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혁명 빚어낸 붉은 박쥐···럼의 대명사 ‘바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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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혁명 빚어낸 붉은 박쥐···럼의 대명사 ‘바카디’

이뉴스투데이 2026-04-11 12:46: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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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카디코리아]
[사진=바카디코리아]

[이뉴스투데이 한정용 기자] 투명한 얼음 위로 부드럽게 쏟아지는 맑은 액체, 그 위로 겹쳐지는 산뜻한 라임과 톡 쏘는 콜라의 향기. 오늘날 전 세계 바(Bar)에서 흔히 마주하는 모히토와 쿠바 리브레의 중심에는 ‘바카디(BACARDI)’가 있다.

럼의 대명사로 불리는 바카디에는 19세기 쿠바에서 시작된 증류·숙성 공정과 숯 여과, 그리고 160여 년 동안 축적된 브랜드의 시간이 담겨 있다.

바카디의 역사는 1862년 스페인 출신의 돈 파쿤도 바카디 마소(Don Facundo Bacardi Masso)가 쿠바 산티아고에 작은 증류소를 열며 시작됐다. 당시 럼은 주로 거친 뱃사람과 노동자들이 마시던 투박하고 독한 화주(Aguardiente)에 가까웠다.

돈 파쿤도는 이 독주의 질감을 바꾸기 위해 독자적인 효모 배양과 숯 여과라는 새로운 공정을 도입했고, 한층 부드럽고 균형 잡힌 럼을 탄생시켰다.

[사진=바카디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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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디를 상징하는 붉은 ‘과일박쥐’ 로고 역시 이 시기에 등장했다. 창업자의 아내 도냐 아말리아가 증류소 지붕에 매달린 박쥐 떼를 보고 건강과 가족의 결속, 행운의 상징으로 받아들여 브랜드의 표식으로 삼았다. 문맹률이 높았던 당시 사람들에게 바카디는 곧 ‘박쥐의 럼’으로 불리며 빠르게 인지도를 높였다.

성장을 거듭하던 바카디는 1960년 쿠바 혁명이라는 정치적 격변을 맞는다. 혁명 정부에 의해 쿠바 내 모든 자산을 몰수당하고 가문과 경영진은 망명길에 올랐다. 하지만 멕시코와 푸에르토리코 등지에 미리 세워둔 해외 생산 거점과 쿠바 밖에 보호해 둔 상표권 및 고유 효모 덕분에 바카디는 브랜드를 재건하며 글로벌 증류주로 도약할 수 있었다.

격변 속에서도 바카디가 세계적인 럼의 기준을 지켜낸 배경에는 고유의 제조 방식이 자리한다. 핵심은 1862년부터 이어져 온 단일 효모 계통이다. 이 효모로 일관된 맛의 뼈대를 잡은 뒤, 풍부한 원액과 가벼운 원액을 따로 증류해 혼합하는 ‘병렬 생산 공정’을 거친다. 여기에 미국산 화이트 오크통 숙성과 바카디만의 숯 여과(Charcoal Filtration)를 더해 거친 질감을 부드럽게 가다듬는다.

[사진=바카디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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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한 공정을 거쳐 완성된 럼은 용도와 풍미에 따라 다양한 제품군으로 나뉜다. 맑고 투명한 색상을 띠는 ‘카르타 블랑카(Carta Blanca)’는 오크통에서 최소 1년 이상 숙성한 뒤 숯 여과를 거쳐 색을 뺀 화이트 럼으로 가볍고 산뜻한 향이 특징이다.

바닐라와 구운 아몬드 풍미가 도드라지는 골드 럼 ‘카르타 오로(Carta Oro)’도 럼 라인업의 중심을 잡고 있다.

최근에는 최소 8년 숙성한 ‘레세르바 오초(Reserva Ocho)’, 최소 10년 숙성한 ‘그란 레세르바 디에스(Gran Reserva Diez)’ 등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하며 천천히 음미하는 깊이 있는 럼의 영역까지 폭을 넓혔다.

[사진=바카디코리아]
[사진=바카디코리아]

바카디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데에는 칵테일 문화와의 결합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카르타 블랑카 특유의 드라이한 마무리는 부재료의 맛을 해치지 않아 모히토나 다이키리 같은 클래식 칵테일의 기주(Base)로 최적의 균형을 보여준다.

카르타 오로 역시 럼과 콜라, 라임을 섞어 마시는 쿠바 리브레의 오리지널 레시피에 사용되며 폭발적인 수요를 이끌었다. 비교적 단순한 재료를 섞는 칵테일 안에서 럼 본연의 존재감은 잃지 않되 개성이 지나치게 튀지 않는 점이 바카디가 오랫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비결이다.

[사진=바카디코리아]
[사진=바카디코리아]

쿠바 산티아고의 작은 증류소에서 출발한 바카디는 망명이라는 시련 속에서도 고유의 효모와 상표권을 지키며 본연의 풍미를 이어왔다. 거칠고 투박했던 술을 대중적이고 세련된 증류주로 다듬어 낸 160년의 여정은 오늘날 전 세계 바를 다채롭게 채우는 럼 한 잔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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