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상원기자] 삼성전자의 상황이 심상찮다. 주가는 연일 하락하고 주요 기업들은 기술 부족을 이유로 HBM3E 납품을 외면하면서 내부에선 ‘이러다 회사 망하는거 아냐?’라는 한숨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보도가 연일 지면을 장식했던 때가 2024년 말, 그러니까 지금부터 겨우 1년 반 전이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등에 업고 수익이 반등하기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직원들의 성과급 더 달라는 요구가 거세다. 올해 영업이익이 최대 300조 원에 달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쏟아져 나오면서 삼성전자 노조의 목소리도 한층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최근 올해 이후 전체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삼아 상한선이 없는 성과급 지급을 명문화할 것을 회사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올 1분기 57조2천억 원의 역대급 실적을 거두자 노조가 성과급 요구 조건을 기존 영업이익의 10%에서 15%로 상향 조정한 것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분석기관 전망 대로 300조 원을 시현할 경우, 45조 원을 직원들 성과급으로 내놓으라는 것이다.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게 되면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 부문 직원들의 1인당 성과급은 세전 기준 평균 6억2,000만 원을 받게 된다. 이는 지난해 SK하이닉스 직원들이 받은 성과급 1억5천만 원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한 영업이익 15%는 지난해 연구개발(R&D)비 37조7,000억 원보다도 훨씬 많다.
성과급 상한제 폐지를 회사측이 거부하면서 노사 협상이 결렬되자 노조는 성과급 지급률을 더 높인 것이다.
노조의 이같은 요구에 회사의 미래와 지속성에는 관심 없고 눈앞의 이익 챙기기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업종의 호황 사이클 주기가 짧아 단기 예측도 어려운데다 반도체 칩 사업과 파운드리사업의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수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건 개인의 이익 챙기기에만 집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회사 측은 반도체 사이클에 따른 위험요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최근 애플, 구글 등 주요 공급업들과 계약 기간을 기존 1년 미만에서 3년 이상 장기 계약을 전환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최대 실적을 내는 데 기여한 직원들에게 성과를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회사 미래를 위한 투자까지 줄여가면서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것은 결코 회사의 미래에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조의 요구가 관철될 경우, 연간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부문은 수억원대의 성과급을 챙기는 반면, 가전. 스마트폰등 DX사업부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성과급을 받을 수밖에 없어 소외감과 박탈감으로 인한 직원들 간의 분열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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