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프라임 딥톡] 전쟁 피로감 속 증시 방향성
◦진행: 오세혁 아나운서
◦출연: 한지영 /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위원
◦제작: 김준호 PD
◦날짜: 2026년 4월13일(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앞두고 중동 리스크가 재차 고조되고 있다. 다만 국내 증시는 예상보다 제한적인 반응이 나오면서 ‘학습된 변동성’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위원은 13일 딜사이트경제TV에 출연해 “협상 결렬 이후 유가 급등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강도가 높아졌지만, 주식시장은 이미 한 달 반 이상 전쟁 리스크에 노출되며 상당 부분을 선반영했다”고 진단했다.
한 연구위원은 향후 전쟁 전개에 대해선 ‘극단적 충돌’보다는 ‘정치적 타협’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미국은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보유를 용인할 수 없고, 이란 역시 이를 협상 카드로 쉽게 포기하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양측 모두 전쟁 장기화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농축 수준을 일정 수준으로 낮추는 서로 명분을 확보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같은 인식은 증시에도 반영되고 있다. 외국인은 연초 이후 코스피에서 50조원 이상의 매도세를 이어왔다. 한 연구위원은 “금융위기 때인 2008년도에 35조원을 매도했으니까 절대적인 금액 기준으로는 매도 규모가 크지만, 시가총액 대비 비중으로 보면 이미 바닥권에 근접했다”고 분석이다. 환율 진정, 실적 모멘텀 등 조건이 맞물리며 중장기적으로는 ‘셀 코리아’보다 ‘바이 코리아’ 흐름이 유력하다는 전망도 내놨다.
전쟁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증시 하방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다.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 비교하면 이미 한달 반 동안 단기간에 큰 폭의 조정을 겪으며 악재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코스피는 최근 급락 과정에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크게 부각됐으며, 선행 PER이 7배로 역사적 저점에 근접한 상태다.
유가 상승에 따른 기업 실적 훼손 우려도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한 연구위원은 “유가가 배럴당 125달러까지 오르는 시나리오에서도 이익 감소폭은 약 10%, 160달러 수준에서도 16% 내외에 그친다”며 “이를 반영한 PER 역시 9배 초반으로 여전히 장기 평균(10배)을 하회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구조적 변화에 대한 기대도 증시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상법 개정 이후 자사주 소각, 주주환원 확대 등 기업 체질 개선이 본격화되면서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한 연구위원은 “3월 급락 국면에서도 지수 5000선을 지켜낸 것은 하방이 견고해졌다는 의미”라며 “ROE 개선 등 펀더멘털 변화가 구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코리아 프리미엄’으로의 완전한 전환은 아직 초기 단계라는 진단이다. 향후 기업 이익 성장의 지속성과 함께 부실기업 퇴출·동전주 정리 등 시장 체질 개선이 병행될 경우,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실적 모멘텀의 지속 여부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한 연구위원은 “1·2분기 실적 개선은 이미 상당 부분 알려진 상황”이라며 “특히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2분기까지의 호실적은 선반영됐지만, 3·4분기에도 같은 수준의 이익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라고 짚었다.
그러나 이런 우려를 투자 전략에 선반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그는 “4월 말 반도체 기업들의 컨퍼런스콜과 5월 초 미국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 및 가이던스를 확인한 이후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투자 기회가 유효하다는 평가다. 한 연구위원은 “상반기까지는 시장에서 수익을 낼 기회가 남아 있다”며 “이른 전망일 수 있지만 코스피 7000선도 염두에 둘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존 주도주였던 방산·조선·금융 업종 역시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방산주의 경우 전쟁 기간 동안 단기 테마로 소모되며 주가가 제자리 흐름을 보였지만, 종전 이후 재무장 수요 확대를 감안하면 구조적 성장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한 연구위원은 “중동 지역의 자주국방 수요는 국내 방산업체에 중장기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며 “밸류에이션이 좀 높다라는 지적이 있지만, 전쟁 이전과 이후의 밸류에이션은 좀 다르게 평가해야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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