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HMM 노동조합이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 지부 제공
HMM 육상노조가 본사 부산 이전을 둘러싼 교섭 결렬 이후 노동위원회 조정 신청 절차에 들어가면서 노사 갈등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업계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첫 총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후폭풍을 줄일 절충안으로 본사는 부산에 두고 영업 기능은 서울에 남기는 '듀얼 오피스'가 거론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HMM 육상노동조합은 사측과의 본사 부산 이전 관련 교섭이 결렬돼 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노조는 입장문에서 "사측의 일방적인 본사 이전 추진으로 교섭이 결렬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조정 신청은 권리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수순"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정 기간에도 원만한 합의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사측의 성실하고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조정이 불성립할 경우 노조는 쟁의행위권을 확보하게 된다. 최근 시행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법)과 관련 해석지침을 보면 근무지 변경과 통근 환경 변화 등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은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노사 대치가 길어질 경우 HMM 창사 이래 첫 총파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갈등 속에 해운업계에서는 후폭풍을 줄일 절충안으로 '듀얼 오피스'가 거론되고 있다. 본사는 부산으로 옮기되 영업과 재무, 선박 금융 등 핵심 사업 기능은 서울에 남기는 방식이다.
'듀얼 오피스' 방안이 나오는 것은 HMM의 사업 구조 때문이다. HMM은 벌크 중심 선사와 달리 화주 접점이 많은 컨테이너 사업 비중이 높아 서울 영업 기반과 금융 네트워크 의존도가 높다. 본사를 부산으로 완전히 옮길 경우 수도권에 밀집한 화주와 금융기관, 대관 기능과의 물리적 거리가 커져 영업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
듀얼 오피스 체제 아래서는 부산 본사에 경영지원과 선박관리, 해상 인력 양성, 정책 협력 기능 등을 두고, 서울 사무소에는 영업과 재무, 선박 금융, 대외협력 등 시장 접점이 큰 기능을 남기는 방안이다. 본사는 부산으로 이전하되 핵심 사업 기능은 서울에 유지해 지역균형발전과 기업 경쟁력을 함께 고려하자는 취지다.
노조 역시 영업과 금융 등 필수 인력 상당수를 서울에 남겨두고 본사 주소지만 상징적으로 부산으로 옮기는 조건이라면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듀얼 오피스 체제가 실효성을 갖추려면 사택 제공, 저금리 주택자금 대출, 자녀 교육 지원, 배우자 취업 연계 등 정주 여건 보장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본사 이전이 정책적으로 불가피하다면 영업과 금융 등 핵심 기능의 서울 잔류를 전제로 한 듀얼 오피스 체제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형식적 이전에 그치지 않고 기능별 역할과 인력 운영 방안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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