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상품 25%가 표시량 미달
연간 조사 물량 1만개로 확대
냉동수산물 부적합률 9% 최고
[포인트경제] 우리가 매일 먹고 쓰는 우유나 과자 등 생필품 4개 중 1개는 실제 내용량이 포장에 적힌 숫자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법적으로 허용된 오차 범위를 교묘하게 이용해 '정량 미달'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가 실제 내용량의 평균값이 표시량에 못 미칠 경우 제재하는 강력한 카드 조치에 나섰다.
지난 5일 오전 서울의 한 마트의 유제품 진열대 /사진=뉴시스
13일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국표원)은 화장지, 과자, 우유 등 정량표시상품 1002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내용량 적정성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내용량이 법적 허용오차를 벗어난 부적합 상품은 2.8% 수준이었으나, 상품별 내용량 평균값이 표시량에 못 미치는 경우는 전체의 25.1%에 달했다. 이는 일부 제조업자가 법적 허용오차 범위를 악용해 의도적으로 내용량을 줄여 포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행법은 개별 상품이 허용오차 내에만 있으면 처벌하지 않지만, 앞으로는 전체 평균량이 표시량 이상이어야 한다는 기준이 추가될 전망이다.
품목별로는 냉동수산물(생선·어패류)의 부적합률이 9%로 가장 높았으며 해조류(7.7%)와 간장·식초류(7.1%)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평균 내용량이 표시량보다 부족한 품목군은 음료 및 주류가 44.8%로 절반에 육박했으며 콩류(36.8%)와 우유(32.4%)도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2025년 정량표시상품 시판품 조사결과. 평균량 조사 결과 /산업통상부
정부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계량에 관한 법률」개정을 추진한다. 기존의 허용오차 준수 규정에 ‘평균량 기준’을 도입해 내용량 평균이 표시량보다 적을 경우 제재할 방침이다. 또한 현재 연간 1000개 수준인 시판품 조사 규모를 1만개 이상으로 대폭 확대해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정량표시상품의 시장 규모가 약 400조원에 달하는 만큼 사후관리를 강화해 민생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김대자 국표원장은 “정량표시상품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라며 “평균량 개념 도입과 철저한 관리를 통해 생활 필수품의 내용량이 정확하게 유지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최근 고물가 상황 속에서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되 크기와 중량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번 정부 대책은 기업들이 법망을 피해 교묘하게 양을 줄이는 행태에 제동을 걸고, 소비자들이 지불한 금액만큼의 정당한 가치를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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