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중인데요” 두쫀쿠·마라탕 유혹 안 속는 유괴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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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중인데요” 두쫀쿠·마라탕 유혹 안 속는 유괴 예방

이데일리 2026-04-13 06:05: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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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염정인 기자]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 사줄게. 같이 가자”고 유혹해도 아이들은 쉽게 넘어오지 않았다. 처음에는 수줍은 듯 우물쭈물 뒷걸음질만 치던 학생들도 점점 “다이어트 중”이라거나 “화장실이 급하다”며 또박또박 거절하기 시작했다.

지난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대림초등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찾아가는 체험형 아동 약취·유인 예방 역할극' 프로그램 현장의 모습이다. '원숭이'라는 제시어에 맞춰 몸으로 표현하는 역할극 연습 중인 상황이다. (영상=염정인 기자)


지난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대림초등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찾아가는 체험형 아동 약취·유인 예방 역할극’ 프로그램의 한 장면이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협업해 지난 4일부터 오는 14일까지 관내 초등학교 5곳을 대상으로 이러한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오전 수업은 120여명의 1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진행됐다. 1반부터 6반까지 신입생 전체가 참여했다. 유치원을 갓 졸업한 이들이지만 ‘유괴가 뭔지 아느냐’는 강사의 질문에 “위험한 거요”, “나쁜 사람”, “납치요” 등 정확한 답이 터져 나왔다.

역할극 강사로 나선 정세희(35)씨는 다소 놀란 눈으로 맞장구치며 “이미 잘 알고 있네요. 그런데 나쁜 사람들은 대놓고 납치하지 않아요. 여러분을 속일 수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또한 OX 퀴즈로 ‘낯선 어른이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준다’는 문제를 내자 아이들은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엑스자 모양을 만들었다. 정씨는 “어른들은 절대 아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요”라고 재차 강조했다.

◇“선생님이 낯선 사람으로 변신해서 다가갈 거예요”

연기를 전공한 정씨는 뚜벅뚜벅 걷는 시늉을 하며 아이들 앞에 섰다. 그는 “어머 너무 착하게 생겼네.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다 사줄게. 두쫀쿠는 어때?”라고 말을 건넸다. 대표로 나선 두 명의 학생은 서로 손을 잡고 머뭇거리는 모습이었다. 앉아 있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두쫀쿠라는 말에 ‘헉’ 소리가 났다. 큰 소리로 “싫어요”라며 대신 답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반별로 2명씩 나와서 역할극에 참여했다. 총 30여 명의 아이들이 몸소 체험할 기회를 얻었다. 정씨는 시나리오를 계속 바꿔가며 아이들을 설득했다. 그는 “엄마랑 원래 친한 사이야”, “집에 말하는 앵무새가 있어” 등으로 꼬셔도 아이들은 점점 더 단호해졌다. 나중에는 “다이어트 중이라 먹기 싫어요” “화장실 가야 해서 급해요”라는 말로 자리를 피하는 아동들도 있었다.

기자도 직접 나서 아이들을 설득해 보기도 했다. 자세를 낮춰 학생들과 눈을 맞추고 “엄마가 잘 안 사주는 거 먹으러 가자. 마라탕은 어때?”, “집에 아이브(IVE) 포토카드 많은데 구경 올래?”라고 해도 아이들은 단호하게 “싫어요”라고 외쳤다. 우물쭈물하는 옆 친구의 손을 이끌고 자리를 피하려는 학생도 있었다.

당초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역할극 강사로 활동한 정씨는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새로 대본을 짰다. 그는 “경찰서로부터 의뢰받고 처음 유괴 예방 교육을 준비하게 됐다”며 “뉴스에 나온 사례를 참고해 역할극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실제 유괴범이 범행 당시 건넨 말들을 직접 조사해 이를 교육용으로 각색하는 노력을 보인 것이다.

◇‘제복’ 입은 경찰관 말에 집중력 ‘쑥’…체험형 교육 중요

이번 예방교육은 최근 아동 유인에 대한 지역사회의 불안이 커지면서 마련했다. 특히 관련 신고 중 상당수가 치매 노인이나 취객 등으로부터 비롯되면서 예방 단계의 중요성이 더 커지는 추세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백형 동작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SPO) 팀장은 “학교로 직접 찾아가는 프로그램은 외부 교육에 비해 인솔하는 교사들 부담이 적다”며 “더 많은 학생이 대처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독려하려고 한다”고 했다.

대림초등학교에서 생활안전부장을 맡고 있는 고기연 교사는 안전 교육은 역할극 등 실감 나는 체험형 학습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제복을 입은 경찰관들이 말하는 것만으로도 이론 학습보다 효과적”이라며 “아동 유인 예방을 목적으로 진행했지만 분명 성범죄 등 강력범죄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 전했다.

이날 동작경찰서 소속 SPO 경찰들은 제복을 입고 무대 위로 올랐다. 특히 해당 학교를 담당하는 노지은 경사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주의사항을 당부했다.

한편 동작경찰서는 최근 관내 노인종합복지관과 경로당 5곳 등을 찾아 어르신들을 상대로 아동 유인 예방 관련 주의사항을 당부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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