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 화명동 낙동강변에 자리한 화명생태공원은 매년 83만 명이 넘는 발길이 이어지는 도심 속 휴식처다. 평소 시민들의 평온한 산책로로 사랑받는 이곳은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면 화려한 꽃궐로 옷을 갈아입는다. 특히 4월 초순부터 중순 사이에는 머리 위로 흩날리는 분홍빛 벚꽃과 발치에 탐스럽게 피어난 알록달록한 튤립이 어우러져 부산에서 으뜸가는 나들이 명소로 꼽힌다.
부산시 낙동강 관리본부는 화명생태공원 플라워가든 일원에 심은 7만 송이의 튤립이 이달 둘째 주를 전후해 절정을 이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정성껏 심은 구근들이 추운 겨울을 견디고 자연스럽게 자라나 이제는 제법 고개를 높이 쳐든 채 상춘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약 1200평에 달하는 너른 땅에 붉은색과 노란색 등 저마다의 빛깔을 뽐내는 꽃물결이 끝없이 펼쳐진다.
눈앞에 펼쳐진 7만 송이 튤립의 물결
플라워가든에는 아펠톤을 포함해 모두 17종에 달하는 여러 품종이 색깔별로 심겨 있다. 단순히 한 종류의 꽃만 있는 것이 아니라, 키가 큰 품종과 작은 품종을 조화롭게 배치해 입체적인 광경을 보여준다. 마치 무지개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이 풍경은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하다.
지하철 2호선 화명역에서 대천천 물길을 따라 조금만 내려오면 누구나 이 화사한 꽃밭을 마주할 수 있다. 평지 광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유모차를 끌거나 어르신들이 걷기에도 무리가 없으며,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은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활기를 띤다.
벚꽃 엔딩과 튤립이 만나는 ‘황금 시기’
튤립 정원 뒤편으로는 산책로를 따라 수령이 오래된 벚꽃 나무들이 길게 늘어서 화려한 터널을 만든다. 벚꽃이 지기 시작할 무렵 튤립이 가장 환하게 피어나는데, 이때 방문하면 바람에 날리는 벚꽃비와 선명한 튤립을 한꺼번에 담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분홍빛 하늘과 알록달록한 땅이 만나는 이 시기는 사진가들 사이에서도 손꼽히는 순간이다.
특히 민속놀이마당 인근 잔디광장은 커다란 벚꽃 나무들이 자연 지붕이 되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돗자리를 펴고 앉아 쉬기에 좋으며, 공간이 넉넉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기에도 좋다. 벚꽃 터널 아래를 천천히 걷다 보면 도심 속 소음은 사라지고 어느새 봄의 한가운데 와 있음을 느끼게 된다.
강바람 맞으며 즐기는 5km 꽃길 드라이브
공원 외곽의 제방길은 직선으로 시원하게 뻗어 있어 자전거를 타거나 가볍게 달리며 꽃구경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구포역 부근에서 금곡동까지 이어지는 약 5~6km 구간은 아파트 단지와 공원 사이를 잇는 높은 길로, 차를 타고 지나가기만 해도 벚꽃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강변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자전거 조깅은 이곳만의 즐거움이다.
튤립 정원에서 8분 정도 걸으면 닿는 장미원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약 5,700평 부지에 전 세계 50여 종의 장미가 심겨 있는 이곳은 5월 중순부터 다시 한번 꽃의 바다를 이룬다. 작은 호수와 분수가 어우러져 있어 튤립과는 또 다른 우아함을 보여준다. 밤에는 야간 조명이 켜져 낮과는 다른 은은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훼손된 땅에서 시민의 안식처로 거듭나다
지금은 꽃향기 가득한 공원이지만, 과거 이곳은 비닐하우스가 빽빽하게 들어찼던 곳이다. 무분별한 농사로 생태계가 파괴되었던 강변을 살리기 위해 2010년부터 대대적인 정비 사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흙먼지 날리던 자리에 꽃과 나무가 자라나며 지금은 부산 시민들이 일상에서 자연을 만지는 소중한 쉼터가 됐다.
낙동강 관리본부는 이번 튤립 개화를 시작으로 계절마다 새로운 경관을 꾸밀 계획이다. 여름에는 시원한 수국과 백일홍을, 가을에는 하늘거리는 코스모스와 댑싸리를 차례로 심어 일 년 내내 색다른 즐거움을 줄 예정이다. 단순히 꽃을 심는 것을 넘어 시민들이 계절의 변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꾸어 나가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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