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최근 병역기피자 A씨가 병무청을 상대로 제기한 인적사항 공개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2019년 병역판정검사에서 신체등급 2급을 받아 현역병 입영대상자로 판정됐고, 이후 대체역 편입을 신청해 2021년 2월 대체역으로 편입됐다.
하지만 A씨가 현행 대체복무 제도가 징벌적이라는 이유로 소집에 응하지 않자, 병무청은 병역법에 따라 병역의무 기피 공개 심의 절차를 거쳐 A씨를 인적사항 공개 대상자로 선정했다.
문제는 공개 절차였다. 병무청은 A씨에게 사전통지서와 소명서 제출 안내를 등기우편으로 보냈지만 반송되자, 경인지방병무청 게시판과 홈페이지에 공고하는 방식으로 공시송달 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A씨의 성명, 연령, 주소, 기피 일자와 요지, 위반 법률 조항 등을 병무청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A씨는 소송에서 사전통지서를 받지 못해 소명기회를 보장받지 못했고, 공시송달의 효력이 발생하기도 전에 인적사항이 공개됐다며 절차적 위법을 주장했다.
법원은 절차상 하자를 인정하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병무청이 병적조회서를 통해 A씨의 휴대전화 번호와 이메일 주소까지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다른 연락 경로나 실제 거주 가능성을 확인하려는 시도없이 곧바로 공시송달에 나아갔다고 지적했다.
특히 통지서가 두 차례 반송됐다는 병무청 주장에 대해서도,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시송달은 일반적인 송달이 불가능한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절차인 만큼 그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사전통지서 송달은 공시송달 요건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공시송달이 적법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효력이 발생하기 전 인적사항을 먼저 공개한 것은 공개결정의 집행행위를 앞당겨 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국회에서는 병역 회피를 막기 위한 제도 강화 논의가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달 9일 국회 국방위원회 법률안심사소위원회는 병역법 개정안을 심사·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입영 의무 면제 연령을 현행 만 38세에서 만 43세로 상향하는 것으로, 병역 의무 종료 연령도 현행 40세에서 45세로 높이는 내용이 함께 담겼다.
현행 병역법은 일정 기간 국외 체류를 허가받은 뒤 귀국하지 않고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만 38세가 되면 입영 의무가 면제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유학이나 취업 등을 이유로 장기간 해외에 머물다가 면제 연령이 지난 뒤 귀국하는 방식으로 병역 의무를 회피하는 사례가 반복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실제 병무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38세 이상’을 이유로 전시근로역 처분을 받은 인원은 매년 5000명을 웃돌았다.
연도별로는 2021년 5942명, 2022년 5645명, 2023년 5275명, 2024년 5174명이었고, 지난해에는 5901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국외 이주나 장기 체류와 관련된 경우로 파악된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제도적 허점을 줄이고 병역 의무 이행의 형평성과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실제 시행까지는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의결 등 후속 입법 절차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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