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살림을 하다 보면 찬장 구석에서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식용유를 발견하는 일이 종종 있다. 명절 선물로 받은 세트를 미처 다 쓰지 못했거나, 세일 때 대량으로 사둔 기름이 남았을 때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용유는 산패가 진행돼 음식에 사용하면 맛을 해칠 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지 않다.
그렇다고 싱크대 하수구에 그대로 버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기름이 하수관에서 차가운 물과 만나 굳으면 배관이 막힐 수 있고, 하천으로 흘러 들어갈 경우 수질 오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먹기에는 꺼림칙하지만 버리기에는 아까운 식용유는 청소 도구로 활용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주방 용기부터 거실 가구까지, 생각보다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다. 기름의 특성을 잘 이해하면, 별도의 세제나 관리 용품 없이도 주방을 깔끔하게 관리할 수 있다.
새 주방 기구에 묻은 검은 가루 닦아내기
새로 산 스테인리스 냄비나 프라이팬을 처음 사용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제조 과정에서 묻어 나온 연마제를 제거하는 일이다. 연마제는 금속의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물질인데, 일반적인 주방 세제로는 쉽게 닦이지 않는다. 이때, 식용유를 사용하면 연마제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키친타월에 기름을 묻혀 냄비 안쪽과 테두리를 힘주어 닦아내면, 검은 가루가 묻어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검은 물질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때까지 반복해서 닦아낸 뒤 주방 세제로 한 번 더 세척하면 안심하고 요리를 시작할 수 있다.
식용유는 스테인리스 제품뿐만 아니라 주방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금속 기구의 광택을 살리는 데도 쓰인다. 싱크대 개수대나 수도꼭지에 생긴 뿌연 물때와 무지개색 얼룩은 보기에도 좋지 않고 잘 지워지지도 않는다. 이럴 때 마른행주에 식용유를 소량 묻혀 얼룩진 부분을 문지르면, 기름 성분이 오염물을 녹여내 본래의 반짝이는 광택을 되살려준다.
나무 식기 관리와 끈적이는 자국 지우기
도마나 숟가락 같은 나무 재료의 주방 도구는 오래 사용하다 보면, 수분이 빠져나가 표면이 거칠어지고 미세한 틈이 생긴다. 이 틈 사이로 음식물 찌꺼기가 스며들면,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식용유는 나무 식기에 영양을 공급하고, 수분 침투를 막는 코팅 역할을 한다. 나무 도구를 깨끗이 씻어 완전히 말린 뒤, 천에 기름을 묻혀 얇게 펴 바르면 나무가 이를 흡수하면서 색이 진해지고 표면도 한층 매끄러워진다.
유리병이나 플라스틱 용기에 붙은 스티커를 떼어낸 뒤 남는 끈적한 자국 때문에 불편을 겪은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다. 손톱으로 긁어도 잘 지워지지 않는 이 자국은 식용유를 바르고 10분 정도 두면, 힘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기름 성분이 접착제의 끈기를 약하게 만들어 부드럽게 닦이도록 돕기 때문이다. 이후 스펀지나 안 쓰는 천으로 가볍게 문지르면, 지저분한 자국이 말끔하게 사라진다. 또한 전자레인지나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 표면에 묻은 기름때나 손자국을 제거할 때도 식용유를 활용하면, 전용 클리너에 뒤지지 않는 세정 효과를 볼 수 있다.
기름을 안전하게 버리는 법
유통기한이 지난 기름을 활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산패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기름병을 열었을 때 톡 쏘는 불쾌한 냄새가 나거나 원래보다 색이 눈에 띄게 진해졌다면, 이미 산패가 진행된 상태다. 끈적거림이 너무 심한 기름은 오히려 먼지를 불러 모으고 해충을 유인할 수 있어 청소용으로는 적절하지 않다.
만약 기름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어 버려야 한다면, 하수구에 쏟지 말고 올바른 방법으로 배출해야 한다. 폐식용유 수거함이 없다면, 신문지나 키친타월에 기름을 충분히 흡수시킨 뒤 일반 쓰레기로 버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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