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속 동결하며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가 아니라 오히려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솔솔 나오고 있다.
이란 전쟁 장기화로 인한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나타날 경우 어쩔 수 없이 금리가 인상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창용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전원이 동결 의견을 낸 것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7차례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 둔화 조짐과 대외 불확실성을 감안해 당장의 금리 조정보다는 상황 관망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일부 시장에서는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인한 유가 상승과 환율 불안이 이어지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경제 성장세 둔화와 전쟁의 향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일단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물가 상승률과 성장률 전망에 큰 변화가 없는 한 연내 금리 동결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되거나 피해 규모가 확대될 경우 통화정책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국제 유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자극될 경우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쟁 리스크 변수로 금리 인상될 수도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상황이 장기화되거나 경제적 충격이 커질 경우 금리 인상은 선택이 아닌 불가피한 대응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창용 총재 역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는 금통위 이후 “현재 상황이 빠르게 안정된다면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면서도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될 경우에는 이를 부정하기 어렵다”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7%를 넘어선 은행 대출금리는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으며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예금금리 인상 유인이 제한된 상황에서 예대금리차 확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준금리 0.25%p 인상에 해당되는 통화 정책이 시행된다면 1년 뒤 수도권 주택 가격은 0.6% 내외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글로벌 통화정책 흐름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400원대를 새로운 기준선으로 굳힐 경우 인플레이션이 다시 자극될 수 있다”라며 “향후 금리 인상은 국내 요인보다는 글로벌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대응 차원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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