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종전 협상 기대에 코스피가 반등했지만 시장의 긴장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환율은 보합권에 머물렀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관망 기조를 이어갔다. 물가 상승 압력과 성장 둔화 우려가 동시에 커진 상황에서 금융시장과 통화정책 모두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버티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 코스피, 종전 기대에 5800선 회복…환율 보합 속 불확실성 여전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0.86포인트(1.40%) 오른 5,858.87에 마감했다. 지수는 1.70% 상승 출발한 뒤 장중 5,918.59까지 오르며 5,900선을 터치했지만, 이후 상승폭을 반납하며 5,800선 후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번 상승은 외국인 수급이 주도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021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2281억원, 2940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도 1조3787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대부분 강세였다. 의료·정밀기기와 운송·창고 업종이 3%대 상승했고, 섬유·의류, 금속, 종이·목재 등이 2%대 오름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삼성전자가 0.98% 상승했고, SK하이닉스는 2.91% 오르며 반도체 중심의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코스닥도 1.64% 오른 1,093.63으로 마감했다. 기관이 932억원 순매수하며 상승을 이끌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826억원, 50억원 순매도했다.
다만 시장 상승은 '협상 기대'에 기반한 흐름이라는 점에서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에 대해 낙관적 입장을 밝힌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레바논 내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하며 긴장을 높였다. 시장은 낙관과 경계가 혼재된 상태다.
외환시장은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1,482.5원으로 전일과 같은 수준에서 마감했다.
환율은 장 초반 1,475원대까지 하락했지만, 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낙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최근 1,520원대까지 상승했던 흐름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변동성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 기준금리 7연속 동결…물가·성장 '충돌 구간'
같은 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지난해 7월 이후 7회 연속 동결로, 약 10개월째 금리가 고정된 상태다.
중동 전쟁 영향으로 물가 상승 압력과 성장 둔화 우려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통화정책이 사실상 '정지 구간'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금통위는 "물가 상방 압력과 성장 하방 압력이 동시에 확대됐다"며 불확실성 확인까지 현 수준 유지가 적절하다고 밝혔다.
실제 물가와 성장 흐름은 엇갈리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로 다시 상승했고,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추가 상승 가능성도 커졌다. 반면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치 2.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7%로 하향 조정했다.
금리를 내릴 경우 물가와 환율 상승을 자극할 수 있고, 반대로 금리를 올리면 경기와 재정정책 효과를 훼손할 수 있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로 해석하고 있다. 향후 정책 방향은 물가 흐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연말 기준금리가 3.0%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현재 시장은 코스피 반등, 환율 보합, 금리 동결이라는 표면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중동 정세에 좌우되는 고변동성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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