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을 아름답고 강렬하게 또는 명확하게 하기 위해 꾸미는 말. 표준국어대사전은 '수식어'의 두 번째 뜻을 이렇게 풀이한다. 이 정의를 따른다면 표현을 아름답고 강렬하게 또는 명확하게 하지 못할 것 같은 말은 수식어로 쓸모가 적거나 없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그렇다. 꾸미는 대상을 틀에 가두어 비틀고 억누르는 수식어가 있다. 부풀리거나 쪼그라뜨리거나 오그라뜨리는 일도 많다. 이런 경우다. 가왕 조용필이라고들 한다. 굳이? 조용필은 이름 석 자로 충분하잖나. 은퇴한 나훈아에게는 현역 시절, 가황이라는 수식어가 따르기도 했다. 타이틀의 적격 논란을 떠나 그 역시 이름 석 자로 족한 사람이잖나. 스포츠 분야에서도 예는 흔하다. 역대 최고 왼손 투수 중 하나인 류현진 앞에 '코리안 몬스터'는 왜 두나. 거추장스러운 치장일 뿐이다. 최고 오른손 투수 중 하나인 선동열을 무등산 폭격기라 했던 건 또 어떤가. 무등산에 그를 가두다니, 너무 작지 않나. 선동열이 존경한 대투수 최동원 앞에 놓였던 '무쇠팔'도 '전설'을 꾸미는 말로는 미미할 따름이다.
지방선거 관련 보도에 한창인 언론들 기사문을 보면 대구 앞에 종종 '보수의 심장'이라는 말이 놓인다. 역대 선거에서 국민의힘 계열 정당 지지가 컸던 곳이다. 그렇다면 '국민의힘 텃밭인'과 같은 명료한 수식어가 적절하다. 보수라고? 심장이라고?, 이건 차원도 다르고 합의 수준도 낮은 단어 선택이다. 꾸미는 말은 꾸미는 대상을 더 잘 드러내고 나타내야만 쓸모를 인정받는다. 그러지 못한다면 버리거나 다른 말로 바꿔야 한다. 국가대표 사전(꾸미는 말)인 표준국어대사전(꾸미는 대상)의 정의에 따른다면 말이다. 여기서 국가대표 대신 국민대표 사전이라고 꾸미는 말을 쓰면, 시빗거리가 될 수 있다는 원리를 새겨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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