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이라는 미끼에 속아 해외취업을 꿈꾸다 범죄에 연루되고 결국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전락한 청년들의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대비 열악한 지역 일자리 환경은 지역 청년들을 더욱 취약한 위치로 내몰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청년 개인의 한탕주의 탓으로 돌릴 수 없는 구조적 현실이다.
취업사기는 취약한 청년 일자리와 정보 격차가 만들어낸 결과이자 고용 안전망 부재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단면이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관련 토론회를 열어 제도적 대응의 필요성을 촉구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투데이신문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취업사기 피해의 구조적 원인을 추적하고 지역 청년 일자리 문제와 연결된 실태를 분석해 정책적 대안을 살펴봤다.
【투데이신문 정수영 객원기자】지난해, 캄보디아에서 드러난 대규모 청년 취업사기 감금 사건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줬다. 누군가는 개인의 무지와 탐욕을 탓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쇠락해가는 지역 일자리와 구직기 청년의 극심한 불안이 있었고, 사기 범죄는 따스함 섞인 취업 동아줄로 위장해 청년 삶의 구조적인 취약지대를 파고들었다.
수백만원을 보장한다는 고수익 해외 알바, 공공기관의 탈을 쓴 채용 연계 교육 인턴십. 의심하면서도 빠져드는 사기의 덫 이면에는 AI로 한층 정교해진 이미지와 플랫폼 알고리즘, 범죄집단이 플랫폼의 신뢰를 도용해 흩뿌린 취업의 신기루가 존재했다. 청년들은 사기 피해를 당하고도 2차 가해와 얽히고설킨 구제의 덤불에 생채기를 입고도 다시금 누군가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부담과 자책 속에 스스로를 고립시켜갔다.
이러한 구조적 균열을 직시하고, 전국의 청년들을 직접 만나 목소리를 수집하며 실태를 추적해 온 전문가가 있다. 조은주(40) 리워크연구소 대표다. 그는 현장 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국내외 취업사기의 반복되는 구조를 분석해 왔으며, 동시에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실이 주도한 토론회와 연구보고서 작업에도 참여해 문제를 정책 의제로 구체화하는 데 힘을 보탰다.
조 대표는 경기도 청년 활동가 출신으로, 이후 경기도일자리재단 본부장을 맡아 지역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연결하는 행정 경험을 쌓았다. 같은 시기에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민간위원으로 활동하며 청년들의 고민을 알리고 해결책을 제안하는 일에 앞장섰다.
동시에 활동가와 행정가에 머물지 않고, 도시공학 박사과정을 밟으며 청년 삶의 어려움에 천착하는 연구자로 영역을 넓혔다. 이러한 탐구심을 바탕으로 취업사기의 근본 원인을 지역 일자리 현실에서 찾은 조 대표는 전통적인 기업 유치 전략을 넘어, 온택트 근무와 인프라 지원이라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투데이신문은 청년 취업사기의 피해자 보호와 예방을 넘어 지역 청년을 전략 자산으로 지키고 키워내는 성장 정책의 방향을 조 대표에게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청년 취업사기 문제를 다루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과거 국무조정실 산하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던 당시 취업사기 관련 제보를 받고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다만 임기 종료와 함께 이를 제도적으로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큰 부채감으로 남았다.
이후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취업사기로 청년이 사망에 이르는 참사를 접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금 절감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청년 활동가 출신으로서 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됐고,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마련해야겠다는 판단 아래 직접 실태 진단에 나서게 됐다.
특히 지난해 김재원 의원실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여하고 ‘국내외 취업사기 예방 및 지역 청년일자리 안전망 구축 연구보고서’ 작성에도 관여하면서 청년 취업사기 문제를 보다 구조적으로 분석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바탕으로 단순한 사례 제기를 넘어 현장의 실태와 제도적 공백을 입체적으로 드러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Q. 최근 취업사기 양상은 어떻게 달라졌나.
교육을 빌미로 한 정규직 전환이나 무경력 해외 취업을 미끼로 현지 정착까지 지원한다는 사기 스토리는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범죄가 여전히 작동하는 이유는 AI를 활용해 더욱 정교해진 비주얼과 일상 깊숙이 파고든 접근성에 있다.
