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 MBC 뉴스
검은색 줄무늬 재킷 차림의 김 여사는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법정에 나타났으나, 이진관 재판장이 "전염병 사유가 없으면 마스크를 사용할 수 없다"고 지적하자 "감기가 심하다"고 설명하면서도 결국 마스크를 벗었다. 재판 시작 전부터 이목을 끈 이 장면은 이날 법정의 첫 번째 실랑이였다.
김 여사가 증인으로 출석한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 심리로 열린 박 전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에 대한 것이다.
박 전 장관에게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에 비상대기를 명령하고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와 교정시설 수용 공간 확보까지 지시한 혐의가 적용됐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범행에 적극 가담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여기에 김 여사의 청탁을 받아 관련 사건을 무혐의로 처분하게 하고, 계엄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담은 문건을 법무부 검찰과에 작성하게 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증인신문이 시작된 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김 여사에게 박 전 장관과의 친분 관계, 디올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연락을 주고받은 것인지 등을 물었으나 김 여사는 대부분의 질문에 증언을 거부했다. 2014년 윤 전 대통령의 대구고검 근무 당시 대구에 함께 거주했는지 묻는 검찰 측 질문에도 처음에는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진관 재판장이 "증언을 거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김 여사는 별다른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 재판장이 "특별히 답변하는 게 문제 되지 않는 것 같다"고 하자 그제야 "같이 살지 않았다. 직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짧게 설명했다.
박 전 장관 취임 후 처음 단행된 검찰 인사와 관련해 보고받거나 전달받은 사실이 있는지 묻는 특검팀 질문에는 "전혀 없었다"고 짧게 답했다. 박 전 장관에게 수사 관련 메시지를 보낸 이유 등을 묻는 질문에는 역시 증언을 거부했다.
박 전 장관 측 반대신문에서는 변호인이 '윤 전 대통령의 대구고검 재직 당시 박 전 장관의 집을 찾아갔냐'고 묻자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김 여사는 이어 "오늘 질의로 나온 내용 자체가 알 수 있는 사안이 아니어서 증언을 거부했다"며 "들은 적도 없고, 당시 대구고검에 있어 다른 사람의 집에 놀러 가거나 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양 측의 신문이 모두 끝난 뒤 재판부는 김 여사에게 직접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말한 적이 있냐"는 질문과 "박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될 때 관여한 게 있냐"는 질문이었다. 김 여사는 두 질문 모두에 "없다"고 짧게 답했다. 공개 법정에서 김 여사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권순정 전 법무부 검찰국장과 이준호 전 대검찰청 형사1과장 등을 차례로 소환해 증인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디올백 수사를 지휘했던 김승호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은 이날 재판에 앞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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