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한선수가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챔피언 결정전 5차전 도중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사진제공|KOVO
대한항공 한선수(가운데)가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서 열린 챔피언 결정전 5차전서 우승을 확정한 뒤 우승팻말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대한항공은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5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1(25-18 25-21 19-25 25-23)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정상에 올랐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대한항공은 시리즈 초반만 해도 무난한 우승이 예상됐다. 홈에서 열린 1, 2차전을 잡았지만, 원정 3, 4차전을 내주며 순식간에 2승2패 동률이 돼 벼랑 끝 상황에 몰렸다.
특히 2차전 5세트 막판 상대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서브가 비디오 판독 끝에 아웃으로 선언되며 흐름이 끊겼고, 현대캐피탈은 이를 계기로 반격에 나섰다. 필립 블랑 감독이 “분노를 기폭제로 삼았다”고 밝힌 대로, 현대캐피탈은 3, 4차전을 잇달아 쓸어 담으며 기세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경험을 믿었다. 헤난 달 조토 감독은 “우리에겐 경험 많은 선수들이 있다”며 침착하게 5차전을 준비했고, 그 중심에는 베테랑 세터 한선수가 있었다.
한선수는 2007~2008시즌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줄곧 팀을 지켜온 상징적인 존재다. 2015~2016시즌부터 10년간 주장으로 팀을 이끈 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주장 완장을 정지석에게 넘겼지만 코트 위 리더십은 여전했다.
이날 한선수는 77개 세트 중 40개를 성공시키며 성공률 51.95%를 기록, 상대 세터 황승빈(26회 중 10회 성공·38.46%)을 압도했다. 안정적인 토스로 경기 흐름을 조율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그는 “홈에서 마지막 승리를 하고 싶었다. 자칫하면 패배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적어도 팬들에게 ‘창피한 상황을 만들진 말자’고 선수들끼리 이야기했다. 그 말이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한선수의 이 한마디는 단순한 다짐을 넘어 팀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이 됐다. 흔들리던 대한항공은 다시 집중력을 되찾았고, 결국 마지막 5차전에서 저력을 발휘하며 통합 우승을 완성했다.
한선수는 특유의 재치도 뽐냈다.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리는 V리그 시상식을 앞두고 정규리그 MVP 후보 이야기가 나오자 정지석이 “저 주십시오”라고 외치자, 한선수는 “내가 이번 시즌 전 경기 뛰었는데”라고 받아치며 미묘한 신경전(?)을 벌여 웃음을 자아냈다.
인천|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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