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16년만에 정권 교체…親 EU로 돌아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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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16년만에 정권 교체…親 EU로 돌아설 듯

이데일리 2026-04-13 06:38: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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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던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이끄는 여당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서 패배해 16년 만에 실각하게 됐다.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밀착해 번번이 유럽연합(EU)의 대러 제재를 반대하던 헝가리가 입장을 바꿔 EU와 관계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사진=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이날 “선거 결과는 우리에게 고통스럽지만 분명하다. 통치할 책임과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았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헝가리 선거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54% 진행된 상황에서 페테르 마자르가 이끄는 야당 티사당의 득표율은 52.49%, 집권 여당 피데스의 득표율은 38.83%에 그쳤다. 부분 개표 결과 티사당은 전체 199석 중 3분의 2를 넘는 135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거는 16년간 이어진 오르반 총리의 통치에 대한 사실상의 국민투표 성격으로 치러졌다. 62세의 오르반 총리는 5회 연속 집권을 노렸으나 부패 척결과 공공 서비스 개선, EU와 관계 개선을 내세운 마자르 대표의 돌풍을 막지 못했다.

16년 만의 정권 교체로 헝가리는 물론 EU 내 역학 관계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오르반 총리는 그동안 스스로를 기독교 민족주의자이자 ‘EU의 가시’라고 부르며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주창해 왔다. 오르반 총리가 헝가리의 행정권 강화 및 언론 자유 제한, 사법부 독립성 약화 등을 추진하면서 결국 EU는 헝가리에 대한 수십억 유로 규모의 지원금도 중단했다.

오르반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밀착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며 EU와 번번이 충돌했다. 마자르 대표는 선거 기간 내내 헝가리가 러시아 영향권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하면서 이번 총선은 러시아 대 EU의 대리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마자르 대표는 승리 연설에서 “대법원장, 검찰총장, 언론 관리국장, 경쟁 당국 국장은 지체 없이 사임하라”며 “우리는 견제와 균형 시스템을 복원하고 민주적 기능을 보장해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서 다시 강력한 동맹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엑스(X)에 “헝가리는 유럽을 선택했다, EU는 더 강해지고 있다”며 티사당의 승리를 환영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헝가리 국민이 EU의 가치와 유럽에서 헝가리 역할에 얼마나 애착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승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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