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의회 소환요구 불응시 처벌받을수 있는 참모들에 '방패' 약속 관측
사면권 남용 논란 가능성…전임 바이든도 퇴임전 차남 등 가족 사면 '구설'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에게 자신이 퇴임하기 전 사면을 단행할 것임을 반복적으로 약속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 회의에서 "백악관 집무실에서 200피트(60m) 이내에 온 사람은 모두 사면해 주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만해도 '반경 10피트'(약 3m)를 거론했는데, 그 '범위'가 넓어졌다고 WSJ은 소개했다.
또 작년 한때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과 대화하면서 임기 만료 전에 기자회견을 열어 대규모 사면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사면 대상자나, 대상 행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농반진반'으로 들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결국 자신이 추진하는 정책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참모들이 불법 혐의로 기소되거나 수사를 받더라도 사면을 할 것이니 걱정말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11월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연방 하원 다수당 자리를 차지할 경우 법무부의 정적 수사, 국토안보부 비리 의혹,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 남용 등에 대한 청문회를 잇달아 개최할 수 있기에 트럼프 대통령 참모들이 대거 의회의 출석 요구를 받을 수 있는데, 만약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형사기소될 수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증언 요구 불응 등으로 인해 의회 모독죄로 기소될 수 있는 참모들을 '사면권'으로 보호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을 수 있다.
만약 트럼프발 '무더기 사면'이 현실화할 경우 사면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 대통령 참모들이 대통령의 사면 약속을 궁극의 '도피처'나 '방패'로 여길 경우 불법 행위에 대한 경계심이 옅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출범(작년 1월) 이후 현재까지 1천600건 이상의 사면에 서명했다. 이 중에는 2021년 자신의 극렬 지지자들이 연방 의회 의사당에 난입해 난동을 부린 1·6 사태 관계자들에 대한 사면이 약 1천500건으로 다수를 차지한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사면권을 남용한다는 지적을 적지 않게 받아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 논란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이 '견제'를 하기 어렵다는 점도 거론된다. 민주당 출신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트럼프 대통령 전임자)이 퇴임을 앞두고 차남 헌터 바이든과, 동생 부부 등에 대해 사면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든 전 대통령은 남동생인 제임스 B. 바이든 부부, 여동생인 발레리 바이든 오웬스 부부, 남동생인 프란시스 W. 바이든 등 5명에 대해서는 선제적 사면을 단행해 논란을 키웠다. 선제적 사면은 아직 기소되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트럼프 정권 하에서 해당 인사에 대해 이뤄질 수 있는 수사로부터도 보호하려는 목적의 사면이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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