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협상 경계에 S&P500 상승 멈칫…알고리즘 자금 유입 임박[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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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협상 경계에 S&P500 상승 멈칫…알고리즘 자금 유입 임박[월스트리트in]

이데일리 2026-04-11 05:56: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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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을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면서 최근 이어지던 상승 랠리를 멈췄다. 다만 주간 기준으로는 중동 긴장 완화 기대와 물가 우려 완화가 맞물리며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사진=AFP)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장보다 0.11% 하락한 6,816.89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0.35% 상승한 22,902.89를 기록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69.23포인트(0.56%) 내린 47,916.57에 마감했다.

이날 하락으로 S&P500지수는 7거래일 연속 이어지던 상승 흐름을 마감했다.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던 증시는 유가가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상승폭을 반납했다. 투자자들이 주말 예정된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을 앞두고 포지션 조정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주간 기준으로는 뚜렷한 반등 흐름이 확인됐다. S&P500지수는 이번 주 3.6% 상승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4.7% 올라 같은 기간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다우지수도 약 3% 상승하며 주요 지수 모두 동반 강세를 보였다.

◇주말 미-이란 협상 주목…호르무즈해협 개방 관건

이번 주 증시는 크게 두 가지 요인에 의해 움직였다. 하나는 중동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 다른 하나는 예상에 부합한 물가 지표다. 전쟁으로 급등했던 유가가 다소 진정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됐고, 물가 역시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위험자산 선호가 되살아났다.

다만 상승 흐름은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빠졌다. 시장의 초점이 다시 협상 결과로 이동하면서 불확실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재개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점이 투자 심리를 제약했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경로로, 봉쇄 여부에 따라 글로벌 에너지 가격과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는 이란이 국제 수로를 이용해 세계를 “단기적으로 갈취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는 전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통행료를 부과하지 말라고 경고한 데 이어 나온 발언으로, 협상 전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재 중동에서는 2주간의 휴전이 대체로 유지되고 있지만 긴장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교전이 이어지고 있고, 해상 운송 역시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아 협상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

유가는 이날도 큰 변동성을 보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33% 하락한 배럴당 96.57달러에 마감했고, 브렌트유는 0.75% 내린 95.20달러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시장의 불안 심리를 반영했다.

금리와 환율 시장도 미묘한 변화를 보였다. 미 국채금리는 소폭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경계 심리를 반영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2bp(1bp=0.01%포인트) 오른 4.315%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1.2bp 상승한 3.795%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 가치는 큰 변동 없이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이는 시장이 단기 방향성보다 향후 정책 경로를 가늠하는 데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물가 치솟았지만…기조 물가흐름은 안정적

투자자들은 이날 이번 주 발표된 물가 지표도 면밀히 분석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9%, 전년 대비 3.3% 상승하며 2022년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중동 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급등 영향이 크게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에너지 가격은 한 달 새 10.9% 급등하며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신호는 근원 물가에서 나왔다.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6% 상승하는 데 그쳐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는 아직까지 에너지 가격 상승이 광범위한 물가 상승으로 전이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시간차 효과’로 보고 있다. 브라이언 제이콥슨은 “현재로서는 높은 에너지 가격이 근원 물가로 전이되는 징후는 제한적”이라며 “기업들이 초기 비용 상승을 흡수하고 있어 영향은 점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기대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점은 걸림돌이다. 미시간대학교 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8%로, 전달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전쟁과 유가 상승이 소비자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팀 홀랜드 오리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방준비제도는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물가 급등을 어느 정도 ‘노이즈’로 간주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동 긴장이 완화되는 출구가 마련된다면 정책 대응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유가가 향후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6월 초·중순까지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유지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며 “그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홀랜드는 이어 “이미 위축된 소비심리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이 결합하면 경제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이는 연준을 매우 난처한 정책 환경에 놓이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 “알고리즘 자금, 美증시로 대거 유입 임박”

이런 가운데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급락장에서 노출을 대폭 줄였던 시스템 기반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시장에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다시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증시가 앞으로 상승할 여지가 커졌다는 의미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최근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증시 급락 과정에서 주식 비중을 크게 줄였던 시스템 투자자들이 다시 매수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말하는 ‘패스트머니’는 쉽게 말해 컴퓨터 프로그램(알고리즘)이 시장 흐름을 보고 자동으로 사고파는 단기 자금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상품투자자문사(CTA)나 변동성 목표 펀드가 이에 해당한다. 이들은 기업 실적이나 경제 전망보다는 “주가가 오르는지, 변동성이 줄어드는지” 같은 신호에 따라 빠르게 투자 비중을 조정한다.

예를 들어 주가가 일정 기간 상승하고 시장 변동성이 낮아지면 ‘매수 신호’가 켜지고, 반대로 시장이 급락하거나 변동성이 커지면 자동으로 주식을 파는 식이다. 이 때문에 움직임이 빠르고 규모도 커, 시장 상승이나 하락을 더 크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

골드만 트레이딩 데스크는 이 같은 자금이 다시 매수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CTA는 향후 1주일과 1개월 기준 모두에서 미국 주식 순매수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 방향과 관계없이, 단순히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시나리오에서도 다음 주 약 45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 중 하나다.

실제 이들 자금은 최근 한 달간 글로벌 주식에서 약 2400억달러를 순유출하며 시장 변동성을 키운 바 있다. S&P500 선물도 약 480억달러어치 매도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 통제 펀드의 주식 비중 역시 연초 95%에서 최근 50% 초반까지 급감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진전으로 에너지 가격 불안이 완화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고, 뉴욕증시는 강한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술적 지표도 우호적이다. S&P500 지수는 5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했고, 시장 전반의 상승 폭도 확대되고 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 역시 20선까지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런 환경이 유지될 경우 알고리즘 자금이 본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상승 흐름을 더 밀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일반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 가능성도 거론된다. 알고리즘 자금이 먼저 움직여 주가를 끌어올리면, 뒤늦게 투자자들이 더 높은 가격에서 주식을 사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분기 실적 시즌 시작…투자은행 실적 양호 전망

시장에서는 다음 주부터 본격화되는 1분기 실적 시즌에도 주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를 시작으로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등이 잇따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트레이딩 수익이 증가한 점을 고려할 때 주요 투자은행들의 실적은 양호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향후 기업 실적 역시 유가, 금리, 지정학적 리스크 등 거시 변수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여, 실적 시즌이 시장 방향성을 가늠하는 또 다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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