팔라우, 과테말라, 파라과이, 교황청, 벨리즈, 에스와티니, 아이티, 마셜군도,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투발루 등 12개국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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