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 "누가 이익을 가져가나"...20조 홈쇼핑업계, 구조적 붕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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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누가 이익을 가져가나"...20조 홈쇼핑업계, 구조적 붕괴 시작됐다

뉴스락 2026-04-12 10:55: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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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20조원 규모를 유지하던 홈쇼핑 산업이 균열 조짐을 넘어 구조적 침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TV 시청 감소와 이커머스 확산으로 유입 기반이 무너진 가운데, 연간 2조원에 육박하는 송출수수료 부담은 오히려 확대되며 수익 구조를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고객층마저 40~60대에 고착되면서 산업 전반이 ‘고령화 함정’에 빠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주요 사업자들은 AI, IP, 플랫폼 확장을 앞세워 탈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구조적 한계를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뉴스락>은 홈쇼핑 산업의 위기와 주요 사업자들의 대응 전략을 살펴봤다.

AI 생성 이미지. [뉴스락]
AI 생성 이미지. [뉴스락]

시장 축소에 늘어나는 비용... 홈쇼핑 산업 '체력 약화'

TV홈쇼핑사 전체 취급고, 방송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 한국TV홈쇼핑협회 제공. [뉴스락 편집]
TV홈쇼핑사 전체 취급고, 방송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 한국TV홈쇼핑협회 제공. [뉴스락 편집]

홈쇼핑 업계의 부진이 일시적 흐름을 넘어 장기화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매출과 취급고 감소 등 시장 축소 흐름에 더해, 송출수수료 부담과 고객층 고령화까지 고착되며 산업 전반의 체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규모의 축소는 수치로 드러난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2020년대 들어 20조원 수준을 유지하던 전체 취급고는 지난 2024년 처음 19조원대로 떨어졌다. 취급고란 TV홈쇼핑사가 TV·모바일 등 모든 플랫폼을 통해 판매한 상품 총액을 의미한다.

특히, 방송 부문 취급고는 2022년 약 10조원에서 2024년 약 8조원으로 줄어들며 TV 기반 판매 위축이 확인된다.

비용 구조 역시 개선되지 않고 있다. 홈쇼핑사가 유료방송사업자에 지급하는 채널 사용료인 송출수수료는 2015년 약 1조1309억원에서 2024년 약 1조936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또한, 방송 매출액 대비 수수료 비중은 2020년 54.1%에서 2024년 73.3%까지 올랐다.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비용 부담은 오히려 커지는 구조가 굳어진 셈이다.

수요 기반의 한계도 뚜렷하다. 2024년 기준 구매 고객 중 50대가 32.7%, 60대가 29.6%, 40대가 19.4%로 40~60대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20대와 30대는 각각 0.9%, 6.0%에 그쳤다. TV홈쇼핑이 사실상 중장년층 전용 채널로 굳어진 가운데, 젊은 층 유입이 막히면서 중장기 성장 여력에도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홈쇼핑 산업은 이커머스 등과의 경쟁에서 밀린 데다 핵심 고객층의 고령화까지 겹치며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같은 업황, 다른 성적표... 홈쇼핑 4사 실적 '온도차'

산업 자체의 성장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의 실적 흐름은 엇갈렸다.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한 기업은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은 매출과 수익성 모두에서 부침을 겪는 모습이다.

주요 홈쇼핑 4사 2025년 매출, 영업이익. [뉴스락 편집]
주요 홈쇼핑 4사 2025년 매출, 영업이익. [뉴스락 편집]

업계 메인 플레이어 중 뚜렷한 성장세를 보인 곳은 CJ ENM의 CJ온스타일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의 매출은 ▲2023년 1조3379억원 ▲2024년 1조4514억원 ▲2025년 1조5180억원으로 3년 연속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693억원→831억원→958억원(2023~2025)으로 꾸준히 확대됐다.

이는 모바일 라이브커머스와 콘텐츠 커머스 전략이 매출과 수익성 모두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홈쇼핑은 같은 시기 외형 성장은 다소 정체된 모습이지만, 고마진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비용 통제 전략을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매출은 ▲2023년 1조743억원 ▲2024년 1조926억원 ▲2025년 1조899억원으로 큰 변동이 없었으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49억원→618억원→773억원으로 3년 새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반면, GS리테일의 GS샵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하락했다. 매출은 ▲2023년 1조1311억원 ▲2024년 1조521억원 ▲2025년 1조491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도 같은 시기 1169억원→1071억원→930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특히 온라인 부문 매출이 2023년 약 1800억원에서 2025년 1600억원 초반대로 축소되며, 부담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홈쇼핑 역시 성장이 정체된 흐름이다. 매출은 ▲2023년 9416억원 ▲2024년 9249억원 ▲2025년 9023억원으로 꾸준히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현직 임원들의 납품업체 금품 수수 등 방송법 위반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방송 송출 금지 처분을 받은 여파가 반영되며 2023년 83억원에 그친데 이어 이후 2024년 498억원으로 반등했으나 2025년 450억원으로 재차 감소하며 완전한 회복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처럼 기업별 실적이 엇갈리는 상황에서도 송출수수료 부담은 업계 공통의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매출이 정체되거나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수수료 지출은 늘어나며 수익성 개선의 폭을 제한하는 구조가 굳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모바일 전환 등으로 활로를 찾고 있지만, 송출수수료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수익성 개선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AI·IP·채널 확장... 홈쇼핑, '새 판 짜기' 본격화

