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해진 4월, 옷장 정리를 하다 보면 겨울 내내 입던 니트를 세탁기에 넣는 일이 많아진다. 문제는 세탁이 끝난 뒤다. 멀쩡하던 울 니트가 한 사이즈 줄어든 채 꺼내지는 순간,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대로 입기엔 작고, 버리기엔 아까운 상황에서 방법을 몰라 포기하는 경우가 이어진다.
하지만 수축이 심하지 않은 상태라면 집에서도 복원 시도가 가능하다.
왜 울 니트는 세탁기에 넣으면 줄어드는 걸까
울·캐시미어·앙고라처럼 동물성 단백질로 이루어진 섬유는 열, 물, 마찰에 약하다. 세탁기 안에서는 이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작용한다. 섬유 표면에는 미세한 비늘 구조가 있는데, 이 구조가 서로 맞물리며 엉겨 붙는다. 이 현상을 ‘펠팅’이라고 부른다. 펠팅이 진행되면 니트는 두껍고 딱딱하게 변하고 크기도 줄어든다.
수축 정도가 심하지 않고 섬유가 아직 유연한 상태라면 복원 시도가 가능하다. 헤어 린스에 포함된 양이온 계면활성제와 실리콘, 글리세린 성분이 엉킨 섬유 사이를 부드럽게 만들어 마찰을 줄인다. 머리카락에 린스를 사용했을 때 엉킴이 풀리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린스물에 담그는 것이 이 과정의 핵심이다
복원을 시작하기 전에 물 온도를 맞추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대야나 세면대에 20~30도 사이의 미지근한 물을 니트가 완전히 잠길 만큼 충분히 채운다. 뜨거운 물은 수축을 오히려 심화시키기 때문에 절대 피해야 한다. 물 온도를 잘못 잡으면 복원 시도 자체가 역효과로 끝날 수 있다.
물이 준비되면 헤어 린스를 한 스푼 정도 넣고 완전히 풀어준다. 린스를 너무 많이 사용하면 이후에 냄새가 남거나 섬유 색상이 변할 수 있으므로 소량만 쓰는 것이 좋다.
니트를 린스물에 담근 뒤에는 15~30분 동안 그대로 둔다. 비비거나 주무르는 행동은 마찰을 다시 일으켜 섬유를 더 엉키게 만들 수 있으므로, 이 시간 동안은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다.
형태를 잡는 단계가 복원 결과를 결정한다
니트를 꺼낸 뒤에는 절대 비틀어 짜면 안 된다. 비틀어 짜는 순간 다시 섬유에 마찰과 압력이 가해지면서 복원 효과가 반감된다. 대신 양손으로 눌러 물기를 최대한 빼고, 마른 수건 위에 올려놓은 뒤 돌돌 말아 남은 수분을 흡수시킨다.
물기가 어느 정도 빠지면 평평한 바닥이나 넓은 테이블 위에 니트를 눕히고 형태를 잡기 시작한다. 어깨 너비, 소매 길이, 가슴둘레, 전체 기장 등 줄어든 부위를 손으로 조금씩 여러 번 잡아당기며 원래 치수에 가깝게 늘린다. 이때 한 부위를 한 번에 세게 당기면 섬유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조금씩 여러 차례 반복하는 방식이 훨씬 안전하다.
건조는 반드시 옷걸이 없이 평평한 상태로, 그늘진 곳에서 자연 건조하는 것이 원칙이다. 옷걸이에 걸면 무게에 의해 어깨 부분이 늘어지거나 형태가 틀어진다.
복원을 시도하기 전에 확인할 것들
이 방법은 모든 니트에 적용되지 않는다. 울·캐시미어·앙고라처럼 단백질 섬유 계열 소재에만 효과가 있으며, 면·폴리에스터·아크릴 같은 합성섬유나 식물성 섬유 소재의 니트에는 거의 효과가 없다.
세탁 라벨에 드라이클리닝 전용 표시가 있는 니트라면 집에서 직접 시도하기보다 세탁소에 맡기는 것이 안전하다. 잘못 다루면 복원은커녕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다. 또 펠팅이 심하게 진행되어 섬유가 두껍고 딱딱하게 굳은 상태라면 린스로도 원래대로 돌아오기 어렵다.
이 방법은 수축이 비교적 초기 단계일 때, 즉 줄어든 비율이 10~20% 수준이고 섬유가 아직 어느 정도 유연성을 유지하고 있을 때 부분적인 복원을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 줄어드는 상황을 막으려면 세탁 방식 자체를 바꾸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울 니트는 찬물 손세탁이 기본이고, 세탁기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세탁망에 넣어 마찰을 줄여야 한다. 세탁 후에는 옷걸이 없이 평평하게 눕혀 건조하고, 보관할 때도 접어서 서랍이나 선반에 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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