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총리, 4년새 네 번째 방중…"中, 더 큰 역할 해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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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총리, 4년새 네 번째 방중…"中, 더 큰 역할 해야"(종합)

연합뉴스 2026-04-13 15:21: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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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한 번꼴 방중한 산체스 총리…이번에도 밀착 행보

이란전쟁 관련 트럼프와 대립각 세우는 가운데 또 방중…경협 확대 모색

작년 4월 방중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만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작년 4월 방중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만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사흘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산체스 총리의 이번 방중은 최근 4년 사이 네 번째로 이뤄진 것으로, 양국 간의 관계가 매우 밀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사흘간의 방중 일정을 시작한 산체스 총리는 이날 칭화대 연설에서 중국이 국제 문제에서 더 큰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기후변화 대응, 책임 있는 인공지능(AI) 개발과 통제, 핵무기, 국제 보건 등의 문제에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가령 국제법이 존중되고, 레바논·이란·가자지구·서안·우크라이나의 분쟁이 종식되도록" 중국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산체스 총리는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하면서 "유럽 역시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특히 미국이 이런 여러 전선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면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여러 국제 문제에서 미국의 리더십이 후퇴하고 있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산체스 총리는 또 유럽연합(EU)과 중국 간 무역이 불균형하고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서 중국과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는 뜻도 거듭 피력했다.

그는 칭화대 연설에서 EU와 중국의 무역이 "불균형하다"면서 "중국이 현재의 무역적자를 바로잡는 데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 무역적자가 작년에만 18% 더 늘었다"면서 "이는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유럽산 수입품에 대한 시장 개방을 촉구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스페인의 대중 무역적자는 지난 4년 동안 두 배 이상으로 늘어 지난해 약 500억 달러(약 74조원)에 달했다. 스페인 전체 무역적자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74%에 달한다.

스페인 정부는 산체스 총리의 이번 방중을 계기로 농산물과 제조업 제품의 수출을 늘려 대중 무역적자 폭을 줄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산체스 총리의 이런 발언들은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페인과의 무역 단절을 위협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AFP통신은 산체스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스페인과의 무역 축소를 위협한 이후 중국과의 교역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산체스 총리는 방중 2일 차인 14일에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는 등 중국 지도부와 잇따라 회동하고 경협 확대와 양국 간 우호 관계 강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산체스 총리의 방중은 최근 4년 사이 네 번째다. 평균 1년에 한 차례꼴로 중국을 찾은 셈으로, 양국 관계가 상당히 심화했음을 보여준다.

스페인 정부 소식통들은 산체스의 이번 방중의 주된 목표 중 하나가 농산물과 공산품 분야에서 더 큰 시장 접근권을 확보하고, 기술 부문에서 중국과의 합작 사업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산체스 총리는 이번 방중을 통해 유로존 4위 경제국인 스페인에 중국의 투자를 유치하는 한편, 중국이 보유한 핵심 원자재 확보 통로를 넓히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중국을 방문하는 1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 스페인과 중국 국기가 나란히 걸린 모습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중국을 방문하는 1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 스페인과 중국 국기가 나란히 걸린 모습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 방중은 특히 산체스 총리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시작한 전쟁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스페인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 증액 등을 놓고 마찰을 빚은 데 이어 최근에는 이란 전쟁을 비판하고 미 군용기 스페인 기지 사용을 불허하면서 갈등이 격화했다.

이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스페인의 비교적 낮은 국방비 지출을 비난하고, 협조하지 않는 나토 동맹국들을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과 무역을 전면 단절할 수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산체스 총리는 미국의 유럽 동맹 중에서도 이란 전쟁과 관련해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립각을 세우고 중국과 밀착을 추구해온 정상으로 꼽힌다.

이번 산체스 총리 방중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 부부가 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등 양국의 우호 관계는 계속 깊어지는 기류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도 지난주 브리핑에서 스페인이 "EU 내 중국의 중요한 파트너"라면서, 산체스 총리의 방중이 "양국 관계를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기회"라고 평가했다.

AFP통신은 스페인이 중국과의 무역 확대를 주장하고 중국을 경제·지정학적 경쟁자가 아니라 전략적 동반자로 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온 유럽 국가라면서, 산체스 총리의 거듭된 방중은 트럼프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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