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이 결렬되면서 청와대가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매우 크다”며 비상 대응 체제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중동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을 전제로 물류·에너지·물가 전반에 걸친 비상 관리 체제를 풀지 않겠다는 뜻이다.
청와대는 12일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비상경제 현안점검회의를 열고 미국-이란 협상 결렬 이후 정세 평가와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전은수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1차 협상 결과와 최근 정세를 종합할 때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매우 크다는데 참석자들이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전 대변인은 “미국과 이란의 후속 종전 협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휴전이나 종전이 성립되더라도 물류 운송의 정상화나 중동 에너지 생산 시설의 복구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명확한 종전 선언이 있을 때까지 현재의 비상 대응 체제를 엄중히 유지하기로 했다”며 “이재명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점검회의, 국무총리 및 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점검본부 등이 지속 가동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공급망·물가 관리를 위한 품목별 ‘신호등 시스템’을 계속 운용하고, 매점매석 금지 및 긴급 수급 안정 대책을 상시 검토하기로 했다. 원유 가격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원유 물량 확보와 가격 안정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자원 안보 위기 경보 ‘경계’ 단계도 유지된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 2부제, 민간 자율 5부제 등 연료 사용 절감 조치는 당분간 계속 시행된다. 청와대는 나프타 공급량을 전쟁 전 수준인 211만t까지 회복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정유 산업의 핵심 원료로, 공급 차질 시 생산과 수출 전반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내수·교통 부문에선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된 대중교통 이용 촉진 프로그램 ‘모두의 카드’ 인센티브를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전 대변인은 “출퇴근 시차 이용 시 정률제 환급률을 30%포인트 인상하고, 정액제 환급 기준 금액을 50% 인하하는 등 파격적 혜택을 담았다”며 교통비 부담 완화와 출퇴근 혼잡 분산 효과를 기대했다.
이날 회의에는 재정경제부, 외교부, 행정안전부, 산업통상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기획예산처 차관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김용범 정책실장을 비롯해 경제수석비서관, 재정기획보좌관, 성장경제비서관, 경제안보비서관 등이 배석해 범부처 차원의 점검 체계를 가동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전날부터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첫 종전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 없이 종료됐다. 미국 대표단은 “핵 포기에 대한 이란의 명시적 약속이 없었다”며 추가 협상 계획 없이 귀국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조만간 양측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가능성은 거론되지만, 2주간의 휴전 기간 안에 타결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청와대는 중동 정세와 미국-이란 협상 동향을 실시간으로 주시하며 비상경제점검회의를 통해 대응 수위를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전 대변인은 “정세 변화에 따라 필요시 추가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뉴스로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