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국, 천궁Ⅱ 맹활약에 방공전력 '脫美'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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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국, 천궁Ⅱ 맹활약에 방공전력 '脫美' 가속

한스경제 2026-04-13 17:2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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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3축 체계 자산 천궁-Ⅱ./연합뉴스
한국형 3축 체계 자산 천궁-Ⅱ./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중동의 대표적 친미 국가이자 미국산 무기의 주요 고객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걸프 국가들이 이란 전쟁에서 허를 찔린 미국산 대공 방어체계를 대체하기 위해 공급선 다변화를 적극 추진 중인 가운데 그동안 이 지역 방공망을 독점해 온 미국 무기체계 의존도가 분산될 것이란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걸프국들이 방공 전력 공백을 우려해 미국 중심의 무기 조달구조에서 벗어나 한국, 우크라이나, 영국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개전 이후 지난 6주간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습으로 방공 탄약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걸프국들이 즉시 전력 보강이 가능한 대체 무기 확보에 나섰다.

▲ 사우디·UAE·카타르, 韓·英·우크라에 '러브콜'

이란은 휴전 이전까지 자폭 드론 '샤헤드-136'을 이스라엘은 물론 걸프국 내 미군 기지, 산업 시설, 민간 건물 등을 목표로 발사해 왔다. 샤헤드-136의 대당 가격은 2만~5만달러(약 3000만~7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샤헤드-136을 요격하기 위해 사용되는 미군의 패트리엇 미사일은 1발당 400만달러(약 60억원) 수준으로 알려지면서 자폭 드론의 ‘비용 비대칭성’이 이번 전쟁에서 크게 부각됐다.

WSJ은 사우디가 한국 한화에어로스페스·한화시스템과 LIG D&A에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천궁-Ⅱ) 체계의 인도 일정을 앞당길 수 있는지 타진했다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UAE도 국내 방산기업에 요격미사일 추가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궁-Ⅱ는 드론과 탄도미사일, 항공기 등을 요격할 수 있는 중고도 대공 방어체계다. 한국으로부터 천궁-Ⅱ를 도입한 UAE가 개전 후 요격 목표로 삼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30기 중 29기를 격추하면서 화려한 실전 검증을 마쳤다.

▲ 우크라이나 요격 드론 관심, 국방 협력 체결

WSJ은 이들 걸프국들이 대체 대공 방어체계를 찾기 위해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국가는 한국의 천궁-Ⅱ 외에도 우크라이나산 요격 드론, 미국의 전통적인 개틀링 기관포, 영국 스타트업의 저가 미사일 등도 도입을 검토하면서 ‘대공 방어 무기체계=미국’이란 공식을 깨고 생각의 전환을 통해 다양한 현실적 방어 수단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중고도 대공 방어체계뿐 아니라 요격 드론, 전자전 장비, 근접방어 수단 등을 결합해 다층적 방공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란 분석이다. 

▲ 美·걸프국, 이란 보복 공격 대비 미흡

얼마 전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과 중동 걸프국에 '충파드론'(적 무기체계에 충돌해 파괴하는 드론) 솔루션을 제안했다. 충파드론은 대당 가격이 2000만원 정도로 저가여서 대량 생산에 적합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러시아군의 샤헤드-136을 90% 이상 요격하는 등 실전 검증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에 미국과 중동 우방국들은 충파드론에 주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요격용 드론 '스팅'의 신속구매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팅에는 시속 300㎞로 비행하면서 지정된 공중 표적을 자동 추적해 정밀타격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됐다.

이와 관련 WSJ은 사우디가 우크라이나와 무기 생산 및 경험 공유를 위한 국방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도 우크라이나와 협력 협정을 체결하고 (카타르)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 현지 요격 드론 훈련장을 방문하고 생산업체 관계자들과 미팅을 가졌다. UAE 역시 우크라이나와 협정 체결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방산기업 호재...美·우방국간 공동협력 관점 접근

우크라이나 방산기업과 군은 걸프국들이 자신들의 요격 드론과 전자전 장비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자국 내 수요를 감당하기에도 벅찬 상태인 만큼 실제 중동 수출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WSJ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미국과 걸프국들이 이란의 보복 공격 규모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러-우 전쟁으로 인한 수요 급증에도 미국 방산업계가 생산 능력을 충분히 확장하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잠재적 수주를 잃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걸프국들이 미국산 미사일 방어체계의 대체 공급선으로 한국, 우크라이나, 영국 등으로 눈을 돌리면서 해당 무기체계의 탈미(脫美)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요지의 WSJ 보도까지 나오면서 K-방산이 중동 시장에서 대공 방어체계 점유율을 얼마나 끌어올릴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산학과 교수는 “걸프국들이 패트리엇이나 사드 등 대공 방어체계 무기의 신속한 추가 공급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록히드마틴 등 미국 방산기업들의 생산 역량이 한계에 달해 제때 공급받기 어려운 시점에서 한국의 천궁-Ⅱ, 우크라이나 요격드론의 대량 생산 및 납기 경쟁력 등이 집중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며 “한화나 LIG D&A 같은 방산기업 입장에선 이번 보도가 천궁-Ⅱ의 수출 증가로 이어져 단기적 호재일 수 있겠지만 넓게 보면 저고도·고고도 방어체계(패트리엇·사드)와의 상호 연계 측면에서 아직 보완해야 할 부문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WSJ의 이번 보도는 미국이 사실상 독점한 걸프국의 대공 방어체계를 한국, 우크라이나 등이 대체한다기보다 (미국의) 우방국 간 일종의 ‘공동협력’이나 ‘공동지원’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앞서 이슈화된 UAE가 도입한 천궁-Ⅱ의 첫 실전 검증 성공도 미국의 시장 독점이 깨지는 신호탄이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듯이 다층 대공 방어망 구축에 있어 패트리엇, 사드와 천궁-Ⅱ, 우크라이나의 요격드론 아이템 간 상호운용성, 통합을 이룸으로써 각 무기체계의 단점 보완을 통해 미국과 우방국들이 대공 방어 더 나아가 안보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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