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검사 40명 죄인 추궁…수사·재판 외압" 이원석 전 총장 작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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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검사 40명 죄인 추궁…수사·재판 외압" 이원석 전 총장 작심 비판

이데일리 2026-04-12 11:46: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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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정치권에 대한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현직 검사 40여명을 증인으로 불러 죄인처럼 추궁하는 것은 수사와 재판에 외압을 가해 사법시스템을 크게 위축시키는 국정조사라는 전직 검찰총장의 작심 발언이 나왔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9월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원석 전 검찰총장은 12일 이번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돼 출석을 앞두고 공개한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런 국정조사가 진행된다면 앞으로 정치권과 권력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맡아 수행할 검사와 판사는 단연코 없을 것”이라며 “우리 법에 앞으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없다”고 비판했다.

이 전 총장은 먼저 전직 검찰총장으로서 국민께 사죄의 뜻을 밝혔다. 그는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충분히 얻지 못하여 폐지되는 현실에 이른 점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그와는 별론으로 법치주의와 사법시스템이 무너지는 작금의 현실 앞에서 더는 침묵할 수 없어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 전 총장은 이번 국정조사가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에 반한다고 직격했다. 그는 “판결이 선고되거나 재판 중인 사건, 심지어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 불법대북송금 사건에 대해 국회로 법원의 법정을 들어옮겨 입법부가 사실상 사법부 역할을 맡아 재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의 감사나 조사는 재판과 수사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돼서는 안 된다는 국정조사법 규정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그는 사법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며 국정조사의 문제점을 짚었다. 이 전 총장은 “헌법은 사법부를 두고 적법절차, 증거능력과 증명력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해야만 유죄판결이 선고되고 3심제를 거쳐 확정되도록 하는 까다로운 사법시스템을 마련해뒀다”며 “검찰의 일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와 오류가 있을 수 있고 검찰의 결론이 매번 반드시 옳을 수도 없기 때문에 사법부를 통해 검찰의 기소에 정밀한 검증을 거치도록 엄격한 사법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와 재판이라는 사법절차는 필연적으로 이해관계자 간의 공방을 전제로 하며 100퍼센트 유죄의 증거만 존재하여 100대 0으로 끝나는 사건은 없다”고 했다. 그는 “유죄의 증거와 그 반대증거가 90대10, 80대20, 70대30과 같이 혼재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사법절차의 틀 안에서 증거능력·증명력의 허들을 통과한 수많은 증거들을 평가해 유무죄가 결론지어지는 것이 헌법과 법률에서 예정해 마련한 사법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장은 특히 국정조사 방식의 편향성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번 국정조사는 수년간 수십, 수백 회에 걸쳐 법원의 증거조사와 판단이 이루어진 사실관계와 법리를 단 며칠 만에 송두리째 뒤집고 있다”며 “법원에서 인정된 수많은 유죄의 물적 증거와 증인들은 아예 국정조사에서 배제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은 피고인들의 번복된 일방적 주장과 편향된 일부 반대증거만을 전면에 내세워 국회가 단정적으로 ‘조작기소이자 무죄’라고 판결까지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는 형사재판에서는 유무죄 증거의 비율이 90대10이라도 유죄판결이 용이하지 않다”며 “그 좁은 길을 뚫고 유죄판결이 선고되거나 확정된 사건에서 90의 유죄증거는 내버리고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반대증거만 부각하여 국회에서 보여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대북송금 사건을 예로 들어 “검사가 회유하여 진술했다고 주장하는 조서는 정작 법정에서 아예 증거로 쓰인 적도 없다”고도 했다. 또 대장동 사건 판결을 인용해 법원이 피고인들에 대해 “기자, 변호사, 회계사로 사회적·법률적 소양과 자제력을 갖췄을 것임에도 개발 이익을 얻으려고 소임과 품격을 지키지 못한 채 스스럼없이 중대 범죄로 나아갔다”고 판시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나아가 증언을 뒤집은 피고인에게 법원이 “법정에서 선서하고 증언한 내용까지 바꿔가며 부인하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고 질책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책임을 물을 일이 있다면 검찰의 지휘 감독을 맡았던 저에게 책임을 묻기 바란다”고 했다. 국회·법무부·검찰·공수처·특검이 총동원돼 고발·감찰·징계·수사·출국금지를 동시에 진행하고 공공연히 공표하는 현 상황에 대해서는 “수사로 따진다면 ‘보복·표적·기획·편파·강압수사’”라고 규정했다.

이 전 총장은 “다음 번에 유죄판결을 받은 피고인들이 또다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진술을 번복하면 ‘조작기소를 조작’하였다고 재국정조사를 열고 재수사를 ‘조작수사’로 재재수사할 것이냐”고 반문하며 “보복이 보복을 낳는 악순환을 끊어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그는 “확정된 재판을 번복할 만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다면 재심절차를 거치면 되고, 진행 중인 재판에서는 적법절차와 증거능력·증명력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차분히 따져 유무죄를 결정지으면 된다”며 헌법과 법률이 마련해둔 사법시스템 안에서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이 전 총장은 “최소한 제가 접한 검찰구성원들은 12·3 비상계엄에 대하여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고 불의한 공권력 행사라는 점에 작은 이견도 없으며, 검찰구성원이 비상계엄에 연루되어 징계·기소된 사례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6년 국정농단, 2024년 비상계엄과 같은 헌정사의 불행한 사건들도 모두 헌법과 법률이 미리 정해둔 형사재판과 헌법재판의 틀 안에서 진행됐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에 법치주의가 작동되고 살아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장은 “‘누구도 자신의 사건에서 재판관이 될 수 없다(Nemo iudex in causa sua)’는 법언에서 알 수 있듯이, 사법부의 재판권과 행정부의 수사권을 침해하고 삼권분립 원칙에 정면으로 반하는 국정조사는 법치주의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법 위에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민주공화국은 무너진다’는 것을 우리는 뼈저리게 절감했다”며 “비록 더디더라도 헌법과 법률이 미리 정해둔 법치주의와 사법시스템을 믿고 지켜봐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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