범죄 집단은 AI를 활용해 번듯한 직장처럼 이미지를 꾸미거나 공공기관의 일자리 사업처럼 위장한다. 예컨대 ‘한국○○기업’과 같이 공공기관을 연상케 하는 기업명을 내세우고 교육과 인턴십 후 정규직 전환을 약속하며 실제 정책사업인 양 연출하는 식이다. 사회경험이 많지 않은 청년들은 정교하게 설계된 정보의 진위를 구별하기 어려워 사기의 덫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접근성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SNS에서는 대포통장 모집이나 범죄 가담을 유도하는 정보, 심지어 이를 피할 법률 대응 가이드까지 공유되는 현실은 이미 방송을 통해서도 공공연히 드러났다. 이들은 각종 취업 사이트는 물론 대형 커뮤니티, 소셜미디어 등 청년들이 일상적으로 머무는 온라인 공간을 범죄의 유통망으로 삼아 청년들이 공식 플랫폼에 갖는 신뢰를 교묘하게 악용하고 있다.
Q. 취업사기는 어떤 단계로 청년을 끌어들이는가.
모집 단계에서는 온라인 이력서를 바탕으로 메신저나 대화방을 통해 직접 일자리를 제안하는 방식이 활용된다. 특히 텔레마케팅이나 해외 취업을 희망 직무로 설정한 경우 접근이 더욱 집요해지는 경향이 있다. 기존 인맥을 활용하는 방식도 빈번하다. 대학 선후배 등 기존 인맥을 활용해 신뢰를 쌓은 뒤 접근하는 방식으로 단기간에 큰돈을 벌었다는 경험담과 주변 인물의 ‘바람잡이’가 결합되며 경계심을 무너뜨린다. 이와 함께 SNS나 커뮤니티 등 일상적인 온라인 공간에 광고를 반복 노출해 접촉을 유도하는 방식도 활용된다.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조건이라도 지속적인 노출을 통해 심리적 저항을 낮추는 것이 특징이다.
이후 채용 및 사기 단계에서는 교육 수료 후 정규직 전환을 약속한 뒤 불참이나 중도 포기를 이유로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거액의 위약금을 요구하는 금전 갈취 방식이 나타난다. 취업을 시켜준 뒤 계약과 달리 임금의 일부만 지급하고 퇴사 시 법적 문제가 발생할 것처럼 위협해 저임금 노동을 강요하는 방식도 있다. 더 나아가 임금을 상습적으로 체불하거나 일부만 지급해 피해자를 생활고에 몰아넣고, 경제적으로 종속시켜 노동력을 지속적으로 착취하는 사례도 확인된다. 이처럼 취업사기는 신뢰 형성과 심리적 유인을 거쳐 결국 경제적·구조적 종속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구조를 띤다.
Q. 왜 상식 밖의 조건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이 취업사기에 속는가.
실태조사 과정에서 확인한 것은 경제적으로 극단적인 궁핍 상태에 놓일수록 위험한 선택지를 감수하는 경향이 뚜렷해진다는 점이다. 취업 압박은 큰데 졸업장만으로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취업 준비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조차 없는 상황에서 범죄 집단이 제시하는 고액 보수는 강력한 유인으로 작용한다.
이 과정에서 ‘몇 달만 버티면 된다’는 판단이 작동해 비상식적인 조건이라는 인식 자체가 흐려진다. 단순한 정보 부족이나 개인의 판단 문제가 아니라 불안정한 노동시장과 지역 일자리의 한계, 그리고 청년이 감당해야 하는 경제적 압박이 결합된 결과다. 결국 취업사기는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취약한 환경 위에서 작동하는 구조적 범죄라고 볼 수 있다.
Q. 그렇다면 디지털 환경과 지역 구조는 취업사기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MZ세대 청년들은 플랫폼과 알고리즘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공식적인 커뮤니티나 취업 플랫폼을 이용할 때 해당 공간 자체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정보까지 비교적 비판 없이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공식적인 플랫폼에서 찾은 정보인데 문제가 있겠는가’라는 인식이 작동하는 것이다. 또한 SNS 역시 일상적인 소통 채널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그 공간이 범죄의 유통망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까지는 쉽게 경계하지 못한다.
