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李대통령 '2년제한 기간제법 개편''소상공인 노동3권' 보장 시사…"'피지컬AI' 공포 가질 필요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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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李대통령 '2년제한 기간제법 개편''소상공인 노동3권' 보장 시사…"'피지컬AI' 공포 가질 필요없어"

폴리뉴스 2026-04-12 17:00:12 신고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비정규직의 상시 고용 전환을 위해 마련된 '2년 제한 기간제법'을 비판하며 제도 개편을 시사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소상공인들의 '단결권, 단체교섭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피지컬 인공지능(AI)이 노동자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란 노동계의 우려에 대해선 "너무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위기가 아닌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며 발상의 전환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지도부와 첫 별도의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노동이 존중받는 나라, 함께 만드는 상생의 미래'라는 슬로건 아래 노동 현장의 생생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AI공포 없애고 활용법 찾아야" 정부·노동계 공동대응 주문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간담회에서 양경수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간담회에서 양경수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AI 기술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란 노동계의 우려에 "너무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와 같은 피지컬AI 도입의 부작용을 언급하며 "피지컬 AI 도입은 일자리 변화가 아니라 소멸이다. 자동화가 곧 일자리 상실이라는 역사적 경험 속에서 (노동자 입장에서는)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AI 도입과 관련해 걱정이 크지만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피지컬AI는 숙련노동을 로봇으로 대신해야 하므로 노동자들의 협조와 관리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한 '스마트 팩토리(지능형 공장)'가 고용 증가로 이어진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현장 통계를 보면 생산성이 늘어난 만큼 고용은 오히려 늘었다고 한다. 스마트 팩토리를 개선하거나 유지하는 데 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관리 인력을 바깥에서 데려오기보단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을 재교육시키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이고 빠르다고 한다. 기존 노동자들의 입지가 좁아지기보단 되레 강화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이 'AI 노동영향평가 도입'을 요청하자 이 대통령은 "정부가 환경영향평가를 하듯이 노동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의무적으로 검토하는 노동영향평가를 전면 도입하자"고 제안한 뒤 "걱정이 크지만 피할 수 없다. 노동계에서 대책을 논의해주면 좋겠다"고 답하며 생산 현장의 AI 적용에 대해 정부와 노사가 함께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에 대한 공포감도 없애고 지식도 쌓고, 어떻게 활용할지 주체적으로 연구해야 하는데 정부에서만 하기 어렵다"며 "현장의 시각으로 인공지능 도입에 대해 공동 대응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소상공인 '노동3권' 보장 시사 "집단교섭·단결권 허용해야"

이 대통령은 "소상공인에게도 노동자와 같은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소상공인의 '단결권 허용'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카드를 거론했다.

현행법상 '사용자' 지위에 있는 소상공인이 상대적으로 경제적 약자인 만큼 노동자와 같은 권리를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사용자로 분류된 소상공인의 집단행동이 제한적이어서 협상력을 떨어뜨리고, 이런 점들이 대기업의 착취로 이어진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던 사안이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소상공인들도 집단적 교섭을 허용하고, 단체 행동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단결권은 허용해야 된다"며 "(소상공인들이) 납품업체끼리 체인점끼리 아니면 지점끼리 집단적으로 (대기업과) 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는 본질적으로 약자라서 노동조합의 조직률을 향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소상공인의 단체행동권에 대해선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만약 이 대통령의 제안이 현실화된다면 프랜차이즈 업계 가맹점주와 대기업 납품업체들이 기업체에 단체 협상을 요구할 수 있어 노동계를 포함해 산업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기간제법 비판 "2년 넘기면 못 쓰는 구조"…개편 필요성 제기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이 개정 의지를 밝힌 '고용 2년 뒤 정규직 전환'을 골자로 하는 현재 기간제법과 관련해선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사업자가 기간제 근로자를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면 2년 뒤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토록 한 '기간제법'에 대해 지난달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노동 정책 토론회, 지난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 때 언급한 데 이어 이날 세 번째로 거론했다.

그는 "상시 고용 전환을 독려하기 위해 만든 법인데 사실상 '2년 이상 고용금지법'이 돼 버렸다. 이에 대한 현실적 대안을 만들면 좋겠다"고 말하며 구체적으로 "2년이 지나면 정규직을 계약해야 한다는 조항만 보면 아주 그럴듯하지만 현실적으로 고용하는 측에서는 1년 11개월을 딱 잘라 고용을 하고 절대로 2년 넘게 계약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은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 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토록 하지만 현실에선 '쪼개기 계약'을 통해 비정규직 일자리를 유지하는 편법이 사용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해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경사노위 논의를 바탕으로 노사 간 신뢰를 쌓아야 노사 문제의 근본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1999년 2월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뒤 현재까지 복귀하지 않았다.

노사정 위원회는 근로자(노), 사용자(사), 정부(정) 대표가 모여 노동정책 및 관련 경제·사회정책을 협의하고, 사회적 대화의 중심기구로 기능하는 대통령 소속 자문위원회다.

