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재판서 얻은 소득정보 증거로 낸 변호사…대법 "정당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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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재판서 얻은 소득정보 증거로 낸 변호사…대법 "정당행위"

연합뉴스 2026-04-12 09:00: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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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실명법·개인정보보호법 유죄 판결에 파기환송…"사회상규 위배 안 돼"

대법(CG) 대법(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변호사가 다른 재판에서 취득한 타인의 금융 및 소득 관련 정보를 증거로 제출한 것은 정당 행위이므로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금융실명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씨에 대해 선고유예를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

선고유예란 유죄는 인정하지만 범죄 정황이 경미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 자체를 미루는 판단이다.

민사 소송의 피고 측을 대리한 A씨는 2023년 1월 재판 과정에서 상대 원고의 금융 및 소득 정보를 취득해 이를 다른 재판의 증거로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소송을 대리한 피고들은 2022년 두 원고로부터 각각 체불 임금 및 퇴직금 지급 청구 소송을 당했는데, A씨는 두 소송을 동시에 대리하며 각 원고의 계좌 거래 내역 및 소득 금액 증명 정보를 교차 활용했다.

첫 번째 사건 원고의 정보를 두 번째 사건 재판부에 제출하고, 두 번째 사건 원고의 정보를 첫 번째 사건 재판부에 제출하는 식이다.

1심과 2심은 A씨의 행위를 유죄로 봤다. A씨가 각 재판부에 제출명령을 재차 신청하는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었으므로 이를 정당한 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구(舊) 금융실명법 및 구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소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정당행위에 관한 형법 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정한다.

재판부는 "정당한 소송행위의 일환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두 민사 사건의 주요 쟁점과 사실관계, 증거가 공통되고 원고들의 동일한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A씨가 (원고들의) 거래 내역, 소득 금액 증명 등을 증거로 제출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A씨가 제출한 개인정보가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민감 정보'라고 보기 어려우며, 이를 제공받은 곳이 국가기관인 법원이라는 점까지 고려했을 때 사회 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는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했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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