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아시아 지역에서 항생제 신약 접근성이 낮아 다제내성균 대응에 구조적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한국은 주요 아시아 국가 가운데서도 신약 도입 수준이 하위권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허경민 감염내과 교수와 이영호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연구팀이 아시아태평양감염재단 및 항생제 내성 감시를 위한 아시아 연합(ANSORP)과 함께 아시아 10개국을 분석한 결과, 최근 15년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항생제 신약 22종 가운데 실제 사용 가능한 약제는 국가당 평균 3.5개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별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일본과 대만은 각각 6종의 신약을 사용할 수 있는 반면, 한국은 2종에 그쳐 조사 대상국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말레이시아(4종), 인도네시아(3종), 태국(3종)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항생제 신약은 세프타지딤·아비박탐과 세프톨로잔·타조박탐 등 2종으로, 모두 카바페넴 내성 그람음성균 치료에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반면 카바페넴 내성 아시네토박터(CRAB)나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등 주요 다제내성균을 겨냥한 신약은 도입되지 않은 상태다.
연구팀은 이런 격차 배경으로 복잡한 허가 절차와 장기화된 약가·급여 협상 구조, 낮은 시장성에 따른 제약사의 진입 유인 부족 등을 지목했다. 다제내성균 감염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치료 옵션 확보가 필수적임에도, 현행 제도가 신약 도입을 제약하는 구조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에서는 대안적 정책이 도입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 스웨덴 등은 판매량과 무관하게 일정 수익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항생제 공급을 유지하는 정책을 시행, 일본은 유사한 보상 체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대만 역시 신약 심사 과정에 보건의료기술평가(HTA)를 적극 반영해 접근성을 높인 사례로 언급된다.
허경민 교수는 “다제내성균 감염 부담이 큰 아시아 지역에서 항생제 신약 접근성 개선은 치료 성과와 직결되는 문제”라며 “각국 정책 개선의 근거 자료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 최신 호에 게재됐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