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물가 흐름에서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둔화된 반면, 생산자물가는 장기간 이어진 하락 흐름을 끝내고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하며 6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상승률은 전월(1.3%)보다 낮아지면서 소비 회복세가 다소 약해진 모습을 보였다. 이는 식품과 서비스 가격 상승세가 전반적으로 둔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품목별로 보면 공업 소비재 가격은 2.2% 상승하며 오름폭이 확대됐지만, 금 장신구를 비롯한 일부 품목의 상승세는 이전보다 완만해졌다. 가전제품과 의류 가격도 각각 2.4%, 1.7% 상승했으나 상승 속도는 둔화됐다. 휘발유 가격은 하락에서 상승으로 전환되며 3.8% 올라 전체 물가 상승에 일부 기여했다.
서비스 부문 역시 상승폭이 줄었다. 춘절 이후 이동과 대면 소비가 감소하면서 여행, 숙박, 항공권, 차량 임대료 등의 가격 상승률은 1~3%대 수준으로 낮아졌다. 외식, 가사 서비스, 차량 정비 등 생활 밀접 서비스 가격 상승률도 1%대에 머물렀다.
식품 가격은 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채소와 과일, 일부 육류 가격은 상승했지만, 돼지고기와 계란 가격이 각각 11.5%, 3.3%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역시 1.1% 상승에 그쳐 전월보다 상승세가 둔화됐다.
반면 생산자물가지수(PPI)는 0.5% 상승하며 202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41개월간 이어진 디플레이션 흐름에서 벗어난 것으로, 생산 부문에서의 회복 기대를 높이는 신호로 해석된다.
PPI 상승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국내 산업 수요 회복이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결과다. 비철금속 채굴 가격이 36% 이상 급등하고, 제련 및 압연 가격도 크게 오르면서 전반적인 생산 비용이 상승했다.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 역시 상승 전환했다.
여기에 광섬유, 전자 소재, 저장장치 부품 등 첨단 산업 관련 품목 가격이 크게 오르며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태양광 장비와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도 상승 흐름을 보이며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수요 확대가 반영됐다.
전월 대비 PPI도 1.0% 상승해 6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으며, 상승폭은 4년 만에 가장 큰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PPI 상승 전환을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하고 있다. 생산 부문에서의 디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면서 제조업 기업의 수익성 개선과 투자 심리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여전히 완만한 수준에 머물고 있어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추가 대응 여력이 유지되고 있다. 중동 정세와 에너지 가격 변동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물가 흐름이 중국 경제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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