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 범정스님, SNS로 대중과 소통하다 첫 산문집 출간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아이돌급 용모로 온라인상에서 젊은 층의 관심을 받으며 '팬덤'을 넓혀가고 있는 화엄사 범정스님이 첫 산문집을 출간했다.
그동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용해온 이름 '꽃스님'(kkotsnim)이란 필명으로 낸 책 이름은 '사랑을 알아 참 다행이다'.
스님은 이 책에서 자신이 살아온 삶을 솔직히 털어놓고, '출가수행자' 승려로서 지금까지 걸어온 수행의 여정을 담담히 풀어낸다.
불교의 가르침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이야기에는 속세에서 각자의 고단한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가 담겨 있다.
1993년생으로 현재 33세인 범정스님은 중학생 때 부모의 손에 이끌려 절에 들어왔다. "이별에 대한 예고도, 마음의 준비도 없었던 소년에게는 세상이 무너지는 일"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마음의 응어리를 풀었고, 절에서 만난 스승과 도반들에게서 사랑을 배웠으며, 지금은 평온한 도량에서 충만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고 스님은 말한다.
'꽃스님'이란 별명에는 수행자로서 그동안 갈고닦은 덕을 꽃향기처럼 주변에 전하고 싶다는 스님의 바람이 담겨 있다.
"수행자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내가 가진 것, 내가 배운 것, 내가 깨달은 조각들을 기약 없이 내어주는 사람. 누가 알아주든 말든, 그 자리에서 묵묵히 자기 향기를 피워내는 사람. (중략) 수행자는 한 송이 꽃이며, 마땅히 꽃이 되어야 한다." (88∼90쪽)
꽃스님은 불교 수행의 핵심으로 꼽히는 '알아차림'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데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자기 마음, 감정을 제대로 돌아보지 않고 방치하면서 괴로움이 쌓이고 병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명상이 필요하다고 스님은 강조한다.
"마음을 끝까지 따라가 본 사람은 안다. 감정은 나를 망가뜨리려는 괴물이 아니라 그저 피었다 지는 작은 물결이라는 사실을. 물결이 있었음을 보고, 사라졌음을 다시 보는 것. 그 단순한 행위가 삶의 결을 바꾼다."(62쪽)
타인과의 비교나 스스로에 대한 평가와 판단을 거두라는 조언도 건넨다.
"끊임없는 비교의 끝에는 날카로운 '평가'와 차가운 '판단'이 도사리고 있다. (중략) 자신을 향한 엄격한 채점을 멈추자. 평가하고 판단하려는 마음을 가장 먼저 내려놓는 것이 나를 괴로움에서 건져 올리는 마음챙김의 시작이다."(179쪽)
젊은이들에게는 꿈을 향해 달려가는 길에서 조급해하기보다 작은 걸음이라도 꾸준히 이어가면 언젠가 목표에 다다를 수 있다고 독려한다.
"대단한 게 아니다. 어제 관둘 뻔했는데 오늘 또 하고 있으면 그게 정진이다."
"뜻대로 안 된 그 자리에서 배우는 게 있다. 안 되는 것도 과정이다."(194∼195쪽)
스님은 SNS에 자신이 낸 책을 소개하며 이렇게 썼다.
"이 문장들은 제가 수행하며 부딪치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며 몸으로 쓴 것들입니다. (중략) 수행하며 마주한 마음들을 나라는 그릇 안에만 가둬두면 고인 물처럼 투명한 빛을 잃을까 봐. 그래서 흘려보냅니다. 책이라는 그릇에 담아서."
위즈덤하우스. 216쪽.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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