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양적팽창 시대는 끝… K-IB 2.0 핵심은 유동성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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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 “양적팽창 시대는 끝… K-IB 2.0 핵심은 유동성 방어”

데일리임팩트 2026-04-11 07:00: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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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KIS Credit Issue 세미나현장 (사진=배효빈기자)


국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들이 지난 10년간 시중은행 체급의 절반 수준까지 몸집을 불리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다. 다만 화려한 외형 성장 이면에 단기 차입 의존도가 심화되고 자본의 실질적인 손실 흡수 능력이 약화되는 등 이른바 ‘K-IB의 역설’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은 지난 9일 ‘2026 KIS Credit Issue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예일 수석애널리스트는 이날 ‘K-IB 2.0: 머니무브 속 종투사의 현주소, 성장 전략과 리스크 점검’ 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김예일 수석은 “한국형 IB가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의 시험대에 올랐다”며 “이제는 성장의 양과 속도가 아니라 질과 관리 역량이 종투사의 생존을 결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종투사들은 지난 2016년 정부의 ‘초대형 IB 제도 개선 방안’이 발표된 이후, 대형화와 외형 성장이라는 1차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종투사의 자기자본은 2015년 23조원 수준에서 현재 63조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이익 규모 등 전반적인 외형 면에서 시중은행의 절반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위험 대비 이익(순이익/위험액) 지표 역시 부동산 금융의 성장과 해외 시장 개척 노력에 힘입어 2022년부터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김 수석은 “가계자산이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과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은 종투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발행어음 및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시장의 성장은 하위 경쟁사들까지 자본 경쟁에 뛰어들게 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 성장이 ‘질 낮은 부채’에 기반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가장 큰 문제는 조달 구조의 취약성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국내 종투사의 단기차입/자기자본 비율은 10년 전 37%에서 현재 135%로 급증했다. 이는 골드만삭스(56%)나 노무라(34%) 등 글로벌 IB와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김 수석은 “국내 종투사는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는 발행어음과 단기 차입금에 조달의 절반 이상을 의존하고 있다”며 “반면 운용은 부동산 PF나 모험자본 등 회수 기간이 긴 자산에 쏠려 있어 자산과 부채의 ‘만기 미스매칭’ 리스크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자본의 질 저하도 도마 위에 올랐다. 주주환원 확대 기조 속에 보통주 자본(CET1)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신종자본증권 등 부채 성격이 강한 자본 확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김 수석은 “위기 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행어음 사업자의 유동성 비율은 100%를 밑도는 95%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K-IB 2.0 시대의 성패는 ‘리스크 관리 역량’에 달렸다는 것이 이번 세미나의 핵심 결론이다. 공격적인 직접 투자와 모험자본 공급이 건전성 부담으로 돌아오는 상황에서, 단기 자금 시장의 스트레스에 대비한 선제적 유동성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세미나에서는 최근 발생한 해외 사모대출 펀드(PDF) 환매 중단 사태가 국내 증권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김 수석은 “일부 증권사가 발행어음이나 IMA 관련 상품에 해당 자산을 편입한 것으로 보이나, 신용도 측면에서 당장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리테일 판매 규모가 약 4800억원에 달하는 만큼 “불완전판매 관련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수석은 이번 사태가 국내 증권사의 기업금융 확장 전략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도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을 앞두고 있고 IMA 역시 리테일 자금을 기반으로 기업금융을 강화하려는 취지”라며 “사모신용 관련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향후 IMA 등 사업 확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 중심의 기업금융 성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김 수석은 “과거 은행 중심이었던 국내 기업금융이 점차 증권사와 자본시장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구조적인 변화 속에서 K-IB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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