이 대통령은 "근본적으로는 소위 사회안전망 강화, 기업의 부담 강화, 노동계의 유연성 양보 같은 사회적 대타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전체회의에서도 "정규직화를 강제하기 위해 제정했는데 실제로는 2년 이하로 고용하는 걸 강제하는 결과를 빚었다"며 기간제법을 언급한 바 있다.

정부도 기간제법 개정을 위한 사전 작업 움직임을 보였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국책 연구 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을 통해 '기간제 활용 실태 조사' 입찰 절차에 들어갔으며, 노동부는 이에 대해 "사업체의 기간제 활용 실태 및 제도 개편에 대한 의향, 근로자의 기간제 근로 현황 등에 대한 기초 정보를 파악하는 작업"이라고 밝혔다.

기간제 실태 파악을 통해 현행 2년보다 기간을 더 늘리는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도 기간제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노동계 반대에 부딪혀 성공하지 못해 노동계의 반대를 이겨낼 수 있느냐 하는 점이 관건이다.

국힘 "李, 기간제법 실패자인…좌파 노동정책 재검토해야"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기간제법과 관련해 '사실상 2년 이상 고용금지법이 됐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좌파 노동정책의 실패를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12일 논평을 내고 "비정규직 보호를 명분으로 도입된 제도가 오히려 고용 단절을 초래해 온 정책 실패에 대한 뒤늦은 고백"이라고 꼬집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겠다던 제도는 현실에서 '1년 11개월 해고 구조'라는 왜곡된 결과로 이어지며 사실상 실패했고, 단기 반복 고용 구조만 고착화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이제야 한국노동연구원에 실태조사를 의뢰해 제도 개편 논의에 착수했다. 2007년 시행 이후 약 20년간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외면한 채 구조적 문제를 방치해 온 점에서 이번 대응은 만시지탄"이라고 비판했다.

기간제법 도입 배경도 거론한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이 법은 2007년 당시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비정규직 보호와 노동시장 유연성을 명분으로 추진한 정책"이라며 "도입 당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조차 2년 제한 방식에 대해 '보호법이 아니라 해고 촉진법이 될 수 있다'고 반대했고, 기업과 산업계 역시 고용 단절과 비용 부담 증가를 경고했지만 이를 외면한 채 입법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는 아직도 주52시간제의 경직적 운용, 중대재해처벌법, 노란봉투법 등 좌파식 포퓰리즘 노동정책을 고집하고 있다"며 "이러한 정책은 산업 현장과 기업 현실을 외면한 채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결국 가장 취약한 노동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있다"며 정부의 노동정책도 비판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지금이라도 실패한 이념 중심 노동정책에서 과감히 벗어나 현장의 목소리와 경제 현실을 반영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며 "노동자를 진정으로 보호하는 길은 생색내기식 입법이 아닌 지속 가능한 일자리와 균형 잡힌 노동시장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고 피력했다.

민주 "노동 현안 해결 위해 당정 책임감 있게 추진"
野향해선 "노동자 생존권 정쟁 삼은 행태 중단하라" 비판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제안한 노동계 현안 해결을 위한 정책을 책임감 있게 추진할 것을 약속하며, 이를 비판한 국민의힘을 향해선 노동자의 생존권을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라고 비판했다.

박지혜 민주당 대변인은 12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시대 변화에 발맞춘 노동 사각지대 해소와 실용적 대안 마련, 당정이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며 "기존 법 제도가 담아내지 못한 고용 현장의 부작용을 직시해 실용적인 해법을 모색한 것은 앞으로 당정이 함께 나아가야 할 분명한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대변인은 "산업 구조가 재편되고 새로운 노동 형태가 등장했음에도 정치가 노동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포용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 것이 사실"이라며 "변화의 속도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해 현장의 노동자와 소상공인들이 겪어야 했던 고충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민주당은 청와대가 제시한 실용적 정책 기조를 적극 뒷받침하며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라며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야말로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의 토대라는 믿음으로,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입법과 정책성과를 내는 데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쓴소리를 쏟아냈다. 임세은 민주당 선임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은 노동자의 생존권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 후안무치한 행태를 중단하라"며 "국정 운영의 책임 있는 주체라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변화하는 노동 환경에 맞춰 제도를 보완하려는 노력을 정략적으로 비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임 선임부대변인은 "기간제법 보완 논의는 현장의 해묵은 난제를 해결하려는 책임 행정의 발현"이라며 "현장에서 나타난 '쪼개기 계약' 등의 부작용은 법의 취지를 악용해 온 일부 사용자의 편법과 이를 방조해 온 보수 정권의 직무유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이를 방치하지 않고 실질적인 개선책을 찾기 위해 노동계와 머리를 맞대고 있다. 국민의힘이 말하는 '현실'은 노동자의 권리를 오로지 '비용'으로만 보는 편협한 시각을 고스란히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실패한 노동 정책의 역사는 오히려 국민의힘을 향하고 있다. 정당한 노조 활동을 '건폭'으로 매도하며 공권력을 동원해 탄압하고, 저임금 구조 고착화에 앞장섰던 이들이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임 선임부대변인은 "진정으로 노동자를 보호하는 길은 노동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제도를 끊임없이 보완해 나가는 진정성 있는 소통에 있다"며 "국민의힘은 근거 없는 비난을 멈추고,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입법 과제에 초당적으로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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