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라마바드 세레나 호텔 인근 철통 보안…도시 전역 긴장감 속 적막
군·경찰, 삼중 사중 검문검색…"레드존으로 가는 도로는 하나만 열려"
(이슬라마바드=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를 타고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쳐 15시간 만에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하자 도시 전역에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양쪽에서 고무줄을 한껏 당기고 있어 언제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팽팽함이었다.
11일(현지시간) 이슬라마바드 국제공항에서 차를 타고 주요 정부 기관이 모여 있는 '레드존'(red zone·적색구역) 쪽으로 가는 길에는 곳곳에 바리케이드가 처져 있었다.
아예 차단된 도로도 많았다. 주말인 토요일 이른 오전이기도 했지만 도시 전체가 적막할 정도로 조용했다.
이슬라마바드 경찰은 "외국 대표단의 이동으로 인해 고속도로에 우회 도로가 설정될 예정"이라며 이를 준수해 달라고 사전에 공지했다.
기자가 탄 차를 멈춰 세운 현지 경찰 간부는 "오늘 레드존으로 가는 도로는 오직 하나만 열려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길로 돌아 그 도로에 들어섰더니 또 삼중 사중으로 검문소가 설치돼 있었다.
경찰관들이 차와 오토바이를 한 대씩 멈춰 세운 뒤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고 소지품 검사까지 했다. 평소 공항에서 40분 정도면 가는 레드존 인근까지 가는데 2시간 넘게 걸렸다.
레드존 외곽은 파키스탄 특수부대와 경찰로 둘러싸져 있었고, 내부로 들어가는 도로는 검문소가 설치된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차단돼 있었다. 사실상 주변 전체를 봉쇄한 상태였다.
의회, 대법원, 외교 단지 등이 모여 있는 이곳에는 파키스탄 총리 관저와 대통령궁도 있어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 장소로 가장 먼저 주목받은 곳이다.
회담이 끝날 때까지 레드존은 계속 봉쇄될 예정이며 승인된 인원만 출입이 허용된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장으로 알려진 세레나 호텔 주변 도로도 전면 통제됐다. 호텔 측은 이미 기존 투숙객을 모두 퇴실시켰고, 오는 12일까지 일반인 출입도 금지했다.
차를 타고 세레나 호텔 인근으로 접근하려고 했으나 모든 도로에서 경찰관들이 철조망을 친 채 막고 있었다.
이 호텔은 주요 정부 기관이 모인 '레드존'(red zone·적색구역)밖에 있으며 내외신 취재진이 모인 미디어 센터에서는 한눈에 보일 정도로 가깝다.
미디어 센터에서 세레나 호텔 방향으로 경계 근무를 하던 파키스탄 경찰관은 "저 호텔에서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열리는 게 맞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맞다"며 "회담이 열릴 곳"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내무부에는 모든 준비 사항을 점검하고 관리하기 위한 전용 통제실이 마련됐다.
모흐신 나크비 내무부 장관은 최근 회담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모든 외국 손님에게 완벽한 보안과 최상의 환대를 제공하라"고 관계기관에 지시했다.
파키스탄 외교부도 이례적으로 협상 참가국 관련 인사와 언론인에는 사전에 비자를 받지 않고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 뒤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게 허용했다.
기자도 사전 비자를 발급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슬라마바드 국제공항에 도착했고, 여권을 비롯해 기자증과 영문 재직증명서 등을 보여준 뒤 입국할 수 있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미국 협상 대표단이 이슬라마바드 인근에 있는 누르칸 공군기지에 도착했다고 파키스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등으로 꾸려진 이란 협상단은 전날 밤 이란 민간항공사 메라즈항공 여객기 편을 이용해 이슬라마바드에 먼저 도착했다.
양국 대표단이 나란히 현지에 도착한 만큼 이들은 조만간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전날 TV 연설을 통해 "지금은 운명이 갈리는(make-or-break) 순간"이라며 "파키스탄 지도부는 이번 회담이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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