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가 중요한 이유는 이 대통령이 직접 글을 쓰고 올린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를 쉽게 유추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가 본문에서 발견되는 ‘오타’입니다. 종종 그의 엑스에는 조사나 단어 일부가 잘못된 채 올라왔다가 수정되기도 합니다.
드물게는 본인의 개인적 생각이나 감정이 담긴 글이 공유되기도 합니다. 엑스를 조직적으로 관리하는 팀이 있다면 쉽게 올라오기 어려운 글입니다.
이런 엑스의 글을 이 대통령이 직접 쓴다고 가정할 경우,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이미 많은 회의 생중계와 SNS 게시글을 통해 ‘대통령의 생각’을 감으로 짐작하고 있겠지만, 이번에는 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해보기로 했습니다. 가장 많이 쓰인 단어의 개수를 세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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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시점별 해설도 넣기로 했습니다. 왜 이런 단어가 쓰였는지 출입기자 입장에서 설명해보자는 것입니다. 지난 2월 21일 온라인 기사로 나온 <대통령의 sns 시간표[김유성의 통캐스트]> 가 이 대통령의 SNS 사용 빈도와 시간대를 양적으로 분석했다면, 이번에는 ‘특정 단어의 사용 횟수’를 통해 질적으로 분석해보자는 취지입니다.
분석 대상은 2025년 7월 1일부터 2026년 4월 8일까지로 잡았습니다. 엑스 글 중에서도 언론에 인용된 ‘공적 메시지’를 중심으로 했습니다. 각 엑스에 올라온 글의 본문을 직접 수집해 키워드를 추출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보통 한글 본문에서 키워드를 추출하면 ‘을’, ‘를’, ‘이’, ‘가’ 같은 조사가 주로 검색됩니다. 이번에는 이런 요소들이 걸러지도록 코딩했습니다.
◇총량분석...‘협력’, ‘주택’ 용어 눈에 띄어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대통령은 엑스를 ‘공적 메시지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게시글에 대해 ‘지나치게 개인적인 것 아닌가’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지만, 대부분은 공적 용도에 해당했습니다. 국정 운영 과정에서 필요한 메시지를 본인의 목소리로 직접 전달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외교적 수사에 자주 쓰이는 단어의 빈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외교적 표현이나 어구를 제외하면 경제 관련 단어의 비중도 높았습니다. ‘주택’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다른 요소를 제외하고 단순 빈도 기준으로 보면, 이 대통령이 엑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협력’이었습니다. 2025년 7월 이후 올해 4월 8일까지 총 128회 사용됐습니다. 일부 게시물이 수집되지 않았거나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오류가 있을 가능성은 있습니다만, 수집된 범위 내에서는 ‘협력’이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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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결과를 봤을 때는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 중 하나가 협력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당대표 시절 당내는 물론 상대 당과의 협력을 강조한 경우가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가 대통령으로서 해외 정상들과 숱한 만남을 가져왔다는 점입니다. ‘협력’, ‘양국’, ‘발전’, ‘관계’ 모두 외교적 수사로 쓰이는 단어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양국 관계의 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하자”라는 전형적인 메시지가 만들어집니다.
이후에 언급하겠지만, 이런 외교적 수사와 단어는 순방이 있는 달, 외교적으로 중요한 책무가 있는 시기에 사용 빈도가 높아졌습니다. 외교적 이벤트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봅니다.
대통령으로서 많이 쓸 수밖에 없는 외교적 수사를 걷어내면 뭐가 나올까요? ‘주택’, ‘국가’, ‘세계’, ‘산업’, ‘분야’, ‘미래’입니다. 이런 단어가 오히려 더 와 닿지 않으신가요? 주택은 올해 들어 강하게 고삐를 당겨맨 분야입니다. 본인 표현으로 ‘정권의 명운과 맞닿아 있다’고 할 정도입니다.
다시 말해 당연히 쓸 수밖에 없는 ‘수사적 어구’를 제외하면, 이 대통령 본인의 의지로 드러나는 단어의 최상단에 바로 ‘주택’이 있는 것입니다. 전체 순위에서 ‘부동산’은 빠져 있지만, 월별 통계 일부에는 ‘부동산’이 포함돼 있습니다.
‘세계’, ‘산업’, ‘분야’, ‘미래’, ‘사회’, ‘투자’. 이 단어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인공지능을 강조하고 지방 발전을 언급하던 모습이 떠오르지 않으신가요? 한국의 정체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절치부심이 반영됐다고 봅니다. 뒤이어 나오는 문화, 지역, 기업, 전략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됩니다.
전체 순위에서 관심을 끈 것은 ‘총리’였습니다. 총 34번 쓰였고 20위권에 들어갔습니다. 처음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의 브로맨스가 떠올랐습니다. 경주 APEC 당시 두 사람이 직접 SNS로 소통하면서 공직 사회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던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그러나 ‘총리’는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등을 떠올리면 그 사용 맥락이 분명해집니다. 여기서 ‘총리’는 이들을 지칭한 단어로, 외교 범주에 들어갑니다.
