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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국가선거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개표율 97.74% 기준 티서당은 전체 199석 중 138석을 차지했다. 헝가리 의회 과반은 물론 3분의 2를 넘어서는 수치다. 헝가리 의회에서 3분의 2 이상 의석은 개헌 요건을 충족하는 절대 다수다. 반면 여당 피데스는 55석 확보에 그쳤다.
◇2년 만에 무명에서 총리로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머저르는 법학 전공 출신으로, 오르반의 피데스당에서 20년 넘게 몸담아온 당내 중견 인사였다. 브뤼셀 외교관, 국가기관 고위직 등을 거쳤으며, 피데스 핵심 인사 바르가 유디트의 전 남편이기도 하다. 헝가리 정가에서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그의 인생 전환점은 2024년에 찾아왔다. 아동보호시설 내 성학대 은폐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이 사면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형 정치 스캔들이 터졌다. 머저르는 이를 계기로 피데스와 결별하고 신생 정치운동 티서를 창당했다. 같은 해 유럽의회 선거에서 티서는 헝가리 내 득표율 30%를 기록하며 단숨에 제1야당으로 올라섰다.
◇“EU 기금 유용·저성장”…반부패 민심이 선거 갈랐다
머저르 돌풍의 핵심 연료는 반부패 정서였다. 유럽연합(EU)은 오르반 정부가 EU 기금 수십억 유로를 유용하고 민주주의 제도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헝가리에 대한 개발기금 집행을 오랫동안 보류해왔다. 머저르는 EU와의 관계 정상화와 기금 수령 재개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경제 문제도 주요 변수였다. 헝가리의 저성장과 낙후된 의료 시스템에 대한 국민 불만이 누적돼 있었고, 머저르는 이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논란 이슈엔 철저히 침묵…“보수 기반 이탈 막기”
머저르의 전략에는 ‘침묵의 기술’도 있었다. 그는 성소수자(LGBTQ) 권리 문제를 건드리지 않았고, 지난해 부다페스트 프라이드 행진 금지에 대해서도 공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을 피했다. 오르반의 친(親)러시아 행보를 비판할 때도 우크라이나를 직접 거론하는 대신 “모스크바가 헝가리를 오랫동안 괴롭혀 왔다”는 역사적 서사를 앞세웠다.
이는 오르반의 전임 우파 도전자들이 실패한 전철을 의식한 행보로 읽힌다. 2022년 총선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선 페테르 마르키-자이는 피데스의 언론 공세에 ‘호전주의자’로 낙인찍히며 참패했다. 머저르는 그 실패의 교훈을 철저히 내면화한 것으로 보인다.
◇EU와의 관계 변화 주목
머저르의 승리로 헝가리와 EU 관계의 급격한 재편이 예상된다. 오르반 체제에서 묶여 있던 EU 개발기금의 재개 여부, 헝가리의 대(對)러시아 외교 노선 전환 속도 등이 향후 핵심 관전 포인트다. 유럽 정치 지형에서 ‘오르반 모델’의 후퇴가 다른 EU 회원국 내 권위주의 정치 세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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