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망 55% 지연”···12차 전기본, 지중화 해법 담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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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망 55% 지연”···12차 전기본, 지중화 해법 담겨야

이뉴스투데이 2026-04-13 16:34: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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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동서울변전소 현장. [사진=한국전력]
하남 동서울변전소 현장. [사진=한국전력]

[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정부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 11차 계획에서 송·변전 설비 사업의 절반 이상이 지연된 만큼 송전망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해 ‘계통소득 마을’ 도입과 수용성 확보가 어려운 구간을 중심으로 한 송전선로 지중화 확대 방안을 반영해야 한다는 등 여러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주민 반발과 입지 갈등으로 송전망 확충이 반복적으로 지연되는 구조적 문제가 이어지면서, 기존 보상 중심 접근을 넘어 지역 수익 공유와 지중화 확대 등 실효성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송전망 건설 과정에서 반복되는 주민 반발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지역 주민이 직접 사업에 참여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계통소득 마을’ 도입이 제기된다. 송전선로가 지나는 지역 주민을 단순 보상 대상이 아닌 이해관계자로 전환함으로써 수용성을 구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해 보상 체계를 ‘지역 편익 공유’ 중심으로 전환하는 내용도 12차 전기본에 포함돼야 할 핵심 과제로 꼽힌다. 단순한 개별 보상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전체에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가도록 설계하고, 조기 합의 시 추가 보상을 제공하는 인센티브 체계를 도입함으로써 갈등을 줄이고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기요금 혜택이나 주민 참여형 발전사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된다.

장기적으로는 송전망 전반을 지중화해 주민 갈등을 구조적으로 완화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학계에서는 초기 지상 송전선로 대비 5~10배 비싼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지만 기술 발전과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중장기적으로는 지중화가 불가피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독일은 1000km 이상 송전망을 지중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갈등이 심한 구간을 중심으로 지중화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업성 부재도 송전망 확충 지연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면서 구조적 한계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송전망은 이용 가치와 비용 체계가 명확히 정립되지 않아 인프라의 경제적 가치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사용 요금 역시 충분히 산정·부과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송전망이 어느 수준의 수익과 비용을 갖는 사업인지 판단이 어려워 투자와 운영 전반에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12차 전기본에 송전망 이용 가치와 비용 체계를 명확히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업성 기반이 확보되지 않는 한 한전 중심의 공공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민간 참여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는 만큼 전기본 차원에서 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력망 건설 지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12차 전기본에 갈등관리 체계를 사전 제도화하는 내용이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존처럼 공사 추진 이후 주민 반발에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반복적인 지연을 막기 어렵다는 점에서 노선 검토 단계부터 주민·지자체·전문가·사업자가 참여하는 상설 협의체를 의무화해 초기 단계에서 수용성을 확보하는 구조를 계획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순형 에너지융합기술연구소 소장은 “12차 전기본에는 전력망 갈등을 공사 이후 대응이 아니라 초기 단계에서 제도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담겨야 한다”며 “노선 검토 단계부터 주민·지자체·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허가 지연을 해소하기 위해 12차 전기본에 법정 처리 기한 명확화와 ‘미회신 시 동의 간주’ 규정 도입 등 원스톱 인허가 체계를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밖에도 송전망 확충 중심에서 벗어나 분산에너지 전략을 결합해 추가 건설 부담을 줄이고 송전망 건설 이행률 점검·공개 체계를 통해 착공과 지연 요인을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편 정부가 이달 중 12차 전기본 첫 토론회를 열고 초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지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송·변전설비 사업 54건 중 30건(55%)이 지연되거나 지연이 예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수용성 부족과 인허가 지연, 부지 확보 난항 등 구조적 요인으로 송전망 구축이 발전 설비 확충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력 공급 차질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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