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부터 배관까지…목욕탕을 ‘해부’해보니 보인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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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부터 배관까지…목욕탕을 ‘해부’해보니 보인 것들

이데일리 2026-04-10 22:52: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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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굴뚝과 입구, 락커룸, 냉탕과 온탕의 구조, 보일러실과 배관까지. 따뜻한 물이 몸에 닿기까지의 과정을 해부하듯 따라가며 목욕탕의 구조와 운영 원리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전시가 열린다. 4월 10일부터 6월 13일까지 서울 논현동 갤러리로얄에서 선보이는 ‘목욕탕 해부학: BUSAN’전이다.

욕실 전문 기업 로얄앤코가 운영하는 갤러리로얄과 부산의 로컬 목욕탕 프로젝트 연구소 매끈연구소가 공동 기획한 전시다. 오랜 시간 부산의 일상을 지탱해온 동네 목욕탕과 목욕 문화를 통해 ‘좋은 목욕탕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다층적으로 풀어낸다.

‘목욕탕 해부학: BUSAN’ 전시물(사진=로얄앤코).


동네 목욕탕은 한때 일상 속 익숙한 공간이었지만, 도시화와 생활 방식의 변화 속에서 점차 사라진 기억으로 남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인의 자기돌봄 공간이자 사람들이 모이고 연결되는 ‘제3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전시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목욕탕 문화가 여전히 동시대의 삶 속에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부산은 목욕탕 문화가 깊이 뿌리내린 도시다. 삼국시대 온천의 역사부터 일제강점기 온천 개발, 한국전쟁과 산업화를 거치며 형성된 공동 목욕탕 문화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금도 ‘집 앞 목욕탕’을 자연스럽게 드나드는 생활 문화가 유지되고 있는 점에서, 부산은 한국 목욕 문화의 핵심 공간으로 꼽힌다.

전시는 ‘좋은 목욕탕’의 조건을 사소한 디테일에서 찾는다. 몸이 편안하게 잠기는 탕의 깊이, 오래 머물 수 있는 물의 온도, 매일 새 물을 받아 관리하는 운영 방식, 군더더기 없는 공간 디자인과 사용자 중심의 설계, 탈의실의 작은 꽃 한 송이에 이르기까지 목욕 경험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특히 8년간 부산의 로컬 목욕탕을 기록해온 매끈연구소의 현장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구성됐다. 매끈연구소는 목욕탕을 단순한 위생 공간이 아니라 도시의 생활과 감각, 사람들의 태도가 축적된 문화적 공간으로 바라보며 기록을 이어왔다. 갤러리로얄은 협업을 통해 목욕탕이라는 집단적 경험의 구조를 오늘의 욕실과 목욕 문화로 확장하며, 목욕의 의미를 새롭게 환기한다.

‘목욕탕 해부학: BUSAN’ 전시물(사진=로얄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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