여기에 지역 일자리 구조의 특수성이 결합된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수도권보다 경남·제주 등 비수도권 지역에서 피해 사례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이는 지역 노동시장의 ‘좁고 폐쇄적인 구조’와 맞닿아 있다. 이 같은 환경에서는 피해를 입더라도 문제를 외부로 드러내기 어렵다. 지인의 소개로 입사한 경우 관계가 얽혀 있어 문제 제기가 더욱 부담스럽고, 지역 내 평판이 취업 기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침묵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실태조사 과정에서 만난 한 청년은 지인의 소개를 거쳐 입사한 뒤 계약서도 제대로 작성하지 못한 채 근무를 시작했고 월급의 일부를 헌금 형태로 강요받는 상황에 놓였다. 회사는 가족 같은 분위기를 내세웠으며 식사 시간마다 기도를 강요하거나 특정 가치관을 강제하는 등 일상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해당 청년은 관계와 환경에 묶여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Q. 말씀하신 대로라면 실업률이 높은 곳에서 취업사기가 많다고 볼 수 있는데 실제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점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실태조사 과정에서 지역 실업률 지표와 취업사기 피해 간의 정형화된 패턴이나 일치성을 명확히 단정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해외 취업사기뿐만 아니라 '국내 취업사기'의 심각성에 더 집중해야 할 뚜렷한 단서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역 청년들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취업사기 피해자를 찾는 일이 예상보다 훨씬 쉬웠다. 상담자 본인이 피해를 겪었거나 한 다리만 건너면 아는 지인이 피해자인 경우가 허다했다. 이는 공식 통계로 포착되지 않은 채 수면 아래에 존재하는 ‘숨은 피해’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는 방증이다.
또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유흥 및 유사 유흥 일자리로 유인되는 사례가 다양한 지역에서 확인됐다. 광주, 경남, 부산 등지에서 만난 20대 여성들 중 다수가 취업 사이트에 공개했던 이력서를 비공개로 전환한 상태였는데 그 이유는 이력서에 기재된 연령·성별 등의 정보를 기반으로 유흥업소 모집책이 접근해 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취업 플랫폼의 통화 기능 등을 활용해 ‘간단한 대화만 나눠도 수당을 지급한다’는 식으로 접근한 뒤 교묘한 언변으로 유사 유흥 일자리를 그럴듯하게 포장해 유인하는 악질적인 수법을 사용했다.
Q. 취업사기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얽힌 ‘이중 착취 구조’는 피해자 보호·구제 체계를 어떻게 무력화 시킬 수 있는가.
실제로 대학생 집단 사기 피해 사례를 보면, 피해자와 피의자가 선후배 관계로 연결돼 있어 피해 사실을 외부에 털어놓지 못하고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관계가 얽혀 있을수록 문제 제기는 ‘갈등’이나 ‘배신’으로 인식되기 쉽고 그만큼 피해자는 침묵을 선택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는 피해 사실이 드러나는 것 자체를 지연시키고 결과적으로 구제 체계의 작동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취업사기는 인생의 첫발을 내디딘 청년들의 삶을 송두리째 망가뜨리는 악질적인 행위다.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피해자가 관계의 압박에서 벗어나 안심하고 피해 사실을 진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피해자에게 ‘국가가 나를 온전히 보호하고 있다’는 굳건한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구제 체계의 핵심이다.
Q. 취업사기를 막기 위한 예방 장치는 어떤 방향으로 설계돼야 하는가.
범죄 집단이 악용하는 유통 채널이자 청년들의 일상 공간인 ‘온라인 플랫폼’ 내부에 사기 예방 장치를 설계해야 한다. 사실 사기 범죄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꾸준히 발생해 온 문제인 만큼 정부 차원의 예방 자료는 이미 잘 준비돼 있다. 가령, 정부가 배포하는 사례 자료의 완성도는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접근성’이다. 자료가 아무리 훌륭해도 청년들의 일상과 동떨어진 정부 플랫폼에만 머물러 있다면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과거 경기도일자리재단에서 행정가로 근무할 당시 외부 매체보다 구직 청년들이 실제로 활동하는 취업 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정책 정보를 전달했을 때 훨씬 높은 파급력을 확인한 바 있다. 예방 콘텐츠 역시 청년들이 머무는 플랫폼 속으로 직접 스며드는 구조가 필요하다.
아울러 청소년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금융·노동 교육이 필수적으로 설계돼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노동자로서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고 위험을 식별하는 데 필요한 사전 교육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복합 위기의 시대에 노동시장 진입을 앞둔 청년들은 구조적 불평등과 범죄에 가장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취약 집단이다. 공교육 단계부터 실질적인 대응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제도적 예방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Q. 취업사기 피해 발생 이후 작동해야 할 안전망은 어떻게 구축돼야 하는가.
안전망은 원스톱 체계로 구축돼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담 인력과 상설 부서의 확보다. 신종 취업사기는 노동법 위반과 민형사상 사기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노동법과 민형사 영역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대응이 쉽지 않다.
