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시장 스타 트레이더도 이란 전쟁 초기 수천억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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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시장 스타 트레이더도 이란 전쟁 초기 수천억 날려

이데일리 2026-04-13 08:14: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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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세계 최대 원유 거래 기업 비톨(Vitol)이 이란 전쟁 초기 석유 파생상품 시장에서 잘못된 베팅으로 수억달러(수천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사정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유류 저장통과 원유 펌프 잭 모형 뒤로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지도가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경유↑·두바이유↓” 베팅했다가 전쟁에 역풍

손실의 중심에는 비톨의 스타 트레이더 야오야오 류(Yaoyao Liu)가 있다. 케임브리지대학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골드만삭스를 거쳐 2012년 비톨에 합류한 류는 에너지 파생상품 시장에서 종종 대규모 수익을 내는 대담한 베팅으로 이름을 날려왔다. 2022년에는 단독으로 20억 달러(약 2조9700억원)의 트레이딩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류 팀의 손실 베팅은 경유 가격이 항공유 대비 오르고, 두바이산 원유가 브렌트유 대비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기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초부터 에너지 시장을 긴장시킨 군사력 증강에서 물러설 것을 전제로 한 포지션이었다.

그러나 전쟁이 현실화하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원유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류의 포지션은 시장 방향과 정반대로 전개됐다.

관계자 중 한 명은 “이후 류 팀이 손실의 일부를 만회했다”고 전했고, 다른 관계자는 “회사 전체로는 올해 이익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용선 선박 2척 피격·선원 사망

트레이딩 손실이 전부가 아니었다. 비톨이 용선한 연료 운반선 2척이 페르시아만에서 공격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선원 1명이 사망했다. 비톨은 원자재 거래소에서 대규모 증거금 요구(마진 콜)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30억 달러(약 4조4565억원) 규모의 긴급 대출 한도를 확보했다. 아직 이를 사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비톨의 바레인 지역 본사에서는 일부 직원이 철수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로 발이 묶인 중동산 석유·액화천연가스(LNG) 화물을 대체할 물량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비톨은 이와 관련해 담당 은행들에 지난달 말 페르시아만에 발이 묶인 선박들로 인한 막대한 보험료 및 운임 관련 청구 비용 문제를 보고했다고 WSJ은 전했다.

◇토탈에너지스는 정반대 베팅으로 수혜

비톨과 달리 이번 사태에서 이익을 본 기업도 있다. 프랑스 토탈에너지스의 트레이딩 부문은 두바이산 원유 가격이 폭등할 것을 정확히 예측해 수혜를 입었다고 WSJ은 보도했다.

비톨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상당한 이익을 쌓아온 데다 경쟁사 대비 부채 의존도가 낮아 당장의 위기 대응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2025년 비톨의 매출은 3430억 달러(약 509조5265억원)로 엑손모빌을 웃돌았다.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가 변수

비톨 사태는 이란 전쟁이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전체를 흔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아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여 있다. 호르무즈 통항 정상화 여부는 국내 정유업계와 에너지 수급에 직결된 변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 결렬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했다. 미군은 미 동부시간으로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작하겠다고 12일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간 봉쇄 상태를 유지할 경우, 비톨을 비롯한 글로벌 원자재 거래사들의 대체 루트 확보 비용 상승과 아시아 에너지 수급 불안이 동반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떠나기 전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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