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로봇·항공기에도 쓰는 고장예측기술···'파인튜닝' 통한 확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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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로봇·항공기에도 쓰는 고장예측기술···'파인튜닝' 통한 확산 기대"

이데일리 2026-04-13 14:15: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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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반도체 공정부터 항공기 예지 정비까지 그동안 수작업으로 해야 했던 장비 진단이 인공지능과 센서 기술 발전에 힘입어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아직 전면 도입에는 한계가 있지만 일부 반도체 공정 시험에서 가능성을 확인하는 등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최주호 한국항공대 교수는 최근 ‘MATLAB EXPO 2026 Korea’ 개최 일환으로 진행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반도체 웨이퍼 이송 로봇부터 항공기 예지정비까지, PHM(Prognostics and Health Management, 고장 예측 시스템) 기술의 확장 가능성을 폭넓게 제시했다. 최 교수는 별도 센서 없이 모터 제어 신호만으로 장비 이상을 진단하는 연구 성과를 소개하며, 앞으로는 적은 현장 데이터로도 활용할 수 있는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 PHM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주호 한국항공대 교수.(사진=한국항공대)


◇PHM의 미래는 데이터와 도메인 지식의 결합

PHM은 일반적으로 장비나 시스템의 건전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고장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거나 분석해 ‘언제쯤 고장날지’, ‘얼마나 남은 명이 남았는지’를 예측한 뒤 그 정보를 기반으로 유지보수·운영 전략을 최적화하는 기술·프레임워크를 뜻한다.

최 교수는 항공우주와 최적설계를 전공한 항공우주 전문가로 연구의 한 축으로 반도체 웨이퍼 이송 로봇을 다뤘다. 그 배경에는 PHM 학회 활동과 산업 자문 경험이 역할을 했다. 그는 2018년 한국PHM학회를 창립해 초대회장을 맡았고, 2014년부터 2019년까지는 세메스에서 신뢰성 기술 자문을 담당하며 반도체 장비와 공정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그는 “학회 임원을 통해 웨이퍼 이송 로봇 업체가 겪는 어려움을 접했고, 현장을 방문해 문제를 확인하면서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당시 로봇업체는 주기적으로 정비를 하고 있었지만, 실제 생산현장에서는 이를 지키기 어려워 운용 중 고장이 반복됐다. 이로 인해 라인 정지 등 손실이 발생했다는 점에 문제의식을 가졌다.

수치 계산과 프로그래밍을 위한 공학용 소프트웨어인 MATLAB은 해결 솔루션으로 주목했다. 그는 1990년대 포트란으로 설계해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경험이 있었지만, MATLAB은 훨씬 적은 코드로 복잡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었다. 또 컴파일이라는 과정 없이도 실시간 오류 수정이 가능해 연구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 이에 연구뿐 아니라 강의에서도 MATLAB을 적극 활용했다. 학생들에게 실습 코드를 제공하고, 과제도 MATLAB으로 수행하게 하면서 교육 현장에도 자연스럽게 확산했다.

반도체 이송 로봇과 관련해서도 별도 진동센서를 추가하지 않고 모터 전류와 속도 신호만으로 웨이퍼 이송 로봇의 이상을 진단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기존 방식이 센서를 추가로 부착하는 구조라 비용과 배선 부담이 컸지만, 실제로는 로봇 제어 과정에서 이미 생성되는 신호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웨이퍼 이송 로봇의 고장은 주로 끝단(엔드이펙터) 쪽 반복 사용으로 진동이 커지면서 나타나며, 결국 웨이퍼를 작은 슬릿에 정확히 삽입하지 못하는 문제로 이어진다. 최 교수는 “육안 확인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사전 감지가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 작동제어를 위해 생성되는 모터 전류와 속도 신호를 이용한 방법을 접목한 결과, 실험실 기준으로 정확도 85~98%의 성과를 얻었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 고장을 얼마나 줄였는지, 가동률과 정비비 절감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끝까지 검증하기 어려웠다며, 연구의 실용성과 현장 검증은 앞으로 보완해야 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항공우주 등 미래 분야에도 활용 기대

최 교수는 이런 기술이 반도체 장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항공기 역시 다양한 센서 신호를 통해 운전 제어나 상태 감시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예지정비 시스템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보잉과 에어버스 같은 제작사는 운용 중 결함이 발생하기 전에 조치를 안내하는 예지정비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그는 최근 데이터 주권 이슈로 인해 항공사들이 제작사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예지정비 기능을 구축하려는 흐름도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예지정비는 항공기뿐 아니라 제조, 운송, 플랜트 등 거의 전 산업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PHM의 한계로는 ‘정상과 결함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해결책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엔진이나 기어처럼 이미 축적된 도메인 지식을 활용해 적은 데이터로도 진단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시계열·진단 데이터를 대규모로 학습한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현장 데이터에 맞게 파인튜닝(미세조정)하는 방식이다.

그는 “과거 챗GPT가 실제 구현되기 전에는 가능성을 의심했지만 결국 현실이 됐다”며 “PHM도 같은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며, 국내에서도 이 분야를 연구하는 젊은 연구자들이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한국이 선도적 위치에 오를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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