따라서 관련 사건을 실제로 다뤄본 실무 전문가를 중심으로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상설 조직을 통해 상시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실제 한 청년은 전담 인력 부재로 여러 기관과 전문가를 전전하며 피해 사실을 반복 진술해야 했고 구제는 기약 없이 지연되며 심각한 ‘2차 고통’을 겪었다.
아울러 이러한 원스톱 안전망은 공공 영역이 책임지는 구조로 설계돼야 한다. 취업사기 사건은 상속·증여·이혼 등 일반 민간 법률 시장의 주요 사건에 비해 시장성이 낮아 민간 중심의 자발적 대응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Q. 취업사기 문제를 지역 노동시장 구조와 연결해 본다면 핵심 원인은 무엇인가.
지역 노동시장의 선택지 부족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생존 압박에 있다. 안산-시흥 대규모 국가산업단지 근로자들을 조사해보면 외형상으로는 대규모 산업단지이지만 실제 내부는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이 상당수를 차지했고 임금 수준도 최저임금에 가까운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청년들이 원하는 수준의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자연스럽게 ‘관공서’와 같은 안정적 일자리를 선호하게 된다.
결국 지역이 안고 있는 노동시장과 산업 생태계의 한계 때문에 청년들은 원하는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난다.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다 해도 청년의 눈높이와 지역 기업 간의 미스매치 탓에 결국 하향 취업을 택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누적된 불안과 압박은 ‘단기간 고수익’과 같은 비정상적인 조건에도 기대를 걸게 만들어 취업사기로 이어지게 된다.
Q. 그렇다면 지역과 수도권 간 일자리 격차를 만드는 요인은.
근본적으로는 산업 구조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IT·금융과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과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들은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반면 지역은 상대적으로 산업 기반이 단순하고 양질의 일자리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임금 수준과 성장 기회에서도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흔히 대안으로 제시되는 ‘기업 유치’ 역시 한계를 드러낸다. 기업이 지역에 들어온다고 해도 요구하는 인재 역량과 지역 청년의 조건 사이에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아닌 이상 지역 청년의 고용 수요를 충분히 흡수하기도 어렵다.
또한 입지 문제도 영향을 미친다. 유치된 기업 상당수가 교통 접근성이 낮은 외곽 지역에 위치하면서 청년들에게 또 다른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공공기관이 이전해 온다 하더라도 결국 외부에서 유입된 다른 지역 청년 및 수도권 청년들과 좁은 문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수도권과 지역의 차이는 구직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수도권에서는 교통망이 촘촘해 직무 중심으로 진로를 설계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지역 청년들은 산업 기반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어디에 어떤 기업이 있는지’를 먼저 고려할 수밖에 없다.
결국 산업 구조의 차이가 청년들의 구직 출발선 자체를 다르게 만들고 있으며 이것이 수도권과 지역 간 일자리 격차를 고착화시키는 핵심 요인이다.
Q.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무엇인가.
현재의 정책만으로는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과거 경기도일자리재단에서의 행정 경험을 돌이켜보면 공공이 직접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에게 제공하는 방식의 사업은 참여율이 점차 낮아지는 한계를 보였다. 근무 기간이 1년 미만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온전한 경력으로 인정받기 어렵고 업무 역시 저숙련 단순 노무에 집중되면서 청년들의 커리어를 이어주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정책이 오히려 이력서에 ‘짧은 경력’이나 ‘공백’으로 남는다는 문제의식도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택트(Ontact) 기반 원격 일자리를 확산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공공과 민간 모두에서 원격 근무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됐고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홍보·마케팅·디자인 등 일부 직무에서는 지역 청년을 원격으로 채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온택트가 가능한 직무를 중심으로 기업의 원격 채용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원격 근무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인프라 구축도 병행돼야 한다. 전국에 조성된 청년 공간과 지역 내 유휴 공간을 ‘온택트 공유 오피스’로 전환해 지역에서도 안정적으로 원격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일자리 제공을 넘어 지역에 머무르면서도 외부 노동시장과 연결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고용 구조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Q.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취업사기는 결코 쉽게 휘발될 가십이 아닌 내 주변의 지인과 동생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재난이다. 사기는 개인의 무지가 아니라 절박한 구직 심리를 파고든 범죄이다. 사기 피해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피해 청년들이 상처를 두 번 겪지 않는 사회, 피해자가 당당히 피해 사실을 밝힐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나아가 우리가 진짜 바꿔야 할 것은 청년들을 이런 위험한 유혹으로 내몬 열악한 지역 일자리 구조다. 노동의 기본이 지켜지고 지역의 일자리가 바로 설 수 있도록 관심을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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