이 대통령이 자주 쓴 것으로 느껴졌던 ‘패가망신’이라는 단어는 어떨까요? 엑스 본문을 수집한 기간을 기준으로 보면, 이 대통령은 이 단어를 5번 쓴 것으로 나옵니다.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대한 경고 1회, 그 조직으로부터 한국인을 구출한 우리 경찰에 대한 칭찬 1회, 주가조작 조직에 대한 경고 2회, 부동산 투기 세력에 대한 경고 1회였습니다.
◇월별 분석…당면 국정과제가 보인다
월별로 쓰인 단어를 보면 이재명 정부가 지난해 6월 출범 이후 어떤 일을 겪었는지가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2025년 11월까지는 외교의 비중이 컸습니다. 중국·일본 순방이 있었던 올해 1월에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습니다. 이후 2월부터는 경제 분야 단어의 빈도가 단연 높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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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월을 기점으로 이 대통령은 시장에 대한 직접 경고에 나섭니다. 부동산 시장, 이 가운데서도 서울 집값 안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정부 정책을 비웃는 시장 일부 세력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낸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2026년 2월 한 달은 ‘부동산의 달’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3월 들어서도 경제 분야의 비중은 높게 나타났습니다. 중동 위기 여파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지표만 보고 ‘민생과 안보를 충분히 챙기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민생과 안보 관련 단어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어 보일 수 있습니다. 허나 민생은 경제와, 안보는 외교와 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부분은 오해가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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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 키워드를 보면 이재명 정부의 흐름이 드러납니다. 2025년 7월에 ‘통화’가 등장하는데, 이는 취임 이후 각국 정상들과의 전화 통화를 의미합니다.
‘장관’이 1순위로 나온 이유는 비교적 분명합니다. 7월에 각 부처 장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고, 이 대통령이 이들의 이름을 직접 한 명씩 거명했습니다. 그 결과 ‘장관’이라는 단어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8월부터 11월까지는 외교 이슈가 두드러집니다. 2025년 8월에는 일본·미국 정상회담이 있었고, 한미 관세 협상이 주요 이슈였습니다. 이 시기에도 외교 성과를 알리는 SNS 메시지가 중심을 이뤘습니다.
9월은 뉴욕 유엔 총회 참석 일정이 있었던 달입니다. 다자 회담이 이어지면서 외교 일정이 집중됐습니다. 10월에는 동남아 순방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있었습니다. 경제 외교가 활발하게 전개된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이 있었던 11월까지 이어집니다.
2025년 12월에는 ‘성장’이라는 단어가 두드러집니다. 12월은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의 업무보고가 공개적으로 진행된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때 ‘국민’이 1위로 올라섰고, ‘산업’, ‘발전’, ‘헌신’ 등의 단어가 함께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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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는 ‘중국’, ‘한중’, ‘총리’가 눈에 띕니다. ‘양국’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쓰이기도 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때는 이 대통령이 중국과 일본을 방문했던 시기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2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이뤄졌습니다. 그에 따른 본인의 소회도 자연스럽게 언급됐습니다.
2월 들어서는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우선 이 대통령이 쓰는 글의 빈도가 폭증했습니다. 본인이 직접 나서서 시장에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드러난 것입니다. 전체적인 양에서도 2월부터는 독보적이었습니다.
단어가 갖는 지향성도 강해집니다. 이전까지는 유화적인 단어의 쓰임이 많았다면, 2월에는 ‘투기’, ‘규제’ 등 직접적이고 강한 단어가 상위권에 올라갔습니다. 2월 한 달은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표출된 달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3월에는 이 추세가 이어지는 듯합니다. 3월 초에 있었던 순방 일정이 반영되면서 ‘협력’이라는 단어가 10위권 안에 다시 진입합니다. ‘책임’이라는 단어도 적지 않게 쓰였는데, 국정과 검찰개혁에 대한 책임을 언급할 때 사용됐습니다.
◇시사점과 의미
이 대통령의 SNS는 그가 국정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국민의 국정 이해도를 높이는 데도 크게 일조하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SNS에서 나온 단어를 액면 그대로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라고 봅니다. 예컨대 ‘협력’이라는 단어는 여러 의미로 쓰일 수 있고, 대부분은 외교 관계에서 나온 표현이라는 점만 봐도 그렇습니다. 본인의 진짜 심정을 드러내기 어려운 곳이 바로 SNS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이게 왜 올라왔을까’라는 궁금증이 드는 게시물도 있습니다. 대통령의 SNS는 단순한 플랫폼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청와대 참모들이 이 부분에 대한 주의만 좀 기울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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