홈쇼핑 업계는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기존 ‘TV 중심 판매 모델’을 넘어선 새로운 성장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업별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플랫폼 다각화, AI 활용, IP 강화 등을 바탕으로한 ‘탈 TV’ 구조의 구축과 시스템 세분화·고도화 움직임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GS샵은 데이터와 AI를 중심으로 운영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회사는 지난 1월 생성형 AI 기반 데이터 분석 시스템 ‘AI BI’를 도입해 상품 기획과 방송 편성 전략에 활용하고 있다.

고객 유입 경로, 구매 여정, 재구매 주기 등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최적의 편성과 상품 구성을 도출하는 구조를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박종범 GS샵 경영기획부문장은 “AI BI로 데이터를 보다 쉽게 입체적으로 분석해 협력사에 최적의 방송 전략을 제안할 수 있게 됐다”라며 “협력사가 상품 기획부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최고의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데이터 기반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롯데홈쇼핑의 벨리곰, CJ온스타일의 헬로키티X블랙핑크 지수 콜라보.
(왼쪽부터) 롯데홈쇼핑의 벨리곰, CJ온스타일의 헬로키티X블랙핑크 지수 협업 프로젝트. 각 사 제공 [뉴스락]

CJ온스타일과 롯데홈쇼핑은 IP(지식재산권)와 콘텐츠를 활용한 차별화에 주력한다.

CJ온스타일은 최근 영향력 있는 IP 기반 굿즈와 단독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충성 팬덤을 자사 플랫폼으로 유입시키는 'IP 커머스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콘텐츠(드라마 태풍상사) ▲스포츠(KBO) ▲캐릭터 팬덤(팝마트 라부부, 헬로키티x지수) 등 다양한 IP 협업을 통해 팬덤 콘텐츠를 연이어 선보이며, 지난해 12월에는 팬덤 IP 협업 전담 조직 ‘IP-X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고객 취향이 세분화되며 영향력 있는 IP 기반 상품의 가치는 더욱 커지고 있다”라며 “CJ온스타일은 스포츠, K-콘텐츠, 글로벌 캐릭터 협업을 넘나들며 IP 커머스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은 자사의 인기 캐릭터 ‘벨리곰’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시와 팝업스토어, 굿즈 사업등을 확대하며 IP를 수익화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수요가 많은 뷰티 카테고리에서는 TV와 모바일을 구분한 이원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TV에서는 프리미엄 상품을, 모바일에서는 뷰티 컨설팅 등 체험형 서비스 상품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모바일 라이브에서 선보인 뷰티 컨설팅 체험권은 3040세대를 중심으로 단시간에 매진됐다. 모바일의 ‘경험 기반 소비’ 대응 전략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박재룡 롯데홈쇼핑 H&B부문장은 “TV와 모바일 특성에 맞춰 프리미엄과 체험 서비스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변화하는 소비 흐름에 맞는 상품을 통해 고객 경험을 넓혀 가겠다”라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의 뷰티 편집숍 '코아시스' 전경. 현대홈쇼핑 제공 [뉴스락]
현대홈쇼핑의 뷰티 편집숍 '코아시스' 전경. 현대홈쇼핑 제공 [뉴스락]

현대홈쇼핑은 TV홈쇼핑에서 축적한 상품 기획력과 바잉파워를 기반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확장하며 플랫폼 간 연계를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회사는 지난 1월 온라인 기반 초저가 아울렛 ‘D숍’을 별도 플랫폼으로 론칭하고, 평균 할인율 70% 수준의 이월 상품을 판매하며 가성비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업계에선 처음으로 별도의 온라인 아울렛을 론칭하며 합리적 소비를 원하는 고객 수요를 끌어안겠다는 전략이다.

오프라인에서는 지난해 12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남양주점에 뷰티 편집숍 ‘코아시스’를 선보이며 채널을 확장했다.

코아시스는 3060 여성을 타킷으로 TV홈쇼핑 방송을 통해 품질이 검증된 상품과 히트 상품을 국내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이는 게 핵심 전략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TV홈쇼핑의 신뢰도와 전문성, 모바일 라이브커머스의 편의성, 오프라인 매장의 공간 경험 등 각각의 플랫폼 강점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옴니채널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결국 홈쇼핑 업계의 승부처는 기존 TV 플랫폼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 독자적인 콘텐츠 경쟁력과 데이터 기반의 운영 효율성을 얼마나 빠르게 이식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홈쇼핑 업계는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판을 새로 짜야 하는 시점”이라며 “초개인화 시대에 맞춘 콘텐츠 개발과 서비스 고도화, 그리고 AI 전환 등 획기적인 변화를 시도해야만 생존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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