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한 차례 협상으로 해결 안 돼…새로운 충돌 가능성"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이 결렬되자 중국은 양측의 구조적 불신과 입장 차이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며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3일 "1979년 이후 미국과 이란의 최고위급 대면접촉으로 평가된 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종료됐다"며 "양측은 귀국길에 서로를 비난하며 상대방의 비합리적 요구를 결렬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협상 결렬을 단순한 협상 실패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의 표출로 보고 있다.
친톈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중동연구소 부소장은 "미국과 이란 간 전략적 상호 불신은 협상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근본적인 문제는 양측의 요구가 지나치게 비대칭적이며 입장 격차가 매우 크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류중민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교수도 "이번 협상은 충돌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시작됐다"며 "협상 초기부터 전제 조건을 둘러싼 견해차가 컸다"고 지적했다.
중국 측은 이번 협상에서 다루려 한 의제가 지나치게 복합적이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호르무즈 해협 항행 안전, 이란 핵 프로그램, 중동 지역 분쟁, 이란 해외 자산 동결 해제 등 군사, 핵, 지역 분쟁 등이 동시에 얽혀 있어 단기간 내 타결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딩룽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교수는 "40년 넘게 누적된 갈등이 한 차례 협상으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양측이 대면 협상에 나섰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긴장 재고조 가능성을 우려했다.
현재 파키스탄 중재로 유지 중인 2주간의 휴전이 종료될 경우 군사 충돌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친톈 부소장은 "협상에서 해결되지 못한 문제는 전장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이 무력으로 해협 통항을 확보하려 할 경우 새로운 충돌이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 언론 등에 따르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협상 결렬 직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세레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란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합의 없이 미국으로 귀환한다"고 말했다.
이란 외무부도 호르무즈 해협 문제 등 2∼3개 주요 이슈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가 불발됐다고 설명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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