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가 서울대의 첨단 연구 역량과 관내 제조·정보기술(IT)을 결합한 ‘U-Tech’ 비전을 본격화하며 산업 구조 고도화에 나선다. 철도망 확충을 통해 대학의 지식 자산을 안양시 산업 현장과 연계해 수도권 남부의 기술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기존 제조업 기반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융합해 도시 전반의 산업 체질을 미래형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 안양시-서울대 MOU 체결… 서울 서부선 연장해 대학·산업 잇는다
안양시 비산동 일대가 관악산을 관통하는 직통 철도망 추진을 통해 서울대의 첨단 기술력을 수혈받는 ‘AI 혁신 거점’으로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단순한 교통망 확충을 넘어 대학의 인재와 도시의 산업을 하나로 묶는 ‘U-Tech(University+Technology) Line’ 구축을 시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시는 8일 서울대 행정관에서 서울대와 ‘AI 융합 혁신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시와 서울대의 긴밀한 관·학 협력을 바탕으로 ▲AI 연구 거점 구축을 위한 공동 추진 ▲교육·취업 프로그램을 통한 AI 전문 인재 양성 ▲지역 산업과 AI 기술 융합 및 산학 공동 연구 프로젝트 추진 ▲서울대 연계를 통한 글로벌 리더 기업 유치 등이 담겼다.
이번 협약의 핵심 동력은 ‘서울 서부선 안양 연장’이다.
현재 안양에서 서울대까지는 관악산에 가로막혀 차량으로 1시간 이상 소요되지만 서부선이 연장되면 서울대까지 10분대, 여의도 20분대, 신촌 30분대로 이동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것으로 시는 내다보고 있다. 산을 우회해 극심한 교통 혼잡 구간을 지나야 하는 경로가 직통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시는 2024년 11월 국토교통부에 서부선 안양 연장을 국가 상위계획(광역교통시행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시민 등 600여명이 참석한 안양권 철도망 설명회를 개최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했다.
■ ‘서울대 AI 연구 거점’으로 탈바꿈하는 비산동… ‘U-Tech 생활권’ 구축
협약에 따라 서부선 경유지인 비산동 운동장사거리 일원에는 서울대의 연구 역량이 집약될 ‘AI 융합 혁신 클러스터’ 조성이 추진된다. 이곳에는 AI, 빅데이터, 바이오헬스 등 미래 산업 분야의 연구개발(R&D)센터와 첨단 기업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창업 지원과 산학 공동 연구가 한곳에서 이뤄지는 ‘고밀도 혁신생태계’ 구축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시의 미래 성장 전략인 ‘K37+벨트’를 실현하는 핵심 사업으로 청년 인재 유입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남부권 산업 지도를 바꿔 가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이번 사업으로 교육 도시 안양의 환경을 더욱 내실화할 계획이다.
서부선 연장 노선은 남쪽의 평촌학원가를 서울대, 숭실대, 중앙대,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수도권 주요 명문 대학과 하나의 철도 축으로 연결하는 구상을 담고 있다. 시는 이를 ‘유니버시티 라인’으로 명명하고 대학과 지역 학원가 간의 맞춤형 연계 교육 프로그램 도입 등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비산동 및 평촌신도시 일대의 노후 도시 공간 재생과 연결해 실질적인 주거 가치 향상도 견인할 예정이다.
■ 안양시, 규제혁신·적극행정 ‘더블 최우수’… 행정 혁신의 표준 세우다
이러한 ‘U-Tech’ 기반의 하드웨어적 변화를 현실로 바꾸는 소프트웨어적 동력은 시 특유의 행정 역량에서 나온다. 시는 낡은 규제의 벽을 허무는 ‘규제혁신’과 이를 견인하는 ‘적극행정’ 분야에서 우수한 역량으로 지방 행정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시는 행정안전부 주관 ‘2025년 지방정부 적극행정 종합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올해 1월 ‘2025년 지방규제혁신 성과평가’에서 전국 기초 시(市) 중 1위를 기록하며 3년 연속 최우수로 평가받은 데 이어 전국 기초지자체 중 처음이자 유일하게 같은 해 행안부 양대 평가에서 모두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규제혁신의 핵심은 현장의 목소리에 끝까지 응답하는 행정의 ‘집요함’에 있다.
최초이자 대표적 사례인 메인텍㈜의 ‘의약품 주입 펌프’는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도 규제에 막혀 고사 위기에 처해 있었다. 시는 200여회의 간담회와 10차례의 중앙 부처 건의를 거치는 적극적인 행정 지원을 통해 13조원 규모의 세계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이러한 혁신 기술 도입으로 기존 제품의 치명적인 의료 사고가 해소되고 정확한 약물 주입으로 중환자·영유아 치료가 크게 개선됐다.
이런 노력은 현재까지 ‘지방규제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 7년 연속 우수 등급 이상 수상(2019~2025년)이라는 전국 유일의 기록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국가 표준이 없어 보급이 막혔던 ‘맨홀 충격 방지구’의 실증을 지원하고 ‘공중 영역 감시 체계’를 구축하는 등 예방 중심의 안전 시스템 구축을 지속한 것이 전문가와 국민 심사단으로부터 인정받았다.
■ ‘무카페인’ 표기부터 ‘마약 용어’ 정비까지
시민의 일상을 바꾸는 규제혁신과 적극행정도 시가 중점 추진 중인 분야다.
특히 임산부와 알레르기 환자 등을 위해 4년간 지속적으로 법령 개정을 건의해 ‘무카페인·무땅콩’ 등 기피 성분 표기를 가능하게 한 사례는 대표적인 민생 규제혁신 모델로 꼽힌다.
또 전국 최초로 음식점 상호에서 ‘마약’ 용어를 전수 정비하고 사물인터넷(IoT) 기반 ‘자동심장충격기(AED)’의 규제샌드박스 임시허가 1호를 이끌어내는 등 시민의 건강권 보호에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시의 이러한 규제혁신 성과는 공직자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적극행정 시스템’에 기반한다. 시는 ‘적극행정 마일리지제도’를 도입해 실무자들의 노력을 격려하고 우수 공무원에게 인사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능동적으로 일하는 공직문화를 정착시켜 왔다.
아울러 ‘적극행정 시민 투표’를 도입해 시민이 직접 행정 성과를 평가하게 함으로써 행정의 투명성과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스탠퍼드와 실리콘밸리처럼”
시는 서울대와의 협력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발표 예정인 국토부(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의 ‘제5차 광역교통시행계획’에 서울 서부선 안양 연장안이 최종 반영되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노선 연장은 단순한 교통망 확충을 넘어 서울대라는 세계적 연구 기관의 지식 자산을 안양의 산업생태계와 연결하는 핵심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시 관계자는 “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도시 구조 재편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본다”며 “실리콘밸리가 스탠퍼드대라는 엔진을 통해 세계적 IT 거점이 됐듯이 안양도 서울대라는 지식 엔진과 사통팔달의 철도망, 그리고 규제를 혁신하는 행정력을 결합해 ‘글로벌 피지컬 AI 선도